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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구, 드라마를 명품으로 만드는 '괴물' 같은 연기력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1-03-14 10:41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여진구가 괴물 같은 몰입도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괴물'(연출 심나연, 극본 김수진, 제작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JTBC스튜디오) 8회에서는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거침없이 직진하는 한주원(여진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더는 혼란에 휩쓸리지 않고 진실에 다가가는 그의 본능은 짜릿함을 안겼다. 특히, 강진묵(이규회 분)의 자백을 받기 위해 치밀한 수 싸움을 벌이는 한주원의 활약이 빛을 발했다. 범인의 심리를 조이고, 옭아매다, 끝내 무참히 무너뜨리며 엘리트 형사다운 면모를 발휘했다. 심리 추적 스릴러에 쫄깃함을 더한 여진구의 진가가 돋보인 명장면. '괴물'은 강진묵의 죽음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 괴물을 잡기 위해 법과 원칙을 깨부순 괴물 같은 두 남자, 이동식(신하균 분)과 한주원의 진실 추적 2막에 뜨거운 기대가 쏠리고 있다.

이날 강진묵은 이동식과 한주원의 등장에 굳게 다물었던 입을 열었다. 그는 "말이 너무 많았어. 그래서 화가 난 거지"라고 읊조리다가도, 그것이 모두 자신의 상상이고 그 대상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알 수 없는 말들로 혼란을 야기했다. 이어 "그 여자들, 회개했겠지?"라며 자신이 살해한 피해자들의 사체처럼 두 손을 모은 그를 잠자코 지켜보고 있던 한주원은 "모두 죄가 있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이금화(차청화 분)를 비롯해 성매매 단속과 연관되어 있던 다른 피해자들과 달리, 강민정(강민정 분)만이 연결고리가 없음을 파악하고 있던 것. 이에 한주원은 "강민정 씨 말이에요, 친딸 아니지?"라는 도발로 쐐기를 박았다. 여기에 이동식까지 가세해 강민정의 친모 윤미혜(조지승 분)의 이름을 언급하자, 강진묵은 광분하며 난동을 부렸다.

한주원은 윤미혜를 찾아 부산으로 향했다. 이금화가 살해되기 직전 남긴 메시지가 강진묵을 가리킨다는 것, 뜻 모를 문자가 윤미혜의 가명 '혜미'를 뜻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강진묵은 자신을 버리고 도망간 윤미혜를 20년간 찾아다녔다. 네 명의 피해자를 살해한 이유도 윤미혜에게 자신이 쫓고 있다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함이었다. 바로 강진묵이 윤미혜를 살해할 계획을 품고 있던 것. 한주원은 뒤따라 내려온 이동식과 함께 윤미혜의 행적을 추적했다. 두 사람은 그가 이미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고, 이로써 강진묵이 강민아를 살해한 이유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윤미혜에게 쌓아둔 분노가 강민아를 향해 터져버린 것이었다.

판세는 이동식, 한주원에게 기울었다. 이제 피해자들의 사체를 찾기 위해 강진묵의 자백을 받아내는 일만이 남았다. 이에 두 사람의 괴물 같은 공조가 시작됐다. 한주원은 "윤미혜 씨 사망 소식을 들었다면서요"라고 운을 떼며, 강진묵의 속내를 훤히 들여다보듯 집요한 심문으로 그를 사정없이 뒤흔들었다. 그리고 윤미혜가 살아있다는 거짓말과 함께, "사람 잘못 죽였네요, 강진묵 씨. 죽여야 할 사람이 살아있네"라는 미끼를 던져 완벽하게 낚았다. 연쇄 살인범 강진묵의 범행은 상상을 초월했다. 만양 곳곳에 피해자들을 묻은 그의 잔혹함은 소름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이동식의 동생 이유연(문주연 분)의 사체는 어디에도 없었다. 이동식의 절망에 한주원의 심장도 요동쳤다. 그리고 다시 반전이 찾아왔다. 강진묵이 유치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동식아, 유연이는 아니야'라고 피로 남긴 강진묵의 다잉메시지는 충격과 함께 미스터리를 고조시켰다.

이날 여진구의 열연은 차원이 다른 흡인력을 선사했다. 이동식과의 공조가 본격 가동된 가운데, 한주원은 더욱 집요하고 날카롭게 사건의 이면을 파고들었다. 그는 강진묵이 강민정의 친부가 아니었고 최후의 타깃은 윤미혜였다는 핵심을 짚어 내는 데 성공했다.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며 상대의 급소를 찌르는 여진구의 '한방'은 강력했고, 무엇보다 심연을 꿰뚫는 예리한 눈빛은 시청자들을 흔들었다.

이동식을 향한 한주원의 감정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쌍둥이 동생 이유연부터 마지막 피해자 강민정까지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괴물'을 잡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동식. 그를 지켜보는 한주원의 가슴 속에는 왠지 모를 공감과 연민, 뜨거운 집념과 분노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치밀한 분석과 디테일한 연기로 감정의 변주를 이어가는 여진구의 열연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JTBC '괴물'은 매주 금, 토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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