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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박신혜, 박형식이 또 하나의 인생 로코를 완성했다.
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백선우 극본, 오현종)가 단 2회 만에 제대로 현실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유쾌하고 설레는 '심폐 소생' 로맨틱 코미디의 서막을 열었다. 번아웃에 걸린 마취과 의사 남하늘(박신혜)과 슬럼프에 빠진 성형외과 의사 여정우(박형식)의 관계성은 시작부터 특별했다. 전교 1등을 다투는 '혐관(혐오 관계)' 라이벌의 과거부터 인생의 암흑기 속에서 재회한 현재까지, 가장 찬란한 시절과 초라한 시절을 함께 하게 된 이들의 쌍방 힐링 서사를 예고했다.
그 중심에는 '로코력 만렙'으로 돌아온 박신혜와 박형식이 있다. '상속자들' 이후 11년 만의 재회로 화제를 모았던 두 사람은 기대 이상의 케미스트리로 단숨에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앞선 인터뷰를 통해 "두 배우의 완벽한 호흡을 숫자라는 형식을 빌려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성적표에 쓰여진 석차처럼 '1등 조합'이라고만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밝힌 오현종 감독의 말처럼, 두 사람은 탄탄한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환상적인 티키타카를 선보였다. 때로는 유치다가도 유쾌하고, 때로는 풋풋하고도 설레는 두 사람의 이야기에 저절로 빠져들게 했다.
돌아온 '로코퀸' 박신혜의 선택은 역시 옳았다. 3년 만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남하늘로 변신한 그는 전매특허인 로코물 최적화 연기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공부에 있어서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남하늘의 독기는 반전의 웃음을 선사했고, 일 밖에 모르고 살았지만 그 끝에 얻은 건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마음의 상처뿐인 남하늘의 눈물은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행복도 나중으로 미루고' 각자의 오늘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수많은 현대인을 대변하는 역할로서 더없이 현실적인 캐릭터를 그려냈다.
박형식은 여정우 그 자체에 녹아든 연기로 캐릭터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켰다. 약 7년 만에 로맨틱 코미디로 시청자들을 만난 그는 명불허전 '로코 장인'의 진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극 중 실력과 비주얼, 인성까지 모두 갖춘 완벽한 여정우의 완벽한 인생은 의문의 의료사고로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이처럼 상승과 하락을 연속하며 양극을 오가는 인물의 감정선을 폭 넓은 연기로 그려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새로운 인생 캐릭터 경신에 시동을 건 박형식의 열연에 극찬이 쏟아졌다.
지난 방송에서 남하늘은 우울증 진단 후 스스로 병원을 관두고, 여정우는 슬럼프의 원인이 된 의료 사고의 진실을 밝히기에 나섰다. 어느 때보다 지치고 힘든 하루를 보낸 두 사람은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진심 어린 공감과 위로를 나눴다. 특히 술에 취해 서로를 안고 울음을 터뜨리는 두 사람의 짠하면서도, 웃기고 설레는 엔딩이 다음 회를 더욱 기다려지게 만들었다.
한편, 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 3회는 오는 2월 3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