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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너무 욕심을 부린 부분이 있지 않나, 반성도 하게 된다'던 양희승 작가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모든 삶에는 '희로애락'이 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속 모든 캐릭터에도 각자의 이야기와 고뇌와 갈등이 있었다"고 강조한 양 작가는 모든 등장인물에 일일이 해피엔딩을 맺어주려고 과욕을 부렸다.
이 과정에서 갑자기 최고 빌런은 개과천선을 하고, 평생을 이기적으로 살던 인물도 갑자기 경쟁자를 챙기게 된다. 쇠구슬 살인범이었던 지동희 실장(신재하)이 지나친 교육열에 희생된 어렸을때 학대 과정까지 구구절절히 보여주다가 갑자기 투신자살로 마무리를 한 것 만큼이나 당혹스러운 이야기 전개다.
경쟁의 아이콘이었던 수아(강나언)도 갑자기 착해져서, 못죽여 안달이 날 정도였던 해이를 위해 필기 노트를 건네준다. 또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도 딸을 위해 이혼을 참는 엄마 조수희(김선영)에게 오히려 이혼을 권한다. 여기에 서건후(이민재)의 러브라인까지 들어간다.
선재(이채민)네 가족도 마찬가지. 선재 엄마인 장서진(장영남)은 벌급형을 받았고, 재판 과정에서 남편의 변호를 받으며 그간 매일 싸우기만 했던 가족의 관계를 회복했다. 또 희재(김태정)에게 "우리 여행가자"고 제안하는 등 달라진 엄마의 모습을 보였다. 이후 작은 변호사 사무실을 오픈해 바쁘게 살아가면서 군 휴가를 나온 아들 희재를 반기는 모습까지 담겼다.
그사이 남재우(오의식)은 영주(이봉련)와 사이에 2세를 갖게 된다.
너무 많은 사람의 2년 뒤 모습까지 다 그리다 보니, 이 사이에 주인공의 러브스토리가 오히려 곁가지가 되어버리는 느낌. 남행선이 2년 내내 시험에 떨어지는 바람에 결혼을 못한 최치열이 자신의 수업 말미에 행선의 합격 소식을 알고 두손을 번쩍 들고 '합격'을 외치나 감정이입이 좀처럼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양 작가는 '뻔'한 엔딩이 아닌 '펀(fun)'한 엔딩을 즐겨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으나, 이쯤되면 차라리 '뻔'한 엔딩이었으면 어떠했을까라는 아쉬움까지 남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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