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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실사보다 더 실사 같은, 아니 그보다 더 아름다운 영상 미학의 끝판왕이 웨타 디지털의 VFX 팀인 웨타 FX의 한국인 스태프 최종진(46) CG 슈퍼바이저와 황정록(46) 시니어 아티스트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영화적 상상력을 극대화한 영상미와 스토리로 관객을 사로잡은 '아바타2'는 VFX의 명가 웨타 디지털의 섬세한 작업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아바타2' VFX 작업에는 한국인 출신 웨타 FX의 최종진 CG 슈퍼바이저와 황정록 시니어 아티스트가 참여해 의미를 더한 것.
최종진 CF 슈퍼바이저는 2010년 웨타 디지털의 VFX 팀인 웨타 FX에 입사해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11, 루퍼트 와이어트 감독)의 CF 캐릭터 조명과 렌더링 작업을 맡으며 실력을 입증받았다. 이후 '어벤져스'(12, 조스 웨던 감독) '아이언맨 3'(13, 셰인 블랙 감독) 등 다수의 작품에서 실사 렌더링을 위한 시퀀스 조명 설정과 룩 개발 작업에 참여했고 '아바타2'에서는 CG 슈퍼바이저로 활약했다. 또한 황정록 시니어 아티스트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16,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트랜스포머 3'(11, 마이클 베이 감독) 등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영화의 디지털 아티스트 및 크리처·캐릭터 모델러로 참여했다. 이후 웨타 FX에 입사 후 2016년부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18, 안소니 루소·조 루소 감독)의 타노스(조슈 브롤린) 캐릭터를 작업, '아바타2'에서는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와 키리(시고니 위버), 멧케이나족인 토노와리(클리프 커티스)의 CG 캐릭터 얼굴 작업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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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VFX 아티스트로 '아바타2' 작업에 참여한 최종진 CG 슈퍼바이저는 "13년 만에 등장한 속편에 참여하게 됐는데, 전편 공개 당시 다른 회사에서 처음 '아바타'를 시사회로 보게 됐다. 그 시사회에 참석한 모든 스태프가 영화를 보고 난 뒤 아무 말도 못 했다. 다들 너무 깜짝 놀랐다. 나도 그때 너무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던 기억이 있다. 처음으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일을 하게 됐는데 현존하는 모든 기술을 활용해 비주얼에 집중한 흔치 않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한 장면 한 장면이 아티스트들의 영혼이 깃들여져 있다. 클라이맥스 장면과 그렇지 않은 장면이 있는데 '아바타' 시리즈는 한 장면 한 장면 모두 클라이맥스였고 정성을 들여 만들었다"며 "이번에 '아바타2'에 참여한다고 하니 가족들이 너무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더라. 부모님도 마찬가지다. 돌아가신 아버지도 하늘에서 기뻐하셨을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황정록 시니어 아티스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아바타2'가 13년 만에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아바타'는 다행히 그 위기를 잘 극복한 것 같다. 오히려 영상의 질을 높이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어 아티스트로서 기쁘다. 영화를 볼 때 관객이 가상 캐릭터의 살아있는 표정을 신경 써서 봤으면 좋겠다. 이번에 웨타에서 페이셜 시스템 팀을 새로 꾸렸다. 연기자와 한몸처럼 작은 표정까지 미세하게 담으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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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보다 더 확장된 스토리는 물론 바다로 배경을 옮기고 캐릭터의 감성이 더 깊어진 부분 역시 '아바타2'의 자랑 중의 자랑이었다. 이와 관련해 최종진 CG 슈퍼바이저는 "수중 퍼포먼스가 '아바타2'에서 가장 크게 변화된 부분이다. 사실 과거의 영화에서는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작업이다. 과거에는 수중 CG를 할 때 배우들이 허공에서 와이어를 달고 물속에 있는 듯한 연기를 해야했는데 이번에는 직접 물속에 들어가 연기를 하게 됐다. 또 이에 맞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수중 카메라를 발명하기도 했다. 수중 퍼포먼스 캡처가 가장 큰 혁신이었던 것 같다"며 "전편과 큰 차이점은 13년 전 '아바타'가 수영장 정도의 규모라면 지금의 '아바타2'는 바다다. 물 표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퍼포먼스 캡처도 그렇고 물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많은 시뮬레이션 데이터가 필요했다. 전편 전체 데이터양이 1페타바이트(PB)였고 약 1000테라 정도의 규모였다. 