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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국 영화의 쇠락이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흥행 10위 권 내 한국 영화는 단 2편. 영화산업 시장 규모가 2년째 감소하며 위기가 턱 끝까지 차올랐다.
더욱이, 2021년에는 지난 10년간 유지되던 한국 영화 관객 점유율 우위가 깨졌다. 또한 전체 극장 매출 가운데 한국 영화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29.7%에 그친 반면 외화 매출 점유율은 70.3%까지 증가하였다. 우리나라 인구 1인당 연평균 극장 관람횟수 또한 1.17회로 2020년 1.15회 보다는 조금 늘었으나, 2019년의 4.37회에 비하면 3.2회 감소한 수치이다.
극장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지난해 기준 박스오피스 1위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존 왓츠 감독)으로 매출액 557억원, 관객 수 556만명을 기록했다. 2위는 '모가디슈'(류승완 감독)로 매출액 346억원, 관객 수 361만명으로 박스오피스 상위 5위 내 유일한 한국 영화였다. 3위는 매출액 317억원, 관객 수 305만명의 '이터널스'(클로이 자오 감독), 4위는 매출액 300억원, 관객 수 296만명의 '블랙 위도우'(케이트 쇼트랜드 감독), 5위에는 매출액 221억원, 관객 수 229만명의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저스틴 린 감독)가 자리했다.
2021년 가장 많은 관객 수를 기록한 날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개봉 11일 차인 12월 25일로, 전체 관객 수는 81만4324명이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극장가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2020년 2월 이후 최다 일일 관객 수였다. 2021년 일별 전체 관객 수 순위 1위부터 4위까지가 모두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개봉 1~2주 차에 집중되어 있었다.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도 달라졌다. 국내 배급사가 우위를 차지했던 과거와 달리 지난해에는 디즈니가 24.3%로 1위를 차지, 2위는 점유율 13.9%의 소니가 순위에 올랐다. 3위는 롯데(9.0%)로 배급사 관객 점유율 5위권에 오른 유일한 국내 배급사였다. 2003년 이후부터 3위권 밖으로 떨어진 적 없었던 CJ E&M은 관객 점유율 6.9%로 6위로 하락했다.
2021년 한국 영화 제작비 간이조사 결과 2021년 개봉한 순제작비 30억원 이상 상업영화는 17편으로 2020년 29편보다 58.6% 감소하였다. 순제작비 규모별로는 100억원 이상~150억원 미만 구간의 수익률이 1.4%로 가장 높았고, 모든 구간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손익분기점(BEP)를 상회한 작품은 3편으로 전체의 17.6%에 불과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21년 조사한 극장 외 시장 매출규모는 3838억원으로 파악되었다. 전년 대비 15.0% 감소한 금액이다. 한국 영화산업 주요 부문(극장, 극장 외, 해외) 가운데 극장 외 시장은 37.5%를 차지했다. 지난해 42.9%에 비해 5.4%p 감소한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한국 영화 수출 위축세가 본격화되기도 했다. 2021년 완성작 수출과 서비스 수출 금액을 합친 한국 영화 해외 수출 총액은 4863만달러로 전년 대비 41.8% 감소했다. 완성작 수출액은 4303만달러로 전년 대비 20.5%, 기술서비스 수출은 560만달러로 전년 대비 81.0% 급감했다.
국내 극장 개봉이 연이어 연기되는 가운데 세일즈 가능한 라인업 구성에 어려움이 있었으며, 해외 영화 프로젝트 참여 수주 및 해외 촬영진을 국내로 불러오는 로케이션 부문도 크게 위축됐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꾸준한 수요로 시장을 지탱하는 한편, 한동안 침체를 거듭했던 중국 수출액이 상승했다. 또한 그동안 막혀있던 중국 극장가에 6년 만에 한국영화가 정식 개봉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독립 예술 영화 최고 흥행작은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로, 113만 관객을 기록하며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윤여정의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의 힘으로 독립 예술 영화상 큰 흥행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독립 예술 영화가 1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2019년 '항거: 유관순 이야기'(조민호 감독)의 기록(116만명) 이후 2년 만이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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