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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연일 시청자들 가슴에 깊은 울림을 남기고 있다. 음악대학교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청춘들의 아픔과 갈등이 공감을 자아내고 있는 것. 특히 이 극의 기초를 만들어낸 류보리 작가의 잔잔한 글이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류보리 극본, 조영민 연출)는 스물아홉 경계에 선 클래식 음악 학도들의 아슬아슬 흔들리는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최근 8회를 방송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8회에서는 채송아(박은빈)과 박준영(김민재)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뜨거운 입맞춤을 나눈 한편, 자신들의 경력과 관련해서는 경쟁을 펼치는 모습이 그려져 시선을 모았다. 여기에 한현호(김성철)와 이정경(박지현) 커플의 이별 후 이야기 역시 큰 공감을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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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잔잔함 속의 마라맛을 숨기고 있다는 시청자들의 칭찬을 받는 중. 잔잔한 듯 하다가도 쉽게 참지 않는 캐릭터들 각각의 성격이 매력적으로 그려진 작품이다. 류 작가는 "송아는 가장 조용하고 여려보이지만, 가장 내면이 단단한 인물이다. 자기가 사랑하는 것에 있어서는 조용히, 그러나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성격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에 잘 인내하는 사람이기에 상처를 받아도 대부분 꾹꾹 참는 사람이다. 어쨌든 송아는 사려깊고 현명한 인물이기 때문에 가장 약해보이고 많이 흔들릴지라도 이 성장의 시간을 통과하고 나면 결국 송아의 단단한 내면이 가장 빛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준영에 대해서는 "준영은 화려해보이는 삶을 살고 있고 굉장히 어른스러워 보이지만, 사실 상처가 많은 사람이다. 천성이 착하고 남을 배려하는 것이 익숙한 사람이지만, 그렇다 보니 막상 자기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에 서툴고 그래서 송아와 사랑을 하면서 처음으로 감정의 파고를 겪더 보니 실수도 하게 된다. 송아와 사랑을 자각하고 확인한 이제부터는 여러가지 상황 때문에 기존과는 다른 모습도 보여질 것 같다. 하지만 그게 준영이라는 인물의 서장의 한 면이라 생각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제대로 알아나가기 시작하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그렇게 성장하며 자기 모습을 찾는 것"이라며 "한편 준영이 정경에게 선을 긋고 화를 내는 건 준영이 15년간 그토록 지켜오려고 애썼던 균형이 깨졌기 대문에 그걸 다시 돌려놓고 싶은 준영의 발버둥에 가까울 거 같다. 안식년이 시작되면서 준영의 기존 세계가 깨져나가기 시작하지만, 이 성장통을 겨고 나면 준영이도 분명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마했다.
드라마 속에서 시청자들에게 현재 '미움'을 받고 있는 이정경에 대해서 류 작가는 "이 드라마에서 가장 불안정한 인물"이라며 "엄마의 사고 이후 자라지 못한 인물이고 사라진 재능에 대한 콤플렉스가 정경을 지배하는 가장 큰 저서이고, 그걸 감추려고 노력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위악을 떨면서 강한 척하는 인물이다. 정경의 지난 15년 동안 정경의 세계에는 현호와 준영밖에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이 세계가 흔들리게 되자 정경은 크게 당황스러워하고, 그래서 처음 겪는 이런 혼돈에 충동적인 행동이나 말을 뱉어내게 된다. 그러나 충동적으로 한 행동이나 말에 후회하지만 그걸 다시 주워담기보다는 일부러 더 강한 척 위악을 떠는 사람이다. 그리고 어쨌든 지난 10년간 현호의 순애보 속에서만 살아왔다 보니 현호 외의 사람과는 제대로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법을 잘 모르기도 한다. 그래서 안쓰럽다"고 했다.
류 작가는 특히 현재 시청자들에게 비호감으로 인식되고 있는 이정경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그는 "극 초반 편집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삭제된 장면들이 많아 제작진 모두 정경이에 대한 미안함이 있다. 하지만 제멋대로이고 충동적인 정경이도 분명 이렇게 행동한 이유가 있고, 그렇기에 누구보다 아픈 성장통을 겪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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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보리 작가는 극중 인물인 한현호에 대해 "절절한 순애보를 가진 인물"이라며 "정경에게 무한한 애정을 표현해왔고 그 십년간의 연애가 일방적으로 종료되자 처음에는 정경을 잡아도 보고 담담하게 이별을 인정도 해보지만 그 세월의 무게 때문에 힘들어하는 인물이다. 현호는 정경이 흔들리는 상대가 자신의 절친이라는 것을 알자 오히려 두려워져 정경에게 묻지 못하다가 정경이 결국 뱉어낸 준영이라는 이름에 흔들리고 폭발했지만 음악계가 좁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경과 준영을 계속 마주치게 될 텐데, 현호가 이들을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끝까지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8회를 지나며 후반부로 접어든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키워드는 이제 '성장'이다. 초반부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정리되는 과정을 그렸다면, 이들이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모습들이 후반부를 채울 예정. 류 작가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청춘멜로극이지만 성장물이다. 이 드라마의 인물들은 강한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달려가는 인물들이 아니라, 불안 속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힘들어하지만, 결국에는 행복을 찾아가기 위해 애쓰는 인물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극 중반을 넘어서며 모든 인물들이 갈등을 겪게 된다. 그 갈등은 감정적인 갈등일 수도 있고, 사전적인 갈등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 진심으로 행복해하고 싶어하는 인물들이고, 결국은 각자의 사랑을 통해 모두 성장해나갈 것이기에 이들의 아픔과 흔들림을 함께 지켜봐주시며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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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보리 작가는 마지막으로 "작품을 준비하며 감독님께 '이 드라마는, 보고 나서 자려고 누웠는데 이상하게 계속 생각나는 그런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너무 추상적이긴 하지만, 이 말처럼 보시는 분들의 마음을 끊임없이 건드릴 작품, 또 이 청춘들이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응원해주신 작품으로 남을 수 있으면 정말 감사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앞으로 8회를 남겨둔 상태. 후반부 펼쳐질 등장인물들의 사랑과 갈등, 성장에 관심이 쏠린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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