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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송혜교, 이제 웃어도 되겠다. 반전 대박이다. 도박한 보람이 있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을 쓴 김은숙 작가와 '비밀의 숲' '해피니스' '왓쳐'를 연출한 안길호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이 작품은 그간 멜로퀸으로 불렸던 송혜교가 처음 선보이는 처절한 복수극이라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샀다. 송혜교도 '모 아니면 도'의 위험 부담이 컸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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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은 학교 폭력으로 산산이 부서진 문동은(송혜교)이 왜 복수극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가해자인 박연진(임지연) 전재준(박성훈), 이사라(김히어라), 최혜정(차주영), 손명오(김건우)을 향해 어떻게 복수의 칼날을 겨누는지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하는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복수를 향해 나아가는 동은의 이야기를 고요하게 아주 건조하게 풀어나가는 가운데, 김은숙 특유의 날이 선 대사는 시청자들을 전율하게 할 정도.
이 가운데 송혜교의 연기는 '지금껏 왜 이 멋진 연기를 로멘틱 캐릭터에 가둬뒀나'란 원망을 할 정도로, 날이 서 있고 살아있다. 너무나 무미건조한데, 보는 내내 그 서늘함이 소름돋게 한다. 알알이, 결이 살아 있는 연기다.
동은의 본격 서사가 시작된 시즌 2까지 도저히 못 기다리겠다는 목소리가 벌써 나온다.
한편 김은숙 작가는 "극 중 '왜 너희 같은 것들은 인생에 권선징악이나 인과응보만 있는 줄 알까?'라는 연진의 대사가 있다. 나는 그걸 정말 믿는다. 그래서 이 작품, '더 글로리'가 시청자들에게 신명 나는 칼춤처럼 서슬 퍼런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넷플릭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