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아일랜드' 김남길의 '반인반요(半人半妖)'는 뭔가 다르다.
김남길은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과 액션 열연으로 초반부터 극의 긴장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수천의 세월 동안 제주를 지켜왔던 반은 주 무기인 금강저로 정염귀를 단번에 제압하며 보는 이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반은 미호(이다희)가 정염귀로부터 공격 받을 때마다 마치 그림자처럼 소리 없이 등장, 정염귀를 처단하며 극강의 서스펜스를 선사했다.
특히 김남길은 사람의 마음을 비우고 살아야 했던 반의 복잡한 내면을 세밀한 감정선으로 완성했다. 반은 공포에 질린 미호를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바라보는가 하면, 그녀의 등장에 반색하는 금백주(고두심)를 향해 무심한 듯 담담한 말투로 "정염귀가 그 여자를 노렸어"라고 말해 앞으로 펼쳐질 반의 서사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반은 정염귀로부터 공격받는 미호를 구해내는가 하면, 정염귀에 대해 궁금해하는 미호를 향해 "인간의 모습으로 널 현혹하고 죽이려 들 것"이라며 "네 운명을 탓 해. 거역할 수 있으면 해보던가"라고 말한 뒤 홀연히 사라졌다. 요괴석으로 변한 정염귀를 향해서는 "다음 생이 있다면 부디 보통 사람으로 살다 가거라"라는 독백으로 먹먹함을 안겼다.
김남길은 다크 포스를 발산하다가도, 츤데레 매력으로 반전미를 뽐냈다. 반은 자신의 경호원이 되어달라는 미호의 제안에 "미친 거야? 네가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라고 매몰차게 거절하다가도, 공포에 떠는 그녀의 애원에 못 이긴 척 곁을 지켜주는 '츤데레' 같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심쿵하게 만들었다.
한편 2화 말미 반은 미호의 가슴에 새겨진 표식을 발견, 과거 자신을 유일하게 사람으로 대해준 원정이 환생했음을 알게 됐다. 반은 슬픈 눈빛을 드리우며 "당신이 날 잊은걸 원망해야 할까 고마워해야 할까"라는 독백과 함께 고개를 떨궈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내 과거 정염귀로 분한 반이 원정을 해치는 모습이 등장, 앞으로 펼쳐질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이처럼 김남길은 특유의 밀도 짙은 눈빛으로 미호의 등장과 함께 급격히 불안전한 반인반요의 심리 상태를 세세하게 녹여내며 광폭의 연기 스펙트럼을 펼쳐냈다.
수천 세월 관통한 마성의 캐릭터 '반'으로 완벽 변신한 김남길의 열연은 오는 6일 금요일 오후 12시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 3, 4화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