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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운명은 스스로 개척"..고성희, '바람구름비'로 되찾은 자신감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7-29 09:34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고성희(31)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고 있다.

영화 '분노의 윤리학'과 '롤러코스터'로 2013년 데뷔한 고성희는 드라마 '미스코리아'(2013), '야경꾼일지'(2014), '아름다운 나의신부'(2015), '질투의 화신'(2016), '당신이 잠든 사이에'(2017), '마더'(2018), '슈츠'(2018), 등을 통해 꾸준한 연기활동을 이어왔다. 올해는 넷플릭스 '나 홀로 그대'와 26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 '바람과 구름과 비'까지 선보이며 바쁜 한 해를 보냈다.

TV CHOSUN '바람과 구름과 비'(방지영 극본, 윤상호 연출)는 이병주 작가의 대하소설인 '바람과 구름과 비'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해당 소설은 1970년대 조선일보에 약 3년에 걸쳐 연재가 될 정도로 분량이 많은 장편소설이다. 드라마로 재탄생한 '바람과 구름과 비'는 조선 말기의 모습을 사주 명리학 도사 최천중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고, 최천중이 최종회로 향할수록 서민들의 영웅으로 거듭나며 박수를 받았다.

그 속에서 고성희는 역사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가상 인물인 이봉련 역을 맡아 열연했다. 조선 철종의 딸이자 신비로운 영능력을 지닌 옹주라는 설정으로 등장한 그는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최천중(박시후)과 사랑에 빠지며, 또 킹메이커로 활약하는 등의 활약을 보여줘 사랑을 받았다. 고성희의 활약에 힘입어 '바람과 구름과 비'는 최고 시청률 6.3%, 최종회 시청률 5.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고성희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성희는 "오랜만에 좋은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봬서 좋았다. 멋진 연출,좋은 배우들과 함께 한 작품이어서 나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게 되는 작품이었다. 힘들고 지칠 때도 있었고 스스로 겁이 날 때도 많았는데 그래도 많은 스태프들과 선배들이 열심히 많이 응원해주셨다. 현장에서 다독여주시고 안아주셔서 맞출 수 있었다"고 종영 소감을 먼저 전했다.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야경꾼일지'를 통해 사극에 이미 도전해봤던 고성희지만, 이번에는 느낌이 달랐다고. 당시 '연기력 논란' 등 아픈 기억을 겪은 뒤 새롭게 도전한 작품이었기에 의미 역시 남달랐을 것. 고성희는 "아무래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나만 잘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든 작품이었다. 대본이 정말 재미있었고 윤상호 감독님에 대한 확신도 있었다. 당연하게 전광렬 선배, 박시후 선배 등 어려서부터 특히 사극으로 많이 접한 선배들이었다. 그래서 나만 잘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봉련이가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인물들의 무게감을 잘 맞출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물론 자신을 완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연기는 아니었다고. 고성희는 "작게 보면 부족한 점도 있었다"고 인정한 뒤 "큰 그림으로 봤을 때는 후회 없이 만족한다"고 밝혔다. 시청률 역시 '대박'을 쳤지만, 고성희는 "숫자로 판단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나 역시도 VOD로 많이 접해서 6~7월 내내 1위를 했다. 예능을 포함해서 1위였다. 우리가 늦게 하지 않나. 어르신들, 부모님 세대나 친구 분들이 늦은 시간이라서 못 보는 분들도 계시더라. 그래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바람과 구름과 비'는 현재 지상파 방송사들도 '사극 포기'를 선언하는 시점에 용기 있게 등장한 작품. 고성희는 "사극이어서 오히려 고민을 했다. 데뷔 때 첫 주연이던 '야경꾼일지' 이후 사극이 처음이다. 6년 만에 하는 사극이었다. '야경꾼일지' 찍은 후 부족한 걸 스스로 느껴서, 이런 작품은 더 준비를 완벽하게 하고 나이를 먹고 조금 더 노련함이 생겼을 때 만나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 '안돼~'하면서도 대본이 너무 재미있는 거다. 일단 감독님을 만났는데 에너지가 장난이 아니었다. 홀리듯이 이미 내가 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이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특히 고성희가 연기한 이봉련은 가상의 인물이자, 영적인 능력도 지닌 인물로 등장했기 때문에 연기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고성희는 상상력을 펼쳐야 했던 연기에 대해 "어려웠다. 자칫 잘못하면 논란이 생길 수도 있고 연기 질타를 받을 수도 있지 않나. 선배들은 이미 시청자의 믿음이 있는 배우이지 않나. 그런 지점에서 고민이 많았는데, 그래도 다행히 잘 표현이 됐던 것 같다. 너무 고민을 하다가 답이 안 나와서 현장에서 내 자신을 이 상황에 맡겨버리자 놔버리자라는 생각으로 했다. 감독님이 그걸 옆에서 크게 말씀을 해주시면 그에 맞춰서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윤상호 PD도 고성희의 연기에 크게 만족했다고. 고성희는 "감독님의 그런 말씀이 감사했다. 처음 방송되고도 그렇고, 사실 사극이고, 사극이라는 것에 여자 주인공이 가진 이미지가 있지 않나.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보편적 이미지가 저랑 딱 맞지는 않는다. 한복을 입었을 때도 키가 큰 편이고 저고리가 짧은데 키도 크고 뛸šœ도 남자애처럼 뛰고 그런다. 그런데 되게 그런 지점에서 좀 처음에 생솨게 여기는 분들도 계셨던 거 같다. 그런 지점에서 고민을 제 스스로도 '내가 안 맞나' 하는 생각을 했던 시기가 있는데 감독님이 너무 당연하게 '나한테는 봉련이라는 인물을 그렸을 때 고성희 말고는 그 누구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걸 믿어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그런 것에서 힘을 얻었고 제 스슬도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다음에 또 작품 같이 하기로 했다. 제가 한 번 기다려보겠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덕분일까. '바람과 구름과 비'는 고성희에게도 의미있는 작품으로 남았다. 고성희는 "서른살 이후 첫 작품이 됐는데 신기하게도 가장 두려움이 있던 사극이란 작품으로 찾아 뵙게 됐다. 좋은 작품으로 저에게는 뭔가 묵직하고 무게감이 있는 작품이었다. 스스로도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었고, 좋은 자양분이 될 거 같고, 되게 자랑스러운 필모가 되지 않을까. 나중에 돌아봤을 šœ 이 작품이 내게 되게 자랑스러운 작품이 될 거 같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극중 이봉련은 영험한 힘을 가진 캐릭터였지만, 정작 이를 연기한 고성희는 신점이나 사주에 대해서는 믿지 않는 편이라고, 다만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다는 점에서는 이봉련과 닮아 있었다. 고성희는 "점을 믿지 않는 타입"이라고 했다. 그는 "신점, 사주 이런 것에 관심이 하나도 없고 오히려 겁이 많아서 '운명은 내가 개척한다'는 편이다. 그런 걸(점) 보면 팔랑귀가 될까봐 안 봤다. 그러다가 작년인가 처음 재미로 봤는데, 재미는 있더라. 사주와 신점을 봤는데 생갭다 좋은 얘기가 많이 나와서 그래서 좋았던 것 같다. 안 좋은 얘기가 나왔다면 안 믿으려 했겠지만, 좋은 얘기가 많았고, 앞으로 좋은 일만 있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성희는 "사주가 제 성격이랑 비슷하게 나와서 신기했다. 자수성가형에 본인이 개척해나가고, 결과적으로 나이가 먹이면 더 잘 되고 그런 말이었다. 좀 여장부에 남자에게는 평가옹주 스타일이라고 하더라. 재미가 있었다. 좋은 얘기만 들어서 그렇게 듣고 말았다"고 말하며 웃었다.

