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수목드라마를 폐지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부터 또 다른 '계륵'이 등장했다.
KBS2는 올 초부터 수목드라마 편성을 중단했다. 시청률 부진이 이유였다. 지난해 방송한 '너에게 가는 속도 493㎞' '징크스의 연인'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 '진검승부'가 모두 저조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KBS 측은 "폐지나 잠정 중단이 아닌 수시 편성으로 변경했다. 보다 유연한 편성을 위해 내린 선택이다"라고 밝혔지만 새 수목드라마 편성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덕분에 '어쩌다 마주친 그대'도 당초 수목드라마 편성이었다가 월화드라마로 옮기면서 2023년 5월로 방영이 밀렸다. 하지만 편성을 옮긴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월화드라마마저 위태롭게 만드는 형국이다.
타임슬립물인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로맨스를 배제한 스릴러물로 기대를 모았지만 예상보다 빠르지 못한 전개가 발목을 잡았다. 시간 배경도 2021년과 1987년으로 2023년 방영하는 작품이지만 타임 슬립 이전 시간도 2년 전이 되버리면서 김을 빼놨다. 사전제작이라 시청자들의 구미에 맞게 스토리를 바꾸기도 힘든 상황이다.
tvN 월화드라마 '이로운 사기'가 29일 첫 방송을 확정하면서 시청자들은 김동욱이 주연인 월화드라마 2편을 한꺼번에 만나게 되는 기현상을 보게 됐다.
이같은 약점이 맞물리면서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아쉬운 월화드라마가 됐다. tvN 월화드라마 '패밀리'보다는 나은 상황이라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할까. 하지만 지상파와 케이블의 시청층 차이를 보면 이마저도 수긍할 수는 없다.
주말드라마와 일일드라마가 있지만 월화드라마는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2030 시청자들을 타깃으로 하는 마지막 보루다. 때문에 월화드라마마저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제작진들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