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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시맨틱에러' 박서함 "번아웃後 도전, 살면서 1위 처음 해봐요"(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03-03 13:58 | 최종수정 2022-03-04 07:44


배우 박서함이 2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3.02/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아이돌 그룹 크나큰의 멤버로 출발해 이제는 연기자가 됐다. 배우 박서함의 이야기. 3월 10일 군입대를 앞두고 박서함을 만났다.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만난 박서함은 최근 공개되고 있는 왓챠의 BL 드라마 '시맨틱 에러'(제이썬 극본, 김수정 연출)의 주인공인 장재영의 모습 그 자체로 등장했다. '시맨틱 에러'는 컴퓨터 공학과의 최고 아웃사이더 '추상우'와 디자인과 인싸 '장재영'이 각각 개발자와 디자이너로 만나 펼쳐지는 캠퍼스 로맨스 웹소설 '시멘틱 에러'를 원작으로 한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박서함은 장재영으로 분해 능글맞은 모습부터 진중한 매력까지 다채롭게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그런 '시맨틱 에러'와 박서함이 만난 것은 운명 같았다. 사실은 네 번이나 콜을 받았었다는 그는 "회사를 나온 뒤에 장재영 역할을 다시 받게 됐다. '생각해보겠다'고 말씀을 드렸었는데 재찬이를 그렇게 보니 너무 신기했다. 하지만 당장 다음 주가 촬영 시작이었고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어서 거절했었다. 원작도 너무 컸고, 플랫폼도 컸고, 또 드라마화 자체만으로도 반발이 많았던 드라마에다 연기를 쉰 지도 오래돼 제 자신에 대한 자존감도 많이 낮았던 상태였다"고 했다.

박서함은 지난해 9월 크나큰 활동을 마무리하며 번아웃을 맞았다. 그는 "은퇴를 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였고, 90% 정도는 마음을 굳혔었다. 그때는 다른 회사의 러브콜이 와도 '죄송하다'고 거절했었고, 한참 번아웃이 심해 집에만 있을 때 '시맨틱 에러'의 캐스팅이 왔던 거다. 그때 '그래도 허투로 활동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해볼 만 한가' 싶은 마음에 오디션에 갔다. 그래도 일주일이란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 원작도 봐야 하고, 대본도 봐야 하고, 게다가 회사도 없으니 모든 일정을 제가 정리를 해야 해서 쉽지 않았다. 하루가 24시간이면 대본을 14시간을 보고 10시간을 정리를 했던 것"이라고 했다.


배우 박서함이 2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3.02/
그럼에도 "운명"이라는 생각에 출연을 결정했던 그다. 박서함은 "당장 내일 모레가 전체 리딩이라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못할 것 같았다. 그렇지만, 나에게 번아웃이 왔을 때 온 작품이고, 상대가 (박)재찬이고, 그래서 한 번 해보자고 생각했다. '돈 주고도 못 배울 경험 한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다행히 하늘이 도운 것이 장마철이라 촬영이 한주가 밀려서 제게 2주란 시간이 생겼었다. 그때 감독님과 6~7시간을 리딩했고, 재찬이가 저와 대본을 맞춰주느라 힘들었을 거다. 마지막까지 리딩을 맞춰주고 연습이 끝나고 와서도 호흡을 맞춰주고 하니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평소 자존감이 낮은 상태였다는 박서함은 '시맨틱 에러'와 박재찬을 통해 그 자존감을 되찾았다고. 20대 전체를 함께 보내고 5년의 시간을 함께했던 아이돌 그룹 크나큰 활동을 마치고 난 뒤에는 눈물을 쏟아낼 정도로 좌절했다고. '새벽 감성'을 드러낼 정도로 연습생 시절부터 시작해 크나큰의 모든 활동을 돌아보며 마음 아픈 시간을 보냈다는 박서함은 '시맨틱 에러'로 점차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갔다. 그는 "자존감이 바닥인 상태에서 촬영장에 가니 감독님도 '왜 이렇게 위축됐느냐'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옆에서 재찬이가 제 자존감을 올려줬다. 제가 뭐만 해도 '형 진짜 재영이 같아요'하면서 저를 칭찬해줬고, 그게 너무 고마웠다. 둘 다 아이돌 생활을 했으니 힘듦을 아는데, 재찬이도 그 어린 나이에 자존감이 고갈됐다는 것을 느꼈나 보다. 재찬이가 컴백 준비로 바빴음에도 자기 잘 시간을 줄여가며 저를 도와주니 저도 이 친구에게 뭐를 보답할 수 있을지 생각했고, 제가 뭘 사주면 미안해하는 재찬이에게 '내가 너 앞으로 받는 게 익숙하게 해줄게'라고 했다"고 말했다.


