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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더 시즌즈' 이창수 PD가 가수 박재범을 MC로 섭외하게 된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이어 프로그램 기획 과정을 떠올린 이 PD는 "박재범 씨가 처음 MC를 맡는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물음표가 더 많았다. 사실 조심스러워서 전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박재범 씨를 MC로 선정한 이유는 아무도 추천하지 않아서였다. 주변에서 많은 아티스트들을 MC 자리에 추천해 주셨는데, '왜 아무도 박재범 씨를 추천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박재범 씨 이미지를 딱 떠올렸을 때 한국말도 미숙하고 타투도 많을뿐더러 힙합 장르에 특화된 아티스트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희 입장에선 그저 '와이 낫?'이었다. KBS 심야 토크쇼의 명맥을 이어가는 MC 자리에 박재범 씨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을 깨부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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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라이브 음악에 후보정 작업이 비교적 적게 들어가 현장 분위기가 잘 전달이 됐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이 PD는 "기술이 워낙 발달해서 라이브를 못 하는 사람도 잘하는 것처럼 들리게 할 수 있지만, 이게 저희 프로그램이 해야 할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뮤지션들이 전통 음악 토크쇼 무대에 서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첫 방송에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운 점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제작진들은 기존 심야 음악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던 식상함의 틀을 깨고 새로운 진행 방식을 선보이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진행자가 게스트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 PD는 "프로그램의 전통과 최신 트렌드를 하나로 묶어가는 과정에서 지금도 많은 분들이 노력을 하고 계신다. 음악 감독님은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작가님은 '유희열의 스케치북'부터 10여 년간 함께 만들어오셨다. 또 그간 저희 프로그램은 방송 전문 MC가 무대 위에 오른 적이 없었다. 앞서 많은 선배님들께서 진행을 능숙하게 잘해주셨지만, 지금 다시 보기로 돌려보면 첫 회는 날 것의 느낌이 강할 수밖에 없다. 박재범 씨도 마찬가지로 회차가 거듭될수록 점점 더 무르익어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KBS 심야 뮤직 토크쇼가 6개월 만에 새롭게 단장했기 때문에 첫 방송에서는 박재범 씨의 역할이 부각될 수밖에 없었지만, 프로그램의 진정한 주인은 진행자가 아닌 게스트로 출연하는 뮤지션들이다. 만화 '슬램덩크'로 비유하자면 박재범 씨는 골을 넣는 사람이 아니라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돕는 강백호 같은 역할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저희 프로그램이 박재범 씨를 MC로 추천하지 않았던 분들에 반전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