고성희는 실제로도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스타일이라고. 그는 "저는 그렇게 느꼈다. 성공은 아직 못했지만 제 삶을 개척하려는 성향이 강한편이고, 지금까지도 31년간 했던 선택이 부모님보다 제 선택으로 이뤄진 지점이 많았고 결과적으로 편히 살 수 있는 운명은 아니다. 어딘가에 의존하고 그렇게 살면 편하겠지만, 제 자신을 많이 괴롭히고 치열하게 사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저랑 그게 맞으니까. 힘을 때도 있다. 그러면 멈출 수 없으니까. 그러면 계속 쉬지않고 가야 하니까. 힘든데 그게 맞는 거 같다"고 당당히 말했다.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기 때문에 욕심도 많다. 한국과 미국의 이중국적자이자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영어에도 능통했던 고성희는, 실제 미국에서 활동할 계획 역시 갖고 있다고. 그는 "사실 저는 개그욕심이 많은데 '롤러코스터' 이후에 코미디를 못해봐서 아쉽다. 또 영어를 쓰는 역할을 못 만나봤다. 제가 잘하는 것들을 재미있게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을 꼭 만나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며 "대사를 빨리 외우는 편이라 윤상호 감독님은 '똑똑한 배우'라고 하시더라. 사실 예전에 말씀을 드렸는데 이미 외국 작품과 얘기를 했었다. 진행을 한다면 할 수 있었고, 또 외국 작품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저희가 찾아보고 있고,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도 제가 가진 꿈 중 하나였으니까. 저의 장점이고 강점이라면 그런걸 사용해서 경험하고 싶었고 마음에 불이 있었다. '화르륵' 하는, 뜨거움이 있었다"고 밝히며 해외 활동에 대한 꿈 역시 털어놨다.

또 '여장부 캐릭터'에 큰 애정이 있다는 그다. 고성희는 "여장부 느낌을 좋아한다. 또 시대가 많이 변하고있고, 그런 곳에서 또 좋은 이야기를 나누는 작품을 하고 싶다. 성별을 떠나서 뭔가를 개척하고 좋은 변화를 일으키는 캐릭터들을 좋아하는 거 같다"라며 "정말 저 백말띠 같지 않느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고성희는 '바람과 구름과 비'를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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