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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악 소리도 안나더라."
최필립은 지난 1월 둘째 아들의 소아암 투병 소식을 뒤늦게 알린 바 있다.
지난해 6월 암 판정을 받은 아들은 힘든 치료 과정 끝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전한 최필립은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당시를 떠올리며 오열했다.
이어 "집에서 첫째 밥을 먹여주고 있었는데,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울면서 전화를 하더라. 직감했다 보통일이 아니겠더라. 아직도 그때 그 상황이 생각나는데,.부랴부랴 차를 몰고 가면서 너무나 많은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에서나 봤지 저희의 일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막막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일단 좀 큰 병원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서울의 대학병원으로 들어갔다. 병동에 적힌 소아암 병동이란 글자를 보니 그때서야(실감이 나더라). 밖에서 보고 있는데 항암치료 하면서 환아들이 휠체어 타고 다니는데, 여기 내가 왜 있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밝힌 최필립은 "언제 치료가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끝없는 싸움이라 생각하니까 하루 아침에 모든 것들이 아무 의미가 없더라. 이게 내 현실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또 "아이가 혈관이 안 보이지 않냐. 혈관을 찾으려고 바늘을 넣었다 뺐다 하는데 아기가 얼마나 아팠겠냐. 아이가 막 자지러진다. 조직검사를 해야 되는데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해맑고 간호사 선생님이 안고 가는데 멀어져 가는 아이를 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라고 털어놨다.
최필립은 "수술 끝나고 나온 아이는 아파서 울지도 못하더라. 온 몸이 땀범벅이었다"며 "수술 끝난 후 보호자들이 가장 무서운 건 결과를 기다리는 거다. 검사 결과 수술이 어려운 곳에 종양이 있고 종양이 4cm에서 7cm까지 커졌다. 신장 쪽에도 전이 여부가 관찰된다 해서 4기 진단을 받았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신장 쪽에 있는 건 양성 확률이 높다는 진단이 나왔다. 활동적이지 않아 추적 관찰을 해보자는 소견을 받은 것. 최필립은 "아내에게 전화해서 결과를 전했는데 아내가 되게 차분하더라. 도운이는 하나님이 지켜주셔. 우리만 잘하면 된다더라. 근데 그 말이 온전히 느껴졌다. 그 얘기를 듣는데 바로 마음이 평안해지더라"라고 밝혔다.
아내 권은혜는 "처음엔 악 소리도 안나오더라. 무엇을 위해 기도를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 한없이 막막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그뒤 굳건하게 어려운 시간을 이겨낸 순간들을 담담히 떠올렸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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