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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톱스타役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오정세, '거미집'서 또 발견된 믿보배(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3-09-21 08:50 | 최종수정 2023-10-09 13:02


[SC인터뷰] "톱스타役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오정세, '거미집'서 또…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대배우 송강호(56)가 일찌감치 알아본 믿고 보는 배우 오정세(46). 진화된 코미디로 어느덧 송강호와 어깨를 나란히 한 톱스타 오정세로 입지를 다졌다.

블랙 코미디 영화 '거미집'(김지운 감독, 앤솔로지 스튜디오·바른손 스튜디오 제작)에서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남자 주인공이자 바람둥이 톱스타 강호세를 연기한 오정세. 그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거미집'의 출연 계기부터 배우들과 환상의 앙상블을 소화한 소회를 전했다.

'거미집'은 한국 영화가 방화로 불리고 서슬 퍼런 대본 검열을 통과해야 영화를 찍을 수 있었던 70년대 유신 시절을 배경으로 한 풍자극이다.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더 좋아질 거라는 강박에 빠진 감독이 검열 당국의 방해와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처절하고 웃픈 상황을 담았다. 지난 5월 열린 제76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비경쟁 부문으로 초청돼 외신으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거미집'은 예측불허의 삶과 영화 현장을 가로지르는 코미디, 공감은 물론 캐릭터들의 개성과 매력, 차진 앙상블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오정세는 유부남이지만 여배우들과 스캔들을 만드는 인기 정상의 바람둥이 톱스타 강호세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에서 젊은 여공 유림(정수정)과 바람나는 공장 사장 역을 맡은 강호세는 현실과 영화 내용이 겹치는 상황 속 혼란에 빠지는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한 오정세. 예상치 못한 순간 치명적인 코미디를 적재적소 던지는 맛깔나는 열연으로 '거미집'의 한 축을 담당했다.


[SC인터뷰] "톱스타役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오정세, '거미집'서 또…
이날 오정세는 "'거미집'은 소속사로 시나리오가 들어와서 처음 접하게 된 작품이다. 김지운 감독 작품이라고 해서 너무 좋다며 출연 결정한 것 같다. 김지운 감독의 초창기 작품부터 다 좋아했는데 사실 김지운 감독의 작품을 '거미집'으로 처음 노크한 것은 아니었다. 전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08, 이하 '놈놈놈') 때도 노크를 했었다. 오디션을 봤는데 캐스팅 되지 않았다. 그때 연출부 오디션 밖에 못 봐서 김지운 감독은 내가 오디션을 봤는지 모를 것이다. 이번에 '거미집'으로 송강호 선배와 김지운 감독을 만났는데 이 만남이 하루아침에 된 것은 아니다. 송강호 선배는 '우아한 세계'(07, 한재림 감독) 때 잠깐 만났지만 편집돼 스크린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이후에 송강호 선배가 출연한 '하울링'(12, 유하 감독) 때도 오디션을 봤는데 떨어졌다. 두 분을 만나기까지 나만의 여정이 길었는데 이번에 선택을 받아 기뻤다"고 밝혔다.

앞서 '우아한 세계' 당시 단역으로 출연한 오정세를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송강호였다. '우아한 세계'로 호흡을 맞춘 송강호가 현장에서 '저 친구 누구야? 연기를 굉장히 잘 한다'며 한재림 감독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사연이 공개돼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오정세는 "그때 한재림 감독으로부터 송강호 선배가 칭찬을 해줬다는 이야기를 듣고 굉장히 배부른 기분으로 집에 돌아갔던 기억이 있다"며 "여러 과정을 거쳐 송강호 선배를 만났는데 '거미집' 현장에서는 좋은 자극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최국장(장광) 들어왔을 때 김열(송강호) 감독이 도망가는 신이 있는데 송강호 선배가 자신을 촬영하지 않을 때도 뛰어가는 신을 상대 배우와 계속 함께 소화했다. 감정신도 아니고 시선 컷이라 굳이 안 해도 되는 장면이었는데 몇 번을 전력 질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감명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SC인터뷰] "톱스타役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오정세, '거미집'서 또…
'거미집'에서 바람둥이 역할을 소화한 오정세는 "처음 강호세라는 인물을 맡았을 때 좋게 이야기해서 사랑이 많은 것이지 사실 바람둥이다. '거미집'에서 나오는 여러 욕망을 가진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다. 이 인물을 어떻게 설정하고 어떻게 그려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관객이 생각할 때 비호감, 나쁜 사람으로 보여야 하나 싶기도 했는데 전체적인 영화 톤으로 봤을 때 유쾌함으로 보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관객과 같이 갈 수 있는 강호세를 만드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지금의 모습으로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도 톱스타 역할로 김지운 감독이 나를 선택 했다는 게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톱스타 역할은 '남자사용설명서'(13, 이원석 감독) 때 처음 맡았다. '남자사용설명서' 당시에는 내 스스로 의문의 시선, 또 대중도 의문의 시선이 훨씬 많았다. 조연이었던 배우가 톱스타 주연을 연기 한다는 게 막연하기도 했고 다들 의문을 가졌다. 그래서 '남자사용설명서' 때 굉장히 힘들었다. 톱스타 연기를 해야 하는데 내가 봐도 비주얼이 아닌 것 같았다. 나에게 '멋있다'라며 외치는 보조출연자도 힘들어 보였다. 그런데 지금은 옷이 좀 입혀져서 그런지 '남자사용설명서' 때처럼 힘들지 않았다"며 "주연에 대한 부담감은 분명히 있는데 이제 그렇게 크지 않고 그렇게 부담을 안 가지려고 한다. 부담감 때문에 다른 걱정을 하는 건 마이너스인 것 같다. 주연으로 가져야 하는 책임감은 있긴 하지만 다른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함께 러브라인을 구축한 떠오르는 스타 한유림 역의 정수정에 대해 "나도 대선배들과 함께한다는 게 부담감이 있고 위축도 됐는데 정수정도 분명 막내로서 그런 부담감이 있었을 텐데 그런 고민이 잘 안 보이더라. 액션에 있어서 거침없이 하는 게 신기하고 부러웠다"며 전했다.

그는 '거미집'에서 정수정과 파격 베드신에 대해 "관객에게 미리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 어제(21일) VIP 시사회에서 관객들과 같이 영화를 봤는데 어느 관객 한 분이 육성으로 '이게 뭐야!'라며 화내더라. 김열 대사 처럼 '작품을 위한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베드신도 감정이 들어간 베드신이 아닌 기능적인 베드신이었다. 그 안에서 감정 교류는 없었을 것이다. 러브라인도 유림과 쌍방 러브라인이 아닌 강호세만 남은 러브라인 같았다. 혼자만의 목적지 없는 사랑이었다"고 해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SC인터뷰] "톱스타役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오정세, '거미집'서 또…
'거미집'은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등이 출연했고 '인랑' '밀정' '악마를 보았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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