배우 박서함이 2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3.02/
'시맨틱 에러'는 섬세한 연출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캐스팅 등으로 인해 마니아층을 형성 중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역시 급증했다. 박서함은 "원래는 17만명 정도였는데 22만명이 됐고 고독방도 생겼다. 팬분들과 소통하기를 워낙 좋아해서 아직도 고독방을 나오지 않았는데 1000분이 넘는 분들이 모여서 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주신다. 그런 걸 보면서 너무 즐겁고 귀엽다. 새로 입덕해주신 팬들께 저를 그동안 좋아해주신 분들이 정보를 물어보고 알려주시는 모습들이 너무 귀여워 저도 '귀여워!'라고 댓글도 단다. 늘 그러다 보니 팬들이 너무 소중해지고, 팬들이 저를 '아빠'라고 부르는데, 그러다 보니 딸과 아들을 챙기는 책임감이 생겨났다"고 했다.

특히 '시맨틱 에러'는 왓챠 앱 내에서 1위를 지키며 좋은 반응을 얻는 중. 박서함은 "기분 좋은 말들도 재미있게 보고 안좋은 말들은 새겨서 듣고 있다. 저와 재찬이는 둘 다 태어나서 1등을 못 해봤다. 그런데 '시맨틱 에러'로 1등을 해본 것이 인생의 처음이었다. 재찬이도 저도 처음이다 보니 '1등이라고?'하면서 '실감이 안 난다'고 했었다. 우리 둘 다 실감이 안 나다 보니 반응이 처음엔 크지 못했다. '우와. 대박'이었는데, 둘 다 점점 한 두시간이 지나니 감정이 올라가더라. 그러면서 '우와 진짜 1등이네!'하게 됐다. 그래서 그날 기분 좋게 소고기 먹고, 하루하루 지나면서 더 기분이 좋았다. 팬분들은 1등에서 안 내려오게 한다고 스트리밍을 하신다더라. 그래서 재찬이랑 저랑 '너나 나나 시맨틱에러 하길 잘한 것 같아'하고 기분 좋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배우 박서함이 2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3.02/

박서함은 오는 3월 10일 입대하며 '시맨틱 에러'의 인기와는 잠시 작별하게 됐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연기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꿈꾸며 발전돼 돌아올 모습도 예고했다. 박서함은 "한편으로는 2년간 배울 수 있어서 좋다.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간다는 마음이다. 당연히 반응이 좋으니 아쉬웠고, 저만 안 간다면 시즌2가 바로 나올 수 있었을텐데, 너무 아쉽다"면서 "시즌2가 만약에 만들어지게 된다면, 회차가 짧다는 이야기가 많으니 10부작으로 돌아오면 좋겠고, 시즌2를 하게 된다면 미국 촬영도 가고 싶다는 마음"이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배우 인생의 시즌2로 돌아오게 될 박서함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박서함은 "저는 김순옥 작가님 작품에 꼭 출연하고 싶다. '펜트하우스'는 제가 번아웃에 빠졌을 때 그 시기를 버티게 해준 드라마다. 뭔가 다음 회가 궁금하니 '펜하'를 돌려보고는 했다. 시즌3까지 다 재미있고, 저는 정말 '펜까살(펜트하우스 까면 사살)' 수준이다. 너무 재미있었다. 저의 최애는 주단태(엄기준)이고 차애가 주석경(한지현), 그리고 차차애가 도비서(김도현)다. 저는 양집사님도 좋아했고 감탄을 하면서 봤다. '언니가 살아있다'랑 '왔다 장보리'도 저의 최애 드라마인데, 제가 이찬원이랑 친한데 찬원이가 '사랑과 전쟁'을 매일 집에 틀어두는데, 제가 가서 '신세계를 보여줄게'하면서 유튜브에 '언니는 살아있다' 요약본을 틀어주니 완전히 미치더라. 불을 다 꺼놓고 그것만 봤다. 그 정도로 제가 팬인데, 꼭 김순옥 작가님의 작품에 출연해보고 싶은 마음"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박서함은 오는 3월 10일 훈련소를 통해 입소한 뒤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복무할 예정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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