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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JTBC 토일드라마 '웰컴투 삼달리'가 숨 차오른 도시인들에게 따뜻한 삶의 메시지와 다시 숨 쉴 수 있는 시간을 여운으로 남기며 8주간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종회 시청률은 자체 최고 기록인 수도권 13.1% (닐슨코리아 집계, 유료가구 기준), 전국 12.4%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21일 방송에서 삼달(신혜선)의 전시회는 용필(지창욱)의 진두지휘 아래 삼달리 사람들 모두의 도움을 받아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좀녀(해녀) 부대'와 기상청 직원들이 기자들의 시선을 붙들고 있는 사이, 용필과 삼달은 전시할 사진들을 몰래 옮겼다. 그 사이 '독수리 오형제' 경태(이재원), 은우(배명진), 상도(강영석)와 삼달의 어시스턴트 은비(김아영), 지은(이도혜)은 충기(한은성)를 털었다. 그냥 '쑥' 찔렀을 뿐인데 그는 뒷돈을 받은 것도 모자라 거짓 폭로를 한 은주(조윤서)의 실체를 낱낱이 까발렸다. 비로소 후배를 괴롭혔다는 논란에서 깔끔하게 벗어난 삼달은 '人: 내 사람, 그리고 날씨' 전시회를 열며 "조삼달로서 해낸다"는 꿈을 이뤘다.
'3달 시스터즈'의 첫째 진달(신동미)은 마침내 복직에 성공해 항공사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그녀의 전남편이자 '현남친' 대영(양경원)은 그룹 대표를 때려 치우고, AS항공사로 이직해 진달과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나갔다. 태릉 문턱까지 간 수영선수 유망주였던 막내 해달(강미나)은 지찬(김민철)의 조언을 따라 해녀가 됐다. 그렇게 엄마 미자(김미경)를 지키며 삼달리 해녀 삼춘들과 함께 넓은 바다를 헤엄쳤다. 사람의 정을 알려준 삼달리에 고마워 10억을 기부하고 사라진 알고 보니 아랍 왕자 만수(스잘), 그리고 특별 출연해 '김태희 떡밥'까지 회수한 톱배우 김태희의 에피소드는 마지막 깨알 재미까지 모두 잡았다.
그렇게 삼달리 사람들은 오늘도 욕심내지 않고 딱 각자의 숨만큼만 버텼다. 어쩌다 숨이 가빠와도 걱정은 없다. 언제든 돌아가 숨을 고를 수 있는 '우리의 개천 삼달리'가 있기 때문. 도파민 시대에 등장한 단비 같은 청정 힐링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는 이로써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잡으며 '용두용미'의 결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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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X신혜선뿐만 아닌 모두가 주인공! 삼달리를 꽉 채운 다채로운 연기 향연
'웰컴투 삼달리'에는 각 인물을 주인공으로 미니시리즈 한 편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밀도 높은 서사를 가진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 극을 풍요롭게 채웠다. 38년의 유구한 '짝꿍의 역사'를 가진 용필과 삼달의 청정 짝꿍 러브 스토리는 '두 미자 이야기'로 애틋함을 더했고, 그로 인해 비롯된 상태(유오성)의 옹이와 미자의 죄책감은 가슴을 울렸다. '3달 시스터즈' 진달은 전남편 대영과 짝꿍 못지 않은 사랑을 키워나갔고, 해달은 애어른 딸 하율(김도은)과 함께 성장 스토리를 썼다. 대장 삼달을 지키는 '독수리 오형제' 경태, 은우, 상도도 저마다 품고 있던 꿈을 이루기 위해 비상했다. 여기에 불턱에 삼삼오오 모여 시끌벅적 얘기를 나누던 해녀 삼춘 금술(백현주), 진성(전혜자), 부자(김미화)의 따스한 정, 철없는 대표 대영과 그의 비서 철종(강길우)의 우당탕탕 일상기, 돌고래 보호라는 가치 있는 일에 청춘을 바친 돌핀센터 대표 지찬(김민철)의 이야기, 럭키 편의점 알바생 만수의 반전 스토리까지.