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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고 먹고 말하고 산책하고 생각하는 모든 순간에 마음챙김이 필요하다. '현생'에 지친 헝클어진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마음공부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 책은 단순한 『도덕경』해설서가 아니다. 큰 것이 있기 때문에 작은 것이 있고 작은 것이 있기 때문에 큰 것이 있다는 노자의 가르침을 통해 마음챙김 명상을 시작해보자. 마음챙김 명상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해주고 진짜 어른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도덕경』은 서양 마음챙김 명상의 원천이다!
책의 제목인 『어른의 마음공부』에는 세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첫째, 어른이란 말을 '성인聖人'의 다른 표현으로 사용했다. 둘째, 어른의 기준을 몸의 크기와 나이의 많음에 두지 않았다. 셋째, 어른다운 어른이 적어지면서 갈수록 혼탁해지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도덕경』에서 일관되게 발견되는 상대성 원리는 그 어떤 것도 절대적으로 고정된 것은 없다는 것이다. 최고의 진리조차도 말로 표현하면 참된 진리가 아니라는 것이 노자의 가르침이다. 어른스러움도 마음챙김을 하지 않으면 바로 어른스럽지 않음으로 타락할 수 있다는 것이 노자의 궁극적인 가르침이다.
왜 『도덕경』인가?
영미권에서 마음챙김 명상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마음챙김의 고향인 동양으로 서양의 마음챙김이 역수입되고 있을 정도다. 서양의 마음챙김 명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표현인 '하지 않음Non-doing'이 바로 노자의 무위를 영어로 번역한 것이다. 마음챙김 명상과 노자의 『도덕경』이 긴밀히 연결돼 있다.
큰 것이 클 수 있는 것은 작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작은 것 없이 큰 것만 홀로 존재할 수는 없다. 큰 것과 작은 것은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로 같이 존재한다는 것이 노자가 제시한 도道, 즉 진리다.
마음공부 시간을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마음챙김 명상은 의도적으로 부드러움을 유지하려는 수련이다. 노자의 『도덕경』은 마음챙김의 원천이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편안하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어 보자. 1분간의 짧은 호흡으로도 헝클어진 마음이 조용히 가라앉음을 느낄 수 있다. 가라앉으면 부드러워진다. 하지만 몸에 밴 오래된 습관 때문에 다시 마음은 이리저리 방황하며 딱딱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이 의도적으로 마음공부 시간을 따로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마음챙김을 통해 진짜 어른이 되어야 한다
우리 몸과 마음에서 느끼는 고통을 독화살에 비유하곤 한다. 육체적 통증과 불편함 그리고 심리적 불쾌감과 혐오 등이 모두 첫 번째 화살이다. 첫 번째 화살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 살면서 한 번도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두 번째 화살이다. 두 번째 화살은 첫 번째 화살에 대한 자신의 반응이다. 자신의 반응에 따라 흘러가는 구름처럼 지나갈 슬픔이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도 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 두 번째 화살을 조절할 줄 안다는 것이다.
두 번째 화살을 피하는 길은 끊임없이 방황하는 생각의 흐름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것은 마음 자세에 달렸다. 내가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고통을 계속 달고 다닐 수도 있고 지금 바로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할 수도 있다. 자신만 옳고 진실하다는 생각을 내려놓을 줄 아는 것이 마음챙김이다. 마음챙김이 참된 어른의 길이다. 그 이유를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하며 알려주는 것이 『도덕경』이다.
왜 지금 우리에게 마음챙김이 필요할까?
2,500년 전 노자가 81장에 걸쳐 제시하는 수많은 비유와 상징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상 모든 일에는 양면이 존재한다. 언어 이전의 만물은 하나로 같이 있다. 대칭적 상관관계가 같이 있으면서 조화를 이루는 유무상생의 도를 알아차리는 것이 마음챙김이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들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무無의 세계를 마음의 눈과 마음의 귀로 알아차리는 것이 마음챙김이다. 무의 세계를 보는 마음은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로 표출된다. 따뜻한 한마디, 친절한 미소가 세상을 바꾼다. 무의 세계를 알아차리면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노장철학을 전공하고 마음챙김 명상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가 '제대로' 해석한 『도덕경』을 통해 마음공부를 해보자. 저자는 마음챙김으로 지금 이 순간 모두가 행복하기를 소망하고 있다.
◆ 저자 소개
배영대
'마음챙김이 필요하지 않은 순간이란 없다!'고 믿으며 먹고 자고 생각하며 움직이는 모든 순간에 마음챙김을 실천하려고 한다. 서울 보성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영문학과를 거쳐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노장철학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기대학교 대체의학대학원에서 '마음챙김 명상'을 가르치고 있고 대한명상의학회 자문의원, 연세대학교 글로벌교육원 'CEO 마인드 웰니스 과정'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2003년 틱낫한 스님의 '플럼빌리지' 수행에 참가하며 서구에서 유행하는 마음챙김 명상을 체험했다. 2019년 미국 브라운대학교 마음챙김센터와 한국MBSR연구소가 협약을 맺어 아시아 최초로 개설한 국제인증 MBSR 지도자 과정(1기)을 이수했다.
중앙일보에서 30년간 기자로 일했고 문화부장과 근현대사연구소장 등을 역임하며 명상 칼럼을 기고해 왔다. 언론인으로서 선과 악 그리고 옳고 그름을 따져 팩트를 드러내는 데 주력하던 중 명상을 통해 모순적으로 보이는 양면이 한 사물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 깨달음을 본격적으로 확인하게 된 건 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 첫 수련 시간이었다. 존 카밧진 교수의 '마음챙김Mindfulness'에 대한 설명을 듣는 순간 머릿속에 『도덕경』의 첫 구절 '도가도道可道 비상도非常道'가 떠올랐던 것이다. 대학 시절 이래 너무나 익숙한 『도덕경』이었지만 갑자기 머리를 한 방 얻어맞은 느낌이 들었다. 왜 새삼스럽게 '판단하지 않음Non-Judgement'으로 번역되는 구절에서 충격을 받은 것일까? 그 즉시 『도덕경』을 다시 펼쳐 읽으면서 떠오르는 느낌을 일필휘지로 적어냈다. 이 책은 그렇게 시작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주요 저서로는 『명상, 참 마음이 따뜻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