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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군백기(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다시 팬들 곁으로 돌아온 가수 김호중이 여전히 거뜬하다는 것을 통쾌하게 알린다.
"장애인 복지관에서 복무했는데 생갭다 정이 많이 들었다. 감사한 기관에서 근무하다 보니 충전도 많이 된 것 같고, 행복하게 마무리 잘했다. 인간적으로 성장한 부분이 많았다. 그 친구들이 몸은 성인이지만 지능은 멈춰있다. 살면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이 친구들에게 느꼈다. 제 나름대로 힘들면 힘든 시기고 좋으면 좋은 시기를 청년으로 거쳤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해줘야 할지도 모르겠더라. 그런데 저보다 키 큰 친구들이 와서 '선생님 사랑해요'라며 손을 내밀더라. 복지관 친구들이 글은 모르지만 옆에 와서 '고맙소, 고맙소'라 했다. 살면서 쓰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그 공간 안에서 많이 느꼈다. 마음가짐부터 정신 교육을 시켜주는 것 같다."
김호중은 '군백기' 중에도 각종 기록을 세우며 팬덤 파워와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했었다. 그는 아쉬워할 팬들을 위해 최대한 많은 것을 남기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군백기'를 끝내고 돌아온 김호중은 최근 '평화콘서트', '드림콘서트 트롯' 등으로 팬들의 인기를 실감했단다. 실제로 당시 현장은 김호중 팬덤 아리스의 공식 색깔인 보라색으로 물들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평화콘서트' 때 낮에도 잠깐 봤는데, 줄이 한 300m 정도 있었다. 그래서 팬들과 처음 인사하는 자리다 보니, 인사도 드리고 했다. 그런데 해 지고나서 본공연 때 그 모습을 보니 실감 나더라. '드림콘서트 트롯' 때도 마찬가지다. '와, 내가 다시 돌아와야 하는 자리에 돌아왔구나'라는 생각이었다. 그 광경은 이루 말로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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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 감사한 마음이 컸던 김호중은 전역 후 첫 신곡을 팬송으로 발표했다. 신곡 '빛이 나는 사람'은 김호중이 팬들을 생각하며 직접 작사에 참여한 곡이다. 군 복무 기간 동안 팬들과 매주 2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느낀 다채로운 감정들을 애틋하게 그려낸 노래로,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휩쓰는 등 팬들의 반응도 좋다.
"팬카페에 팬들이 써줬던 내용이 첫 스타트였다. 그게 씨가 되고, 글이 되고, 편지가 되는 시간이 있었다. 팬들이 '호중 씨는 빛이 나는 사람이다. 이런 이유로 저희를 빛나게 해주는 사람이다'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걸 나열해서 재밌는 이벤트를 했으면 했다. 본인이 빛이 나는 사람이기 때문에, 누군가를 비출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세상에 나올 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숨겨두려고 했는데, 여기저기 도움받으면서 노래가 만들어졌다.
이어 김호중은 7월 27일 정규 2집 '파노라마'를 발매한다. 이번 앨범에는 인생의 주마등 속에 자리한 연인, 친구, 팬들에게 전하는 김호중의 안부 인사가 담긴다. 그는 군 복무 동안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음악에 대해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군대 가기 전에는 제 의지와 거리가 멀거나 남들이 원했던 음악을 많이 해야 했다. 군 복무 동안 어떤 음악을 해야 할지 생각했었다. 트로트로 장르를 구별 짓기보다는, 음악은 누가 부르냐에 따라 장르가 정해진다고 생각한다. 멜로디는 장르라 생각하고 싶지 않다. 대중 앞에 서는 사람으로 내 이름과 내 작품을 알릴 수 있는 것은 큰 복이라 생각한다. 당연히 인기가 없을 때도 있고, 조용할 때도 있는데, 이제는 제가 뭘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 때다.
팬들이 원하는 장르와 제가 하고 싶은 장르의 간극이 좁혀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제 음악들이 마음에 드실 것이란 생각이다. '호중이만 할 수 있는, 호중이한테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저번 클래식 앨범은 오페라 위주였다. 이번에는 이탈리아 민요라든지, 이루마 선생님과 협업한 곡도 있고, 라틴 음악도 들어가 있다. 전 세계 곡들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빠른 비트부터 느린 기타까지 들을 수 있다. 선곡 회의가 있었지만 제가 하고 싶었던 곡들로 추려서 리스트를 만들었다. 정말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오래 기다려준 팬들에게 애정이 듬뿍 담긴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가수가 되고 나서 제일 행복한 시간이 저라는 사람을 통해 인생이 외롭지 않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좀 외롭거나 마음에 상처받은 것을 김호중을 통해 팬들끼리 치유했으면 하는 말을 많이 했다. 지금은 팬들이 무료하지 않다고 하더라. 아리스끼리 모여서 차도 마시고, 밥도 먹고, 하루가 꽉 찼다더라. 그게 제일 큰 행복이다. 저를 통핸 한사람 삶이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좋은 일도 많이 하시더라. 앞으로도 그렇게 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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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