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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배우 이숙의 인생 2막.
늦은 밤이 돼서야 집에 돌아온 이숙은 소박하고 조용한 보금자리에 머물고 있었다. 메이크업을 지운 후 이숙은 소박한 저녁 식사 시간을 가졌다. 두유에다 콩가루, 견과류, 귤을 넣어 간단하게 만든 건강한 저녁. 조용한 집에 있을 때면 이숙은 "너 커서 뭐가 될래 그러면 꿈이 정치가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또 결혼 상대는 정치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더라. 남편은 지부장 위원장 이렇게 하다가 선거 두 번 떨어지시고 스트레스로 가셨다"라 회상했다.
결혼한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일찍 세상을 떠난 남편, 두 아이의 엄마로서 이숙은 치열하게 살 수 밖에 없었다. 이숙은 "아빠가 계실 때처럼 풍족하게 되지 않지 않냐. 그게 미안했다. 나 혼자서 열심히 뛰고 있는데 양쪽 부모가 다 있는 것보단 못해서 미안하다"라며 유일한 취미생활인 게임으로 적적함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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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레드 드레스로 변신하고 온 이숙은 화려한 공연이 한창이 송년의 밤 행사 무대에 올랐다. 자그만 체구에서 뿜어져나오는 에너지. 이숙은 "이렇게 화려한 무대의상을 입고 3분 동안 노래를 부르면 너무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이숙은 "원래 CBS 성우로 73년도에 입사를 했다. 성우로 출발해서 MBC 탤런트 8기 공채로 들어갔다. 욕심이 많아서 연극도 노래도 연기도 해오고 있다. 그 때만 해도 구름 같이 몰려들었다. 5~6천 명 정도 왔나보다. 그 중에서 남자 15명 여자 15명 뽑았다. 그때는 공채 시험을 패스하지 않으면 연기자 생활을 못했다"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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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이숙은 음식을 포장해 집으로 돌아왔다. '전원일기'로 인연을 맺은 배우 이상미가 찾아왔다. 이숙은 "얘하고는 반세기를 같이 살았다"며 사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숙은 "어머님이 양쪽에 퇴행성 관절염 수술하시고 고관절 수술, 맹장, 3~4년 후에는 뇌졸중. 그러는 동안에 얘도 40년 동안 어머니 하소연을 했다. 서로 동병상련의 아픔이 있어서 (잘 통했다)"라 했다.
이상미는 "나 요즘 이상해졌다. 나 힘들면 '죽고 싶어, 죽었으면 좋겠어' 했는데 요즘엔 죽는 게 무섭다"라 했고 이숙은 "품격있는 죽음을 맞고 싶지 않냐. 사람은. 그런데 어떻게 죽는 게 품격 있는 거냐. 8899234.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고 죽는 거. 나는 우리 애들한테 그렇게 폐를 안끼치고 가고 싶다"라 속상해 했다.
이상미는 "저는 좀 좌절할 때가 많다. 언니 보면서 제가 힘을 많이 낸다. 진짜 열심히 하신다. 언니 사전에는 불가능이란 없다. 전 뭐하면 걱정이 많은데 언니는 무조건 앞으로 나간다. 언니한테 많이 배웠다"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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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은 "미남이면 오히려 거부감이 느껴진다. 목소리는 중저음이어야 한다. 목소리가 매력 있어야 호감이 가더라"라며 이상형을 밝혔다. 며칠 후 메이크업숍에서 화장까지 받은 이숙은 설레는 마음으로 소개팅 상대와 인사했다. 매력적인 음성을 가진 중년의 남성. 사업하고 있다는 남성은 결혼 여부를 물었고 "저는 이혼한지 10년 정도 됐다"라 밝혔다. 그는 "만나기는 여러번을 만났다. 시도를 했었는데 잘 안되더라. 좋은 사람 만나면 여행도 다녀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라 했고 이숙은 "저도 제 버킷리스트에 세계여행도 다녀보고 그런게 많다"라 공감대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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