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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이탈리아 TV 고발 프로그램의 파파라치식 보도로 신상과 주거지가 노출된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취재 윤리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포를리 검찰청은 이탈리아 1 채널의 고발 프로그램인 '하이에나쇼'(Le Iene Show)의 방송 후 극단 선택한 로베르토 자카리아(64)의 사망과 관련해 자살의 연관 관계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자카리아는 지난 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니엘레는 온라인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이레네 마르티니'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여성과 실제 만남 없이 약 1년 동안 온라인상으로만 열애를 했다. 그러나 이레네 마르티니는 60대 남성 자카리아가 만든 가상 인물이었다. 당시 하이에나쇼는 유가족의 인터뷰를 토대로 다니엘레가 여성의 정체를 알고 충격에 빠진 나머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방송했다.
하이에나쇼는 자카리아의 주거지를 찾아가 기습적인 인터뷰도 시도했다. 자카리아는 고령의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고 당시 집근처에서 휠체어를 탄 어머니를 돌보고 있었다. 하이에나쇼의 인터뷰 요청에 자카리아는 집안으로 도망쳤다. 하이에나쇼에서는 자카리아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했지만 얼굴을 제외한 그의 신체적 특징들은 모두 공개가 됐다. 또 주거지와 짐 대문 역시 노출됐다.
자카리아의 변호사는 "고인이 방송 이후 집 근처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이에나쇼는 지난 8일 방송에서 자카리아의 극단적 선택을 언급하면서 "비극 안에 또 하나의 비극이 생겼다"고 말했지만 "앞으로도 이런 사건을 계속 다룰 것"이라고 했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