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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독특하고 창의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를 구축시킨 연상호 감독이 SF 영화 '정이'를 선보인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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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감독은 "강수연 선배와 작품을 함께 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이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인연까지 강조하면서 구구절절하게 연락드렸다"며 "당시 제 문자에 답장을 안 하셨는데 스팸, 사기인 줄 아셨다고 하더라(웃음). 선배는 영화처럼 살다 떠나신 것 같다. 4살 때 배우로 데뷔한 이후, 본인에 평범한 어린 시절이 없어 아쉬웠다고 말씀하셨다.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마음에 크게 두질 않았는데, 작품을 완성하고 나니 마치 강수연 선배한테 전하는 메시지인 것 같았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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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현주의 로봇 연기는 신선하면서도 궁금증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 연 감독은 "사실 '정이'라는 캐릭터의 캐스팅 그림이 잘 안 그려졌는데, 김현주가 헤어와 의상 테스트를 해보고 난 후에 더더욱 확신이 들었다. 그가 그린 '정이'라는 캐릭터는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면서, 전사의 이미지를 완벽히 갖췄다"고 설명했다.
22세기 미래에서 펼쳐지는 뇌복제 실험이라는 소재로 상상력을 펼쳐낸 그는 "이번 영화가 SF장르라는 것만 제외하면 시청자들도 충분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적이면서도 어렵지 않은 주제라고 생각했다"면서 "대중과 완벽히 호흡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건 거의 축복에 가까운 재능인 것 같다. 작품을 만들 때마다 관객들의 환호를 받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곤 한다. 하지만 이 점을 가장 크게 염두하고 작업을 한다면 과정이 즐겁지 않을 것 같다. 지금까지 아슬아슬하게 잘 버텨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후속 편에 대한 질문에는 "저는 모든 작품의 뒷 이야기를 상상하면서 쓰지만, 영화화하겠냐는 건 별개의 문제인 것 같다. '이 이야기의 후속을 작업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확답은 시간이 지나야 알 것 같다"고 답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