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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제가 내년부터 주연상 부문을 성별 구분 없이 통합해 시상한다.
베를린영화제는 1951년 독일의 통일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시작된 영화제로 매년 2월 중순에 열린다. 유구한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는 베를린영화제는 칸영화제, 베니스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며 특히 세계 3대 영화제 중 가장 비평가 위주의 예술 작품 발굴을 중시하는 영화제로 씨네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 영화에 대한 사랑도 남다른 베를린영화제다. 최근인 2017년 열린 제67회 베를린영화제에서 '밤의 해변에서 혼자'(홍상수 감독)의 김민희가 한국 배우 최초 은곰상(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연인인 홍상수 감독 역시 3년 뒤인 올해 2월 열린 제70회 베를린영화제에서 '도망친 여자'로 은곰상(감독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에 앞서 1961년 강대진 감독이 '마부'로 특별은곰상을, 1993년 장선우 감독이 '화엄경'으로 은곰상(알프레드 바우어상)을, 2004년 김기덕 감독이 '사마리아'로 은곰상(감독상)을, 2005년 임권택 감독이 명예황금곰상을, 2007년 박찬욱 감독이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로 은곰상(알프레드 바우어상)을, 2010년 박찬욱·박찬경 형제 감독이 단편 '파란만장'으로 황금곰상(단편부문)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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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장선우 감독, 박찬욱 감독이 수상했던 알프레드 바우어 상 역시 폐지된다. 알프레드 바우어 상은 베를린영화제 초대 집행위원장이자 독일 표현주의 영화 기법을 정착시킨 알프레드 바우어 촬영 감독의 이름을 딴 상으로 영화 예술에서 특별한 혁신을 이룬 작품에 수여하는 특별상이었지만 나치에 부역했다는 지적과 논란이 계속돼 결국 폐지하기로 결정됐다.
남·여주연상 통합이라는 파격 결단을 내린 베를린영화제에 지지를 보내는 이들도 있지만 반대로 '젠더 중립'이라는 포장으로 전보다 더 한 차별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계속해서 남성 배우 위주의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전반적인 세계 영화 산업 속에서 여성 배우의 연기를 평가받을 수 있는 작품이 상대적으로 열세하는 게 그 이유다. 오히려 수상의 기회를 빼앗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대하는 의견도 상당한 가운데 내년 베를린영화제가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한편 제71회 베를린영화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내년 2월 11일부터 2월 21일까지 11일간 독일 베를린에서 오프라인으로 개최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베를린영화제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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