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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왕세자 박형식과 왕 이종혁의 부자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10년 전 발생했던 벽천의 난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던 이환은 벽천 출신 궁인들을 불러 승정원일기에는 채 적히지 않은 다른 진실이 있는지 캐물었다. 아무리 반역을 일으킨 도적 떼라 할지라도 그들 모두 자신이 보듬어야 하는 백성이기에 이환은 귀신의 서를 보내고 왕실에 저주를 내린 것이 벽천 사람들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랐다.
반면 조원보는 자신에게 날아든 홍서에 적힌 '나라를 좀먹고 백성을 병들게 한다'는 문구를 보고 10년 전 벽천 백성들이 올린 상언문을 떠올렸다. 벽천의 잔당들이 이러한 짓을 꾸미고 있음이 명백해지자 조원보는 자신과 가문의 과오를 감추기 위해 왕에게 벽천 출신의 과거 응시를 금지하고 내쫓을 것을 요구해 분노를 유발했다.
위기감을 느낀 민재이가 이러한 사실을 이환에게 알렸지만 이미 조원보에게 이환은 눈엣가시나 다름없었다. 왕은 조원보를 견제하는 아들을 걱정했지만 이환은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백성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부끄러워하는 이환의 눈물과 자신의 무능으로 허수아비처럼 살아야 하는 아들을 향한 왕의 참담한 시선이 보는 이들마저 애처롭게 했다.
결국 왕은 조원보 세력으로부터 하나 남은 아들이라도 보호하기 위해 이환을 동궁전에 유폐시켜버렸다. 하지만 이환은 왕세자이자 아들로서 해야 하는 일마저 못하게 막아버린 아버지의 명령이 상처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왕세자의 유폐 소식을 들은 조원보의 입가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서려 모든 것이 그의 뜻대로 되는 듯한 씁쓸함을 안겼다.
이환이 동궁전에 갇힌 후로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폐세자나 다름없는 자신의 처지에 무력감과 비참함을 넘어 절망감마저 느끼던 이환은 "아바마마께서 나를 버리시려나 보다, 버리실 게 아니라면 이럴 수는 없다"며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다.
민재이 역시 걱정과 안쓰러움이 섞인 시선으로 이환을 바라보며 아픔을 나눴다. 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환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은 민재이의 마음마저 가라앉게 만들었다. 과연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운 이환이 끝내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청춘월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