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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노래 제목처럼 '밤안개' 속으로 떠난 '영원한 디바' 현미의 마지막 이야기가 그려졌다.
현미는 60년대 대표곡 '밤안개'로 대중가요 역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1957년 현시스터즈로 첫 무대에 오른 이후 1962년부터 '밤안개', '보고 싶은 얼굴', '떠날 때는 말없이' 등 발표하는 곡마다 대히트를 거두며, 이미자와 패티김과 당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가요계 디바로 자리매김했다.
늘 화려하고 씩씩한 그녀였지만 알고 보면 어린 시절 평양에서 두 동생과 생이별의 아픔을 겪어야 했고, 당대 천재 작곡가 이봉조와 행복과 불행을 같이 하는 세기의 사랑도 겪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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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협회 대표인 이자연과 임희숙은 고인을 떠올리며 "전날만 해도 신나게 노래 부르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냉정하게 떠나버렸다"며 "무대를 누구보다 사랑하던 선배가 이제는 더 이상 아프지 않고 편안히 쉬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해 뭉클함을 더했다. 지난해 '마이웨이' 현미 편에 출연했던 가수 남일해는 언제나 에너지 넘치고, 말하는 걸 좋아하던 현미와의 추억을 떠올렸다.
조카 한상진의 이야기도 전해졌다. 미국에서 현미의 별세 비보를 접하고, 급하게 귀국한 한상진은 "그때 이동 중이었는데 (지인들이) 기사를 봤는데, 내가 운전 중이니 놀랄까 봐 말을 안 했더라. 처음엔 가짜 뉴스라고 말했다. 그러고 휴대전화를 봤는데 가족들 전화가 와있었다"고 했다.
이어 "가수 현미 이전에 내겐 이모이지 않나. 엄마 같은 존재셨다. 엄마한테 엄마라고 하고, 이모에게는 '마'라고 불렀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샀다.
또 한상진은 "'하얀거탑', '이산'으로 신인상을 받았다. 한 회도 안 빼놓고 다 봐주셨다. 발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발음이 안 좋은 배우였는데 그것 때문에 지적도 받았다. 그런 부분에서 너무 감사하다"며 눈물을 쏟았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