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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노래를 부르면서 작사나 작곡도 겸하는 싱어송라이터이자, 팬심을 자극하는 아이돌 가수이기도 하다. 이른바 싱어송라이돌(싱어송라이터+아이돌). 가수 정세운의 현재 포지션을 가장 잘 나타낸 표현이다.
정세운은 지난 4일 여섯 번째 미니앨범 '퀴즈'를 발매했다. 지난해 5월 선보인 다섯 번째 미니 앨범 '웨어 이즈 마이 가든!' 이후 약 1년 8개월 만의 컴백이다. "오랜 시간 준비했는데 그만큼 에너지를 많이 쌓았다. 그걸 매 순간 즐기면서 풀려고 각오를 다졌다. 1월에 보통 한 해의 모든 계획을 하는데, 앨범 활동으로 시작하게 됐다. 2024년을 풍성하게 채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 활기차게 시작하려고 한다."
이번 앨범에도 정세운의 이야기로 가득 채워졌다. 온전히 정세운만이 선보일 수 있는 시그니처 음악과 더 성숙해진 정세운의 음악적 스타일이 담긴 것. "뮤지션이 하고 싶은 말이 있어야 앨범이 탄생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음악을 들을 때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을까' 탐구하지는 않고 편하게 듣는다. 저도 편하게 들었으면 한다. 그런 의미를 뒀으니 들어달라보다는 끌리는 노래가 있으면 편하고 재밌게 들었으면 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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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조차도 한 치 앞일을 모르는데, 한 주제보다는 여러 가지 주제가 모여서 소속감과 정체성을 얘기하고 있다. 특히 2번 트랙 '싱어송라이돌'이라는 곡이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다. 저를 보고 싱어송라이터들이 있는 곳에 가면 아이돌, 아이돌들이 있는 곳에 가면 싱어송라이터라고 하더라. 그래서 소속감을 못 받았다. 이런 부분에서 비슷하게 다른 사람들도 그런 부분을 생각하고 공감할 것 같더라. 저는 데뷔 초에는 연예계에 적응한다고 바빴고, 3년이 넘어가고부터는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있더라. 그때 그런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7~8년 차라 많이 해결됐다. 이 또한 새로운 모습이라 본다. 아이돌 모습도 가지고 있고, 싱어송라이터 모습도 꺼낼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마음껏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좋은 능력인 것 같다. 나라는 존재가 여기서 저기서 어떻게 쓰이면 될까라는 고민을 했다."
'싱어송라이돌'에 이어 '팀 정세운'이라는 표현도 정세운이 얼마나 팔방미인인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자신의 특출난 분야는 '댄스 담당 정세운', '예능 담당 정세운', '색소폰 정세운' 등으로 분리해서, 이를 통틀어 '팀 정세운'이라고 말하기 때문. 다시 말해 '팀 정세운' 중에서 춤을 출 때는 '댄스 담당 정세운'이 나서고, 예능을 할 때는 '예능 담당 정세운'이 나오는 셈이다. 여기에 공백기에도 뮤지컬, MC, OST 가창, 작가 등 '만능꾼'으로 종횡무진 활약하기도 했다.
"다양한 것을 했다. 뮤지컬도 OST도 했다. 또 에세이도 내고. MC도 하고 라디오도 하고 다양한 것을 했다. 그런 것들은 예측을 못했는데, 어느 순간 하게 됐고, 그걸로 인해서 많이 느꼈다. 그동안 기타만 치고 음악만 하고 공부를 하던 사람이었는데, 뮤지컬을 하면서 대사, 손짓, 제스처, 표정, 느낌을 전달해야 하니까 초반에는익숙지 않아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벽이 있었는데 허물어진 것 같다. 그런 것들이 모여서 이번 앨범에서 저를 더 표현하고 사소한 것에도 장난기적인 느낌을 낸 것 같다. 이런 점에서 경험을 해보는 것에는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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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으로는 이미지 변신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콘셉트 포토에서 가죽 재킷이나 민소매를 입은 모습으로, 여태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반전 '퇴폐미' 매력을 드러낸 것이다. "최근에 제가 들었던 생각이 변화가 낯설고 무서운데, 필요한 느낌인 것 같았다. 일단 변화를 했을 때 보는 사람도 재밌고, 예상하는 부분을 깨는 것도 있겠더라. 재미를 주는 요소인 것 같기도 하고, 스스로도 나아갈 수 있는 것도 변화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1차원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게 이미지적인 부분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머리도 짧게 자르고 민소매도 입고 그랬다. 변화에 열려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
신보를 통해 얻고 싶은 평가로는 "전체적으로 장난기 있고 개구쟁이 모습을 많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팬들과도 서로 많이 놀리면서 놀고 싶다. 킹받는다는 반응이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이번 활동에서 재밌게 놀고 싶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좋은 충격이든 나쁜 충격이든 뭔가 인상을 남겼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다. 그리고 저는 음악을 오래하고 싶다. 오래 한 선배님들이 너무 존경스럽다. 시대도 변화고 계속 끊임없이 연구와 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서 저도 오래 음악을 하는 자체도 너무 좋을 것 같다. 마냥 감동적인 음악으로 위로를 주기보다는, 록으로도 할 수 있고 그러고 싶다"고 바랐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