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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배우들 자랑하고 싶어"…5년 만에 돌아온 이해영 감독, '유령'에 드러낸 자신감(종합)

안소윤 기자

기사입력 2023-01-18 14:01 | 최종수정 2023-01-26 07:19


사진 제공=CJ ENM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들의 열연에 스타일리시한 연출까지 더해져 세련된 스파이 액션물이 탄생했다. '유령' 연출을 맡은 이해영 감독은 2018년 개봉한 영화 '독전'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18일 개봉한 영화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 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최근 만난 이 감독은 "관객 분들이 영화와 원작 소설을 비교해서 말씀을 해주셔서 신기했다"면서 "아직 우리나라에 번역본이 출판되지 않았음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다. 저희 영화는 초반부터 유령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원작 소설에서는 유령이 누구인지 밝혀지는 과정을 그렸는데, 이와 같은 추리 구조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게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다. 원작을 완전히 해체시켜서 유령의 관점을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이 더 재밌을 것 같았다. 오히려 추리 욕구가 전혀 없는 상태서 스토리를 이끌어가다 보니 다양한 캐릭터를 만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작품을 작업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감독은 "다행히 전작 흥행이 잘 됐으나, 창작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강렬하게 자극하는 작품을 선택하고 싶었다. 그 단계에서 '유령'이 저를 잡아챘다. '독전' 때는 조금 창피한 이야기지만, 처음 액션물을 작업하다 보니, 기능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췄던 것 같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유령'에서 액션 신을 촬영할 때는 작품에 캐릭터를 밀착화 시키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사진 제공=CJ ENM
앞서 이 감독은 '유령'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캐릭터 무비가 만들어지길 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가장 먼저 배우들에 고마운 마음이 컸다"며 "얼마나 멋있고 자랑스러운지 작품을 통해 꼭 알리고 싶었다"고 무한 신뢰를 내비쳤다.

이어 신임 총독의 경호대장이자, 함정의 설계자 카이토 역에 박해수를 캐스팅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 감독은 "일본인 캐릭터여서 원래부터 일본어에 능통한 배우를 섭외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캐스팅된 배우가 갑작스레 건강상의 문제가 생겨 중도 하차하게 됐고, 코로나19 확산세까지 심해져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 올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고 운을 뗐다.

박해수가 출연했던 작품을 모두 봤다는 그는 "열심히 배우를 알아보던 와중에 박해수 씨가 눈에 띄었다"며 "어느 날 이 친구의 작품을 보고 있다가 제가 먼저 '같이 배팅해 보자'고 말을 꺼냈다. 박해수 씨가 처음에는 대사 양이 많아 부담 돼 거절하려고 했다는데, 우린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서로의 욕망이 드러났던 것 같다. 일본어를 떠나서 '박해수'라는 배우에 매력을 느꼈고, 잘 해낼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박해수 씨는 작품에 합류하고 나서부터 2주 동안 일본어 대사를 완벽히 암기를 했고, 자신의 일본어 대사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대사, 한국어 번역 대사까지 다 외웠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보다 더 만족스러울 수는 없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사진 제공=CJ ENM
'유령'에서는 이하늬의 맨몸 격투신과 박소담의 총기 액션신 언급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감독은 "이하늬 씨가 워낙 성격적, 외향적으로도 시원시원한 사람이지 않나. 이 친구가 권총을 쏘면서 걸어오는 모습이 정말 멋있더라. 그 장면을 보면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놈놈놈)'의 정우성 씨가 생각났다. 만약 그 신을 영화에 안 넣었으면 어쩔뻔 했나 싶었을 정도다. 또 박소담 씨가 권총을 손에 쥐었을 때는 그 친구만의 다부진 매력을 엿볼 수 있었다. 어떤 순간이 오더라도 액션 기술보다 배우가 가진 깡과 기세가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길 바랐는데 그걸 두 사람이 멋진 방식으로 풀어줘서 흡족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유령'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리기 전까지 CG 작업에 몰두했던 이 감독은 "워낙 어려운 신들이 많아 CG팀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영화'라는 건 관객들이 받아들이기 마련이지만, 제가 한 가지 자부할 수 있는 건 매 장면마다 컷 바이 컷으로 최선을 다했고, 정성스럽게 공들였다는 점이다. 이 점은 절대적인 기준에서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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