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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 "부모 이혼 원인이 내 탓이라고…쓸모 있으려는 강박 생겨" ('금쪽')[종합]

이우주 기자

기사입력 2023-01-13 22:54 | 최종수정 2023-01-13 22:54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금쪽상담소' 영지와 유수현이 묵은 감정을 털어내며 서로의 상처를 감쌌다.

13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는 가수 영지, 유수현 모녀가 출연해 고민을 털어놨다.

모녀의 고민은 영지의 오빠 김영범이 대신 전했다. 김영범은 "엄마와 동생이 서로 말이 안 통한다고 한다. 똑 같은 말이 나가도 서로 공격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영지는 엄마 유수현의 말투를 공격적으로 느끼고, 유수현은 맞는 말을 하는데도 딸 영지가 공격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느꼈다. 이에 두 사람은 집 안에서도 전화로 얘기한다고.

소리에 예민하다는 영지는 유수현의 말투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오은영은 "어머니는 영지 씨의 대화방식이 수동 공격적이라고 느낀다. 비난하고 공격한다고 느껴 기분이 나쁜 거 같다"고 밝혔다. 이에 유수현은 "은근히 깔아뭉개는 말투다. 일하는 사람 시키듯이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싸움에 대해 유수현은 "딸 생일이 11월 26일이다. 제가 미역국 안 끓인 건 처음이다.밥 먹다 싸워서 서로 말 안 하고 얼굴 안 본 게 한 달 정도"라고 밝혔다.

영지는 "작년 겨울부터 저한테 뭐가 있었다. 약간 힘들어서 엄마한테 전화해서 김치찌개랑 제육볶음이 너무 먹고 싶다 했다. 저는 원래 사소한 부탁도 잘 안 한다"며 "먹는데 감동 받을 정도로 맛있었다. 저도 죄송한데 식사를 둘이 같이 한 게 6개월 만이다. 먹으면서 얘기하다 싸워서 문 잠그고 방 안에서 칩거하면서 보냈다"고 밝혔다.


오은영은 두 사람이 평행선을 달리는 기차 철로 같다고 비유했다. 유수현은 "저희가 수박 겉핥기식으로 대화한다. 깊숙이 대화한 적은 없다"며 한 번도 속내를 털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영지와 유수현은 팔짱 한 번 껴본 적 없을 정도로 어색한 사이였다. 알고보니 영지는 가족 뿐 아니라 친구들과도 단둘이 있으면 어색해한다고.


알고 보니 영지는 초등학생 1학년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상처를 입었다. 영지는 "그때는 그게 문제였던 시기였다. 어른들이 자식들이 말려야 한다고 했다. 그때부턴 사람들 앞에서 애처럼 굴지 않고 울지 않고 떼쓰지 않고 어른스러운 척을 했다. 엄마는 어렸을 때 얘기를 하고 싶어하지 않아할 걸 알고 있다. 불편하실 거다. 근데 그때 얘기를 계속 묻어두면 안 되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이혼 후 아버지와 함께 지낸 영지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엄마와 함께 지냈다. 영지는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하나도 부끄럽지 않고 부모님한테 원망이 전혀 없다. 근데 당시에 할머니 집에 갔는데 할머니는 정말 사랑이 넘치시는 분이었는데 그 사랑의 99.9%는 오빠 몫이었다"고 이후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강박이 생겼다고 밝혔다. 심지어 할머니의 친구들은 영지가 부모 이혼의 원인이라는 식의 말까지 했다.


어른스러운 척했던 이유에 대해 "집에서 엄마 편이 없는 느낌이었다. 내가 뭘 잘못하면 엄마가 없어서 그렇다고 했다. 엄마가 안 계신 건 괜찮은데 욕을 하니까"라고 털어놨다. 유수현도 어렸을 때 아이들이 유독 의젓했다고 기억했다. 이에 오은영은 "이런 걸 허구의 독립이라 한다. 독립적인 사람으로 보이지만 의존적 욕구의 결핍이 있다"고 짚었다. 영지는 "엄마에 대한 허구의 판타지가 있다. 말하지 않아도 엄마는 다 알지 않을까 하는데 현실의 엄마는 그렇지 않다. 그게 너무 외롭더라"라고 고백했다.

영지는 처음으로 할 말이 있다며 "5학년 때 잠깐 같이 살았을 때 아빠가 나한테 (엄마가) 오빠만 데려간다 했다더라"라고 말해 유수현을 놀라게 했다. 유수현은 "미쳤다. 말도 안 된다"고 했지만 오은영은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린 영지가 진위여부를 물어보지도 못하고 마음 속에 담고 있던 것"이라고 밝혔다.

영지는 "보고 싶다는 단어를 지웠다"고 했고, 오은영은 "아주 깊은데 다루기 어려운 부정적 감정들 표현해본 적이 없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수현에 대해서는 "유쾌하고 밝으신 분이지만 딸의 감정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수현 입장에서도 이혼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유수현은 "30대 초반에 이혼해서 10원도 없이 나왔다. 능력이 없어서 3~4년 아이들과 떨어져 살다 돈을 모아서 데려왔다. 사실 저도 아이들 나오는 TV를 안 봤다. 보고 싶을까 봐"라고 털어놨다.

영지의 속마음을 처음으로 알게 된 유수현은 "짐작은 하고 있었다. 아마도 어렸을 때 떨어졌던 기억이 상처로 남은 게 아닐까 싶었다. 근데 저는 아이들한테 사랑한다는 얘기를 해본 적이 없다"며 "뇌출혈로 쓰러진 적 있었다. 애들이 걱정할까 봐 휴가 왔다고 거짓말하고 입원했다"고 밝혔다.

한참 동안 망설이던 영지는 "제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엄마가 안다. 사랑해서 떠난다는 말을 저는 너무 싫어한다. 그래서 사랑을 안 믿는다. 맹목적인 사랑을 받아본 기억이 없는 거 같다. 줄 수도 없고 받을 수도 없다. 줬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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