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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靑청원 "'치매' 윤정희 방치됐다"vs백건우 "근거없는 주장"(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1-02-07 14:41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1세대 '여배우 트로이카'로 많은 사랑을 받은 '국민 배우' 윤정희가 현재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투병 중인 가운데 남편이자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딸이자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로부터 프랑스에서 방치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충격을 안겼다. 뒤늦게 백건우가 "근거없는 주장"이라며 반박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스러져가는 영화배우 A씨를 구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영화배우와 그의 남편, 딸의 실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프랑스에서 거주 중이며 알츠하이머 투병 등의 내용을 공개해 청원글의 주인공 A씨가 윤정희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청원인은 "A씨가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 당뇨 투병 중에 있다. 수십년을 살아온 파리 외곽 지역 방센느에 있는 본인 집에는 한사코 아내 A씨를 피하는 남편 B씨가 기거하고 있어 들어가지도 못한다"고 충격적인 상황을 전했다.

또한 "A씨가 따로 떨어져 있는 집에는 생면부지의 한 프랑스인이 세입자로 들어와 있는데 이 프랑스인은 본인의 풀타임 직업이 있어 아침에 출근한다. 낮에 알츠하이머 환자인 A씨가 스스로 당뇨약 등 처방약을 제대로 복용하고 있는지, 아니면 누가 도와주는 사람이 있는지 딸에게 물어도 알려주지도 않는다. 필요한 약을 제때 복용하지 못할 경우, 특히 당뇨약의 경우 치명적인 상황이 올 수 있어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A씨는 근처에 딸이 살지만 딸 역시 직업과 가정생활로 바빠서 자신의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 직계 가족인 배우자와 딸로부터 방치된 채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힘든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A씨는 혼자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감옥같은 생활을 한다. 간병인도 따로 없고 프랑스 정부 보조 프로그램에서는 지원하는 사람이 일주일에 세 번 와서 청소를 해주고 간다. A씨의 형제들이 딸에게 자유롭게 전화와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감옥 속 죄수를 면회하듯이 횟수와 시간을 정해줬다. 전화는 한 달에 한 번 30분 동안만 가능하고, 방문은 3개월에 한 번 2시간씩 할 수 있다. 전화통화를 하려면 2주 전에, 방문을 하려면 한 달 전에 약속을 해야한다. 개인의 자유가 심각하게 유린되고 있고 인간의 기본권은 찾아볼 수 없다. 자유로운 전화통화도 할 수 없고 우편물을 보내도 반송된다"고 폭로했다.


'국민 배우' 윤정희의 충격적인 프랑스 생활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일파만파 퍼졌다. 청원글이 게재된 이후 이틀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고 진실 여부에 대한 네티즌의 공방이 벌어졌다. 결국 백건우 측은 논란을 해명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사건을 진화하기에 나섰다.

백건우의 공연기획사 빈체로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당사 아티스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그의 딸 백진희에 대해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내용은 거짓이며 근거 없는 주장이다. 2019년 5월 1일 윤정희가 파리로 돌아가며 시작된 분쟁은 2020년 11월 파리고등법원의 최종 판결과 함께 항소인의 패소로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이어 "백건우와 윤정희는 평생을 함께 연주 여행을 다녔지만 몇 년 전부터 윤정희의 건강이 빠르게 악화되며 길게는 수십 시간에 다다르는 먼 여행길에 동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가족과 멀리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요양병원보다는 가족과 가까이서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인 백진희의 아파트 바로 옆집에서 백건우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따뜻한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게시글의 내용과는 달리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 및 치료와 함께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으며, 게시글에 언급된 제한된 전화 및 방문 약속은 모두 법원의 판결 아래 결정된 내용임을 분명히 말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백건우 측은 "현재 윤정희는 안락하고 안정된 생활이 필요하다. 공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개인사가 낱낱이 공개되는 상황은 원치 않는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작성된 악의적인 게시글의 무분별한 유포 및 루머 재생산, 추측성 보도 등 아티스트와 아티스트 가족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하는 모든 행위를 더 이상 삼가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윤정희는 1960년대를 풍미한 1세대 '여배우 트로이카'로 꼽히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국 영화계의 산증인이기도 한 그는 32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3회, 대종상 여우주연상 3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 3회 수상이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모두가 인정한 전설적인 대배우로 거듭났다. 무엇보다 윤정희는 프랑스 유학 당시 1976년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결혼했고 이듬해 딸 백진희를 낳았다. 딸 백진희는 현재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윤정희의 마지막 작품은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다. 국내 영화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휩쓸 뿐만 아니라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고 LA 비평가협회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2019년 남편 백건우가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아내 윤정희가 10년째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라고 밝혀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알츠하이머 투병이 밝혀진 이후 윤정희는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프랑스에서 치료를 이어갔고 2018년 열린 제38회 영평상 시상식에 참석해 공로영화인상 수상, 건강한 모습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팬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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