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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블랙의 신부'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욕망을 자극한다.
연출을 맡은 김정민 PD는 "결혼은 누군가에게 사랑의 완성이라면 누군가에게는 신분 상승, 재력을 유지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렉스를 찾는 이들은 보통 후자인 사람들인데, 각자의 욕망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한국에만 존재하는 '결혼정보회사'라는 소재를 전 세계 시청자들에 보여드리고 싶다"고 제작 계기를 밝혔다.
김희선은 지난 5월 MBC 드라마 '내일' 종영 이후 2개월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그는 "결혼정보회사는 한국에만 있는 유일한 문화인데 사람을 등급으로 매기는 점이 신기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각 나라마다 인간의 욕망을 표출하는 방식이 있을 것 같았다. 또 넷플릭스 소재 중 이런 장르를 처음 보는데 시청자들이 작품을 봤을 때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고 전했다.
시리즈 물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촉박하지 않았던 근무 환경"이라며 "그동안 작품에 따라 작업 환경이 크게 달라진 건 아니었지만, 넷플릭스와 작업을 하다 보니 시간에 쫓기지 않고 촬영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저희가 열흘 동안 파티 신을 촬영했어야 했는데 감독님과 넷플릭스의 배려로 동선 연습도 하고 편안하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현욱이 연기하는 이형주는 모두가 탐내는 렉스의 최상위 블랙이다. 외모, 성격, 재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그는 이혼을 경험한 후 쉽게 변하는 사랑 대신 완벽한 파트너를 찾기 위해 렉스에 발을 들인다. 이현욱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렉스 안에서 모두가 만나고 싶어 하는 자산 2조의 벤처 사업가다. 결핍도 있고 이면적인 감성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한 번의 이혼 경험으로 사랑 대신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아 나선다"고 말했다. 캐릭터와 싱크로율을 묻는 질문에는 "저는 그만큼 돈이 없기 때문에 전혀 비슷하지 않다"며 웃었다.
특히 이현욱은 전작인 tvN 드라마 '마인'에서 재벌 2세 한지용 역을 연기해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번 작품과 전작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한지용은 뼛속부터 재벌이어서 사람을 하대하는 것이 당연시됐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형주는 자수성가한 인물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고 소박한 모습이 있다. 배경이 집이 됐던 차가 됐던 력셔리해 보일 수 있지만 훨씬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실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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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남는 장면으로는 '가면 파티 신'을 꼽았다. 진유희는 "처음 촬영할 때는 현장 분위기가 어색해서 긴장된 상태로 임했는데, 하루 이틀 지나면서 수다의 장이 펼쳐졌고 합숙 온 것처럼 너무 편했다"고 말했다.
박훈은 극 중 서혜승의 첫사랑이자, 아버지의 재산을 두고 렉스의 최유선 대표와 상속 전쟁을 펼치는 차석진으로 변신한다. 박훈은 "이번 작품은 새로움의 연속이었다"며 "세계적으로 알려져있지 않은 우리나라 '결혼정보업체' 소재로 넷플릭스 작품으로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고 합류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희선의 오랜 팬이라고 밝힌 박훈은 "제 마음 속 92% 정도는 김희선 선배가 출연한다는 소식에 작품을 선택을 하게 됐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으로 물들였다.
차지연은 부와 권력을 탐하는 이들의 끝없는 본능을 자극해 렉스라는 왕국을 일군 최유선 대표 역을 열연한다. 그는 "'블랙의 신부'에서 렉스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고 감독님의 아이디어가 너무 획기적이었다. 전세계에서 많은 분들이 보시는데 한국만이 가진 신비로움이 있고, 이거는 꼭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서는 "(최유선 대표는) '과연 잠은 잘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전력가다. 누구나 부와 권력을 가지고 싶어 하지 않나. 본인이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고 싶어하는 인물"이라고 귀띔했다.
끝으로 김희선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고 싶나"라는 물음에 "시청자들이 작품을 보고 본인의 내재되어 있는 욕망은 어떤 것인가 아셨으면 좋겠다. '블랙의 신부'를 통해 많은 분들의 잠재워져 있는 욕망이 깨어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