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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역시 문영남 작가였다. 첫 방송된 '오케이 광자매'가 첫 방송부터 긴박감 넘치는 전개로 폭발적인 몰입도를 선사하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런가하면 과거를 회고하며 괴로워하던 이철수는 약을 먹은 후 어지러워하면서 일어나지 못하고 쓰러졌던 상태. 이내 사색이 된 표정의 이광식이 이광남에게 전화를 걸어 "아부지 돌아가셨대"라면서 울먹이는 모습이 담겨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무엇보다 '오케이 광자매'는 첫 방송에서부터 인생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은 문영남 작가의 찰진 말맛과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서사가 빛을 발하며 시청자들을 집중시켰다. 가족들 사이에 오가는 일상 대사들과 갑작스런 코로나 사태를 맞아 혼란이 가중됐던 당시의 상황들이 생생하게 담기면서 우리네 현실을 반영한 리얼리티가 극대화된 것. 특히 문영남 작가는 특유의 감칠맛 나는 대사로 캐릭터 각각의 개성이 살아 숨 쉬도록 생명력을 불어넣는가 하면, 눈 뗄 틈 없이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로 안방극장을 매료시켰다. 이진서 감독은 전통적인 가족극에서의 평범한 장면들을 벗어나 톡톡 튀는 색다른 영상미로 차별화를 더했다. 속도감 있는 장면들은 물론 감각적이고 섬세한 연출로 풍부한 볼거리를 안겼다.
김경남은 록가수를 꿈꾸며 허름한 옥탑방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졸지에 아는 동생의 쌍둥이를 도맡아 고군분투하는, 평탄치 않은 한예슬의 면모를 물오른 연기력으로 담아냈다. 이보희는 생선 장사로 억척스럽게 살아오며 조카들을 친자식처럼 살뜰하게 키운 이모 오봉자 역을, 이병준은 구수한 사투리를 내뱉으며 첫째 아들에게만 유별난 사랑을 주고 둘째 아들 한예슬에게는 구박만 일삼는 한돌세 역을 맞춤옷을 입은 듯 완성했다.
최대철은 잘 나가는 변호사임에도 불구, 집에서는 남편으로서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짠함을 유발하는 배변호 역을, 하재숙은 푸근하고 수더분한 배변호의 단골식당 주인 신마리아 역을 자연스럽게 펼쳐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관록과 연륜의 배우들과 신선하고 풋풋한 배우들의 환상적인 연기합이 각 장면마다 시너지를 터트리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였다.
이날 방송은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1부 20.3% 2부 23.5%를 기록했다. 첫 방송부터 20%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우면서 주말극으로 2년 만에 복귀한 문영남 작가의 위력을 입증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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