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이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깊이 빠져들었고, 삼달리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무엇보다 저마다의 이야기가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건 연기 구멍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배우들의 명연기 항연에 있었다. 지창욱과 신혜선은 그동안 다져온 내공으로 로맨스 계의 유니콘 커플을 탄생시켰다. 뿐만 아니라 세심한 감정 하나까지 모두 잡아내며 각자 캐릭터의 서사를 완벽하게 제 것으로 승화시켰다. 김미경, 서현철, 유오성은 등장할 때마다 관록이 묻어 나오는 깊은 감정 연기로 매회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얽히고설킨 이들의 감정의 실타래와 마침내 그것이 풀리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다가올 수 있었던 이유도 탄성이 절로 나오는 배우들의 명품 연기에 있었다. 그 외에도 삼달리를 가득 채운 신동미, 양경원, 이재원, 배명진, 강영석, 강미나, 백현주, 윤진성, 김미화, 조윤서, 김아영, 이도혜, 강길우, 스잘, 김도은의 호연은 '웰컴투 삼달리'의 완성도에 방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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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영훈 감독X권혜주 작가가 완성한 무공해 청정 스토리, 마스터피스의 탄생
'웰컴투 삼달리'가 청정 무해한 인생 드라마로 각광받는 데에는 차영훈 감독과 권혜주 작가의 더할 나위 없는 시너지가 단단히 큰 몫을 차지한다. 사람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겸비한 차영훈 감독은 매 인물들의 세밀한 감정선에 집중하면서도 청정한 제주 풍광도 놓치지 않는 섬세한 연출력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에 잔잔한 파고를 일으켰다. 역시 사람에 대한 온정이 넘치는 권혜주 작가는 너무 당연해서 잊고 살아가는 사람 간의 진한 정(情)을 일깨우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람 내음으로 풍요롭게 채웠다. 출연 배우들 모두가 입 모아 추켜세웠던 주변 사람들을 돌보는 두 사람의 따뜻한 내면은 작품에도 고스란히 녹아 들었고, 그렇게 숨이 차오를 때마다 찾아 보고픈 마스터피스가 탄생했다.
"돌아올 곳이 있다는 건, 우릴 얼마나 안심하게 만드는지" 개천이 선사한 뭉클한 위로
개천을 떠나 하늘 높이 비상하는 용을 꿈꿨던 삼달은 역설적으로 그 개천이 있었기에 자신이 솟아오를 수 있었음을 삼달리로 다시 돌아오고서야 깨달았다. 그곳에서 복닥복닥 정을 나누며 모여 살고 있는 사람들의 따뜻함이 서울에서 상처받은 삼달의 마음을 어루만졌고, 이를 통해 가쁜 숨을 고르고 다시 일어날 힘을 받았기 때문. 삼달리에서는 누가 나를 넘어트릴까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아도 됐고, 시간을 초 단위로 쪼개며 바쁘게 살지 않아도 됐다. 그렇게 몸에 주고 있던 힘을 천천히 뺀 삼달은 본래의 제 모습을 찾아갔고, 술 마시면서 실수할까 봐 켜놓던 휴대폰 녹음도 내려놓았다.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응원해주고 힘들 때면 따뜻한 품을 내어주는 '내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시 일어난 삼달과 꿈을 가지고 그녀와 함께 상경한 용필, 경태, 은우, 상도는 숨이 차오를 때면 다시 돌아갈 '개천'이 있음에 안심하며 오늘도 힘차게 살아갔다. "돌아올 곳이 있다는 건 우릴 얼마나 안심하게 만드는지"란 사실은 '개천'이 선사하는 뭉클한 위로였다. 그리고 '웰컴투 삼달리'는 내가 가장 나다워질 수 있는 곳, 그곳에 사는 내 사람들을 꾸준히 들여다 봄에 "내가 있고, 내가 살아가야 할 길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매일 모든 게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휩쓸리지 않고 '나'를 지키는 방법이자, '개천'이 따스함을 품고 있는 이유였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