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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화살' 정지영 감독, 스태프 보조금 횡령 혐의로 고발 당해…"혼자 쓴 각본, 공동 각본 강요" 폭로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08-24 11:15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영화 '블랙머니',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를 연출한 정지영 감독이 횡령 혐의로 고발당했다.

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 양태정 변호사는 24일 한현근 시나리오 작가를 대리해 정지영 감독과 아우라픽처스를 업무상횡령·사기·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날 오후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한 작가는 정 감독과 아우라픽쳐스가 2011년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스태프 처우 개선을 목적으로 지급한 지원금을 스태프 통장에 입금했다가 다시 프로듀서 계좌로 돌려받고, 또한 '남영동 1995' 제작 과정에서 일부 스태프에게 지급한 급여를 대표의 계좌로 돌려받는 식으로 횡령했다고 밝혔다.

아우라픽쳐스는 정지영 감독의 아들이 대표이사로 있는 제작사다. 한 작가 측은 "아들이 대표이사, 배우자가 감사를 맡고 있는 가족회사"라면서 "정지영 감독이 사내이사로서 실질적인 경영경과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변호사는 "영진위와의 지원금 약정 단계에서부터 스태프에게 지급돼야 할 급여를 가로챌 의사를 가지고 영진위를 기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런 식의 편취행위는 업무상횡령·보조금법 위반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지영 감독이 제작자로서 오랜 시간 스태프를 혹사시키고 임금을 착취했다"고 주장하는 한현근 작가는 '부러진 화살'과 '남영동 1985' 등의 작품으로 정 감독과 아우라픽쳐스가 수십억을 벌었음에도 스태프와 갱가는 급여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며 "정지영 감독을 선배 영화인으로서, 한 사람의 영화감독으로서 좋아했고 그가 변화하기를 기다렸지만, 더는 그의 횡포를 좌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고발 계기에 대해 말했다.

또한 한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부러진 화살'은 한현근 작가 혼자 집필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정 감독의 강요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공동 갱가로 등록했다고 폭로하며 "만 잘못된 크레딧을 바로잡아 바람직한 선례를 남기고 한국 영화계의 발전과 스태프 처우 개선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1983년 개봉한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로 데뷔한 정지영 감독은 '남부군'(1990), '하얀 전쟁'(1992),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1994), '부러진 화살'(2012), '남영동1985'(2012), '블랙머니'(2019)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 사회와 역사의 어두운 단면을 날카롭게 고발해 왔다. '천안함 프로젝트'(2013), '직지코드'(2017), '국정교과서 516일: 끝나지 않은 역사전쟁'(2017) 등의 다큐멘터리도 제작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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