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인생은 아름다워' 염정아가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배우라는 것을 입증했다.
첫사랑, 우정, 가족애 등 남녀노소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그린 '인생은 아름다워'는 삶의 희로애락을 담아냈다. 여기에 염정아는 고등학교 시절 추억의 첫사랑을 찾고 싶은 아내 세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뮤지컬 영화에 꼭 도전해보고 싶었던 염정아는 이번 작품을 통해 숨겨진 보컬 실력을 발휘했다. 그는 "원래 2020년도에 개봉하려다 코로나19가 심해져서 미뤄지게 됐는데, 설레는 마음으로 작품을 기다렸다. 영화 찍는 내내 행복했고 좋아하는 이야기에 음악까지 갖춰져 있어서 좋았다. 이전에 한 인터뷰에서 만약 우리나라 첫 뮤지컬 영화가 만들어진다면 제가 꼭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정말 이뤄질지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
염정아는 가장 소화하기 힘든 곡으로 이승철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를 꼽았다. 이에 대해 "처음 키 잡는 것부터 어려웠고, 무엇보다 저를 가르쳐주신 선생님께서 정말 힘드셨을 것 같다. 제 결과물에 대해서는 만족한다. 지금 다시 도전한다고 해도 더 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영화 시작 전에 가이드 녹음을 다하고 현장에서 립싱크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또 영화 촬영 후 본 녹음을 했는데, 가이드 녹음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깨닫게 됐다. 다음에도 기회가 있다면 가이드 녹음 때도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 "녹음 결과물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곡은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이었다"며 "담담하게 말하듯이 불렀는데 후반부에 진봉의 목소리까지 더해져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앞선 인터뷰에서 류승룡은 염정아에 대해 "대본을 120% 그대로 소화하는 성실한 배우"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를 들은 염정아는 "이 역할을 류승룡 아니면 누가 하나 싶었다"며 "첫 장면부터 너무 미웠지만, 그래도 웃음이 나는 건 류승룡이 연기했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현장에서도 정말 의지를 많이 했다. 제가 애드리브를 만들지 못하는 스타일이라 대본에 충실한 편인데, (류승룡은) 진봉과 더불어 제 역할까지 캐릭터를 풍성하게 만들어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
작품 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에 대해서는 "영화를 지금까지 총 네 번 봤는데, 볼 때마다 더 많은 장면에서 울게 된다"며 "특히 아들(하현상)이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을 부르는 장면과 혼자 남겨진 남편(류승룡)이 이문세의 '애수'를 부를 때는 더 울컥했다. 심지어 하현상은 녹음실에서 부른 노래가 아닌 현장에서 직접 부른 노래였다. 이 친구의 호소력 짙은 보이스 덕분에 더 좋은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학교 1, 2학년 자녀들을 두고 있는 염정아는 작품을 보면서 더욱 공감을 하게 됐다고. "모든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살았던 세연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찡했다. 그저 살림을 예쁘게 하며 아이들을 잘 키우고 뒷바라지 하는 것이 당연한 줄만 알았는데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지 않나. 저도 엄마이자 아내이기 때문에 공감이 됐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점점 차가워지고 있지만 다행히 아직까지는 말을 잘 듣는다(웃음). 남편이 진봉처럼 마냥 강하지는 않더라도 분명 공통점이 존재한다. 거기에 맞받아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엄마라는 존재는 참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작품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에 대한 질문에는 고민 없이 '남편'이라고 답했다. 염정아는 "이번 영화는 남편 분들이 꼭 봐야 한다. 저희 남편도 곧 VIP 시사회를 통해 볼 예정인데, 갱년기가 올 나이어서 그런지 눈물을 흘릴 것 같다. 제가 아이들이 어렸을 때를 제외하고는 공백기 없이 활동을 했다. 일을 하면서 행복해하는 저의 모습을 보고 오히려 가족들이 더 좋아해줬다. 특히 '인생은 아름다워'는 남편이 저의 목소리가 담긴 가이드 녹음을 듣고 싶어할 정도로 많은 응원을 해줬다"고 미소를 지었다.
영화 '완벽한 타인'(2020), '카트'(2014), '범죄의 재구성'(2004), '장화, 홍련'(2003)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을 펼쳐온 염정아에게 '인생은 아름다워'는 하나의 모험과도 같았다. 그는 "제가 사는 동안 오래오래 연기하고 싶다"며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를 즐기게 됐다. 앞으로도 많은 작품을 하기보다는 사람들을 만나며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 '인생은 아름다워'에 많은 애정을 쏟아냈기 때문에 꼭 작품을 관람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또 한 번 뮤지컬 장르 영화 도전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열린 결말을 내놓았다. 염정아는 "촬영 당시에는 도저히 못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결과물을 보니 또 하고 싶어지더라. 대신 나이가 들었으니 연습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웃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