이번 작품은 18.5페타바이트, 전편보다 약 20배 이상의 규모의 용량이 필요했다. 과거에는 수중 신을 표현하기 힘이 들었는데 이번 작품은 타협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개발했다. 자연스러운 물 표현을 위해 시간을 많이 기울였고 실제로 영화에서 나온 물은 99% CG로 만들어진 물이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캐릭터의 표정에서도 디테일한 변화를 가져졌다는 황정록 시니어 아티스트는 "얼굴의 모양을 만들 때 피드백이 많았는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캐릭터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 제이크 설리가 화를 냈을 때 호랑이의 표정을 따와 연구를 하기도 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상상력과 방향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다시 놀랐다. '아바타2' 작업을 위해 2019년부터 모든 배우의 표정을 미리 만들어 작업했다. 캐릭터의 표정을 만들 때 우리는 배우와 캐릭터가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노력했다. 나비족 특징을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려고 했고 그런 대목에서 호랑이를 표본으로 삼기도 했다. 또 키리는 70세가 넘는 시고니 위버가 14살 캐릭터를 연기한 캐릭터다. 실제 시고니 위버의 젊은 시절 모습을 참고하기도 했다. 시고니 위버가 웃을 때 지는 주름을 젊었을 때 모습과 비교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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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록 시니어 아티스트도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같이 작업한 것은 내게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작업하면서 한 번도 작업의 질을 타협하는 경우가 없었다. 아티스트로서 만나기 힘든 좋은 작업 환경이었다. 모두가 최고의 작품을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아티스트들이 그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제임스 카메론 감독에게 존경을 전하고 싶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티스트들이 수평적인 관계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해줬다. 그런 부분이 '아바타2'의 좋은 결과를 만든 비결인 것 같다"고 밝혔다.
VFX 기술의 정점에 오른 스튜디오 웨타와 그 중심에서 활약 중인 최종진 CG 슈퍼바이저와 황정록 시니어 아티스트. 최종진 CG 슈퍼바이저는 "영화의 CG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성이다. 가장 실제와 같은 모습을 만들려고 노력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사실성보다 영상미가 뛰어난 부분을 더 주목하는 것 같다. 리얼한 이미지도 중요하고 웨타가 추구하는 방향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워낙 기술이 발전해 사실적으로만 만든다는 게 의미가 없어진 것도 있다. 특히 이런 부분에서 웨타가 가장 잘하는 부분이 사실적인 부분을 기반으로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답게 보일 수 있을지 노력한다는 점이다. 사실적인 것과 심미적인 부분을 같이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지금은 사실성이 큰 의미가 없다. 대부분의 사실성을 CG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예술성이 관건인 것 같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황정록 시니어 아티스트 또한 "'아바타2'의 영상미는 실제보다 더 아름다운, 110%의 결과물이다"라며 "페이셜 시스템 역시 기술적으로 진보됐다. 과거에는 표정의 움직임을 직선의 조합으로 만들었고 입체감의 표현을 요구하는 부분을 이후 우리와 같은 아티스트들이 수정을 해야했다. 그래서 시간도 많이 소요됐다. 이번에 웨타 FX가 새롭게 개발한 프로그램은 얼굴 근육을 기반으로 표정을 만들 수 있었다. 눈꺼풀이 깜박이는 것과 같이 곡선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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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록 시니어 아티스트는 "우리는 기술자라기보다는 아티스트에 가깝다. 한국인이라 더욱 기회가 많다는 것보다는 모두가 평등하게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웨타는 전 세계 아티스트가 모인 곳이다. 아티스트로서 서로 소통하고 다양한 문화로 작품을 완성한다. 그런 부분에서 한국 아티스트가 진출 할 기회가 많아진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아바타: 물의 길'은 조 샐다나, 샘 워싱턴, 시고니 위버, 우나 채플린, 지오바니 리비시, 스티븐 랭, 케이트 윈슬렛, 클리프 커티스, 조엘 무어, CCH 파운더, 맷 제랄드 등이 출연했고 제임스 카메론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