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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류준열(36)이 깊어지고 굵어졌다.
'올빼미'는 유해진과 류준열이 영화 '택시운전사'(17, 장훈 감독) '봉오동 전투'(19, 원신연 감독)에 이어 세 번째 호흡을 맞추는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류준열은 '올빼미'로 첫 맹인 연기에 도전, 제한된 신체 조건 속 캐릭터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은 물론 광기의 인조(유해진)에 맞서 진실을 밝히려 노력하는 캐릭터로 깊고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해 호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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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류준열은 '올빼미' 시사회 당시 유해진으로부터 "기둥이 굵어지고 깊어졌다"라는 칭찬을 받고 눈물을 흘린바, 이와 관련해 "유혜진 선배가 갑자기 칭찬을 해줘서 많이 놀랐다. 워낙 눈물이 쉽게 보이는 스타일이 아닌데 그 순간 울컥했다. 유해진 선배와는 '봉오동 전투' 때도 '택시운전사' 때도 호흡을 맞췄다. 내가 아주 신인일 때 만난 선배고 꾸준하게 간격을 두고 함께했는데 유독 유해진 선배는 내가 중간중간 어렵고 힘든 순간에 한 번씩 만난 선배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마냥 웃으면서 깔깔거리면서 찍은 작품이 아니었다. 평소와 조금 다른 느낌으로 함께하면서 농담도 못 했다. 물론 유해진 선배가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는데 그때마다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다. 하지만 시사회 때는 계절이 가을이기도 했고 어렴풋이 그때 촬영 생각나서 울컥했다. 나를 잘 아는 친구는 '무슨 일이냐?'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올빼미'를 통해 첫 왕 역에 도전한 유해진을 떠올리며 "사실 유해진 선배의 왕 역할 도전에 놀랍지는 않았다. 그게 무슨 말이냐면 너무 멋지게 해낼 것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며 "유해진 선배가 왕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전혀 의문을 갖지 않았다. 다만 이 영화가 주는 독특한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한 공들였던 부분이 티가 많이 났던 것 같다. 애쓴 만큼 스크린에 티가 난 것 같아 기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작품은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했다. 배우들은 물론 연출진도 집요하게 묻고 따지기도 했다. 결국 영화는 공동의 작업이지 않나? 평소에 나는 강조했던 부분이 자기 몫을 잘하면 영화는 굴러간다는 식이었다. 꼬아서 보면 내 것만 한다고 보일 수 있는데 이번 작품은 그 의외의 것도 같이 나누면서 아이디어를 냈던 것 같다"고 의미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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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맹인 연기를 위해 특정 작품을 찾아본 작품은 없다. 기존 작품들에 쉽게 빠져들기 어려운 스타일이다. 대신 주맹증을 가진 분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다. 그들과 심층 인터뷰를 하기 보다는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주맹증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가 눈이 보이는 걸 관객도 이미 알고 보지 않나? 리얼리티를 떠나 인물의 심리라든지 작품이 주는 몰입 포인트에 더 신경을 쓰려고 했다. 다만 요즘에도 아침에 일어나면 눈에 초점을 맞추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영화적 설정의 한계는 있다. 시나리오를 받고 프리 초기 단계에서는 경수라는 캐릭터가 초능력에 가까운 느낌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안태진 감독이 이 작품을 처음 연출 제안 받았을 때도 초능력 느낌이 강했다고 하더라. 우리 영화에서는 그런 톤은 맞지 않은 것 같아 가감한 부분도 있다"며 "나도 맹인에 대한 편견으로 뛰어다니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맹인 학교에서도 '뛰지 마시오'라는 안내 문구가 있다. 본인이 익숙한 공간에서는 굉장히 능숙하게 생활한다고 한다. 대부분 익숙한 공간에서는 많이 뛰어다닌다고 하더라. 실제로 식사할 때도 굉장히 능숙하게 식사하셨고 주맹증을 앓고 계신 분도 어렸을 때는 잘 보이다가 나중에 주맹증을 앓아 안 보이게 된 분들이 많더라. 그런 부분을 알게 되면서 영화적 설정에 대한 우려는 많이 지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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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