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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센캐 전문? 압박감 속 만족감有"…천우희, '한공주'→'앵커'로 괴물 같은 성장(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2-04-13 09:46 | 최종수정 2022-04-13 11:46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어느 것 하나 쉬운 캐릭터가 없다. 매 작품 꽃길 마다하고 가시밭길을 자처한 배우 천우희(35)의 단단한 연기력은 안주하지 않는 강단 있는 도전 정신이 만든 산물이다.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앵커'(정지연 감독, 인사이트필름·어바웃필름 제작)에서 죽음을 예고한 제보 전화를 받은 뉴스 메인 앵커 세라 역을 연기한 천우희. 그가 13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앵커'를 선택한 이유부터 작품에 쏟은 애정과 노력을 전했다.

'앵커'는 생방송 5분 전, 완벽했던 메인 앵커가 의문의 제보 전화를 받은 후, 모든 것이 흔들리는 비밀과 맞서는 모습을 긴장감 있게 풀어낸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티끌 한점 없어 보이는 완벽한 삶을 살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들이 그 자리에 가기까지 겪었을 경쟁과 불안, 강박 등 화려한 이면에 가려진 민낯을 드러내 감당하기 힘든 질실과 마주하는 날 선 스토리로 봄 극장가를 찾았다.

여기에 '앵커'는 천우희, 신하균, 이혜영 등 충무로 명품 배우들로 구성된 '갓벽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앵커'의 타이틀롤을 맡은 천우희는 앵커의 직업적 전문성을 완벽히 소화한 변신으로 눈길을 끈다. 집중적으로 뉴스를 많이 듣고 따라 하는 것은 물론 KBS 출신 김민정 아나운서의 도움을 받아 하루 4시간씩 반복해서 뉴스 스크립트를 읽는 법을 배우고 수업 내용을 녹음 및 청취, 교정을 반복하며 앵커 그 자체로 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더불어 스스로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 앵커의 완벽주의, 죽음의 제보전화 이후 뒤흔들리는 일상까지 예민하게 변해가며 느끼는 심리적 혼란과 공포를 섬세한 감정선으로 표현하며 다시 한번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


천우희는 '앵커'를 선택한 이유에 "앵커라는 직업이 가장 흥미로웠다. 연차가 쌓일수록 캐릭터 직업에도 경력이 쌓이고 있다. 연기로서 프로다운 면모를 표현하고 싶었던 때였다. 앵커라는 직업과 장르적 특성을 잘 표현한 것 같아 선택하게 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극적인 감정선이 많은데 장르적인 부분과 심리적인 부분이 결이 잘 맞게 선을 지키려고 노력했다"며 "인물의 감정적인 그래프가 잘 연결되는 게 중요했다. 최대한 관객에게 납득시키고 잘 연결되게 보이고 싶었다. 세라의 감정이나 욕망이 점점 크게 보일수록 연민이 느껴질 것 같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의 진폭보다 조금 더 크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천우희는 20일 관객을 만나는 '앵커' 뿐만 아니라 오는 27일 개봉 예정인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까지 연달아 신작을 공개해 팬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에 "극장가에 활력을 찾은 시기가 된 것 같아 기쁘다. 두 작품 모두 결이 전혀 다른 작품이라 비교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사실 예전에도 개봉이 겹치는 부분이 있다. 나름의 징크스라고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9년 차 간판 앵커 캐릭터 소화를 위해 열혈 수업을 들으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천우희. 그는 "앵커의 기초 과정부터 전부 배웠다. 발성, 속도, 자세, 전달하는 방식까지 모두 배웠다. 아나운서분이 앵커에 대해 '다리미로 편 듯한 모습'이라고 하더라. 이미지도 굉장히 중요했다. 연습밖에 답이 없었다. 직업군을 표현하는 게 굉장히 신경 쓰인다. 실제 직업군을 가진 분이 봤을 때 내 연기에 대해 아쉬움을 지적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그 차이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연습할 수밖에 없었다. 과거에는 뉴스를 사건, 사고만 봤다면 이제는 앵커의 모습을 관찰하게 됐다. 각자 방송사의 앵커마다 나오는 특징을 얻기도 하고 많이 배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앵커의 이미지를 위해 길렀던 머리를 잘랐다. 단발머리로 작품에 임한 것은 처음이었다. 처음 주변에서는 반응이 좋았다. 어려 보인다는 칭찬도 들었다. 전작에서는 거의 노메이크업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성숙해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앵커를 연기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내게는 인물의 감정적인 그래프가 잘 연결되는 게 중요했다. 최대한 관객에게 납득시키고 잘 연결되게 보이고 싶었다. 감정이나 욕망이 점점 크게 보일수록 세라에 대한 연민이 느껴질 것 같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의 진폭보다 조금 더 크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써니'(11, 강형철 감독) '한공주'(14, 이수진 감독) '곡성'(16, 나홍진 감독) 등 매 작품 센 캐릭터를 도전하는 것에 대해 "센 캐릭터를 통해 반전의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내 안에 감정을 끄집어 연기하긴 하지만 스스로는 항상 객관화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자기 감상에 빠지지 않고 연기할 수 있다. 물론 센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어느 정도 정신적 데미지는 있을 것이다. 배우들이 연기를 할 때 연기지만 뇌는 진짜라고 인식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온, 오프를 잘하려고 한다. 개인적인 나도 건강할 수 있고 연기적으로도 잘 표현될 수 있을 것 같아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했다.

이어 "센 캐릭터 도전은 항상 양면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스스로에게 압박감을 부여해 힘든 역경 속에 들어간 느낌이 있지만 그걸 해냈다는 나름의 만족감도 있다. 꼭 센 캐릭터라고 해서 혹은 반대로 즐거운 캐릭터라고 해서 어렵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이 작품은 여성 캐릭터가 끝까지 서사를 가지고 가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고 자부심을 더했다.


'앵커'에 담긴 욕망과 경쟁 메시지에 대해서도 자신의 연기론을 투영해 확고한 소신을 전하기도 했다. 천우희는 "배우는 늘 선택받는 직업이다. 외부적으로도 스스로도 경쟁 속에서 살아간다고 생각할 것 같다. 하지만 그 경쟁이라는 부분이 외부적인 평가가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다. 스스로 경쟁 심리나 자격지심, 의식 등의 감정은 사회가 주는 외부가 주는 평가로 만들어지는 것 같다. 개인마다 다를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나로서는 경쟁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작품마다 배우와 인연이 있다고 생각한다. 연기를 할 때 치열하지만 동료 배우를 의식하면서 경쟁하듯 연기하는 것은 내 가치관과 전혀 맞지 않다"고 소신을 전했다.


'앵커'는 방송국 간판 앵커에게 누군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며 직접 취재해 달라는 제보 전화가 걸려온 후, 그에게 벌어진 기묘한 일을 그린 작품이다. 천우희, 신하균, 이혜영 등이 출연했고 정지연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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