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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무섭다'는 평가 원했다"..'15년차' 김영광, '썸바디'로 마주한 새 시작점(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11-24 16:08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영광이 '썸바디'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썸바디'(정지우 한지완 극본, 정지우 연출)는 소셜 커넥팅 앱 '썸바디'를 매개로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개발자 섬(강해림)과 그녀 주변의 친구들이 의문의 인물 윤오(김영광)와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해피 엔드', '은교', '4등'으로 내면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연출과 심리묘사를 보여줬던 정지우 감독이 도전하는 첫 시리즈 물이기도 하다. 공개된 이후에는 관계를 향한 인간의 욕망과 기술의 발달이 불러온 현대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들여다 본 섬세하고 강렬한 이야기를 전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김영광은 의문의 남자 윤오를 연기하며 지금까지 보여줬던 얼굴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친절한 태도와 압도적인 피지컬에서 뿜어 나오는 위압감을 동시에 지닌 윤오를 소화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김영광은 24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며 자신의 변신과 모험에 대해 털어놨다. 공개당일인 18일 관람을 피해왔단믄 김영광은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작품이 공개되고 나서 시청자들이 어떻게 보실지 걱정도 됐고, 잘 보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서 공개되는 당일에는 못 보겠더라. 그래서 이틀 후인 20일에 두 번을 정주행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해왔던 작품들에서도 부담을 느꼈던 김영광이지만, '썸바디'는 조금 더 특별했다.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적 없는 연쇄살인마의 면모를 보여줘야 했던 작품이기 때문. 김영광은 "전에는 로맨틱 코미디나 로맨스물을 많이 했어서 이번에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더 싱숭생숭했던 것 같다. '썸바디'라는 것을 만나고, 정지우 감독님을 만나서 하게 됐을 때 모험과 도전 같은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이 미션을 굉장히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썸바디'는 청소년미만관람불가 등급을 달고 나온 정지우 감독의 첫 시리즈물이다. 이미 '은교'나 '해피엔드' 등으로 수위 높은 장면들을 만들어낸 바 있던 정 감독의 작품이기에 걱정도 이어졌지만, 김영광은 부담보다는 즐거움을 먼저 느꼈다고 했다. 그는 "제가 나오고 제가 해서 그런지, 19금은 맞지만, '29금'이라고 하실 정도로 세지는 않았던 것 같다. 무섭기는 했지만, 상당히 나긋나긋했고, 정지우 감독님이 했던 얘기 중 '기괴한 멜로'가 있는데 그런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베드신도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작품 안에 녹아 있는 부분이라서, 부담스럽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연쇄살인마에 전라 노출, 그리고 수위 높은 정사신들까지. 김영광의 소화해야 하는 장면들은 많고도 많았다. 김영광은 "예전부터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얘기를 해왔다. 기회가 있고, 제가 나이가 더 든다면 폭 넓은 장르에 도전하고 싶었고, 이번에 '썸바디'라는 것이 저에게는 도전처럼 다가왔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뻤고, 앞으로도 다양한 부분에서 연기자로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많이 있다. 계속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외형적 변화는 더더욱 큰 노력을 요구했다. 김영광은 "제가 평균 82~3kg 정도를 유지하는데, 처음엔 준비하면서 94kg까지 살을 찌웠었다. 그런데 살이 많이 찌니가 얼굴이 동글해지더라. 윤오는 날카로우면 좋겠는데. 그때 정신을 차리고 감독님과 얘기를 하면서 다시 날카로움을 만들려고 촬영 3개월을 앞뒀을 때부터 다시 살을 빼기 시작했다. 작품 끝부분에 가면 윤오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데, 그 표현에 외적인 이미지라도 티가 나게끔 하려고 막바지에는 72kg까지 빠졌던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이를 위해서는 하루에 한 끼, 그것도 고구마만 조금 섭취하는 등의 극단적인 다이어트까지 해야 했다고. 김영광은 "8부 정도를 찍을 때 사진을 보면 얼굴이 엄청나게 패여있다. 그렇게 보이고 싶었다. 후반으로 갈수록 그게 더 느껴지길 바랐나 보다. 무너져가는 것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놀라운 연기를 통해 새로운 반응까지도 얻어낸 김영광이다. 특히나 "무섭다"거나 "새로운 연쇄살인마, 새로운 느낌"이라는 평을 듣고싶었단다. 김영광은 "어떻게 하면 사람이 더 무서워보일까 생각했다. 사람 대 사람, 일 대 일로 만나면 내가 어떻게 저 사람을 바라봐야 저 사람이 왜인지 모르게 손이 떨릴까 하는 고민들을 했었다. 처음엔 윤오가 연쇄살인마이다 보니까 '더 해야 하나? 더 무섭게 만들어야 하나?'하는 생각들을 많이 했었는데, 나중에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내가 어떻게 당할지 아는 무서움은 별로 안 무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오히려 '정말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지. 그러면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지? 그럼 상대방도 내가 뭘 할지 모르니까 더 무섭겠지?'하는 결론에 도달해서 '아무 생각을 하지 말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김영광의 계산은 완전히 맞아떨어졌다. 주변에서도 놀랐다는 반응이 쇄도했다. 김영광은 "눈빛이 달라졌다고 하더라. 즐거워서 개인 계정에 사진을 올렸는데, 갑자기 '윤오 같다'면서 무섭다고들 하더라. '썸바디' 이후에 다른 작품(로맨스)을 찍었는데, 거기 감독님도 '썸바디'를 보시고는 '아직 편집 중인데, 좀 무섭다'고 하시더라"고 말하며 흐뭇하게 웃었다.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 여섯, 곧 40대를 앞둔 남자 배우 김영광은 데뷔 15년차 만에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김영광은 "('썸바디'는) 진부하지만, 또 다른 시작이 아닐까 싶다.그래서 앞으로 더 다양한 부분을 보여드리고 싶고, 제안을 받고 싶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욕심도 더 커졌다. 앞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싶고, 여러 장르를 해보고 싶다"며 "작품에 대한 욕심이 항상 있다. 일중독처럼 보일 수 있지만, 쉬지 않고 계속 작품을 하고 싶은 욕심도 크다. 조금만 쉬게 되더라도 '뭔가 더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더 열심히 할 것 같다. 연기를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쉬는 것에 대한 불안감으로 다가오는데, 결과적인 것보다는 제가 조금 더 다른 것, 다른 영화, 다른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썸바디'는 18일 공개됐으며 넷플릭스를 통해 감상 가능하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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