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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MBC '선을 넘는 녀석들'이 시대를 앞서간 조선의 신여성 나혜석을 조명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나혜석이 첫 아이를 임신, 출산하며 쓴 '모(母)된 감상기'였다. 전현무는 '모성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강요하지 마라'라는 내용의 '모(母)된 감상기'를 소개했다. 이 글에는 출산에 대한 리얼한 묘사는 물론, '자식은 모체의 살점을 뜯어먹는 악마다'라는 표현이 있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모(母)된 감상기'는 당시 조선 사회를 발칵 뒤집었다. 나혜석은 자신의 글을 비판하는 백결생이라는 필명의 남자와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임신을 여성의 최대 의무라고 말하는 백결생의 글에 조목조목 반박을 가한 것. 전현무는 "'모성애는 여성에게 탑재가 되어 있다'는 생각에 경종을 울린 글이다"라며 감탄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러한 나혜석의 삶이 180도 꺾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편 김우영과 함께 떠난 세계 여행 중 파리에서 한 남자 최린을 만났고, 그로 인해 이혼까지 하게 된 것. 나혜석은 이혼 후에도 작품 활동을 멈추지 않았지만, '이혼녀'라는 꼬리표로 인해 세간의 시선은 부정적이었다.
여기서 나혜석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심용환은 비난에 정면 돌파하는 나혜석의 글 '이혼고백장'을 소개했다. 나혜석은 조선 남성들에게 '너희는 얼마나 떳떳하냐' 목소리를 내고, '왜 여성에게만 손가락질하냐'며 문제 제기를 했다고. 이 글은 다시 한번 조선 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나혜석은 최린에게도 파경의 책임을 물으며 위자료 청구 소송까지 했다고.
이후 나혜석의 삶은 경제적 궁핍과 사회적 비난에 내리막길로 치닫게 됐다. 돌연 행방불명이 된 나혜석은 1948년 길거리에서 쓰러진 채 발견, 53세 나이로 외로운 삶을 마감했다고. 심용환은 여성으로서 사회에 맞선 나혜석의 용기 있는 외침을 이야기하며, "1호였기에 엄청난 고통을 감수했고, 그랬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 뒤를 따를 수 있다는 것을 놓치면 안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대를 앞서간 '조선의 신여성' 나혜석을 조명한 이날 '선녀들'의 배움 여행은 역사와 함께 상담 심리를 곁들여 더 풍성한 시간을 만들었다. 박재연 마스터는 이혼을 실패로 치부하기 보다는 인생의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자세, 나혜석처럼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방법, 나혜석의 아이들이 가졌을 더 큰 상처 등 오늘날에도 적용할 수 있는 상담 심리로 역사를 풀어내 관심을 집중시켰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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