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고성희 "김승수 선배 덕분에 '감정의 끝'까지 몰렸죠"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고성희(31)가 박시후, 전광렬, 그리고 김승수와의 호흡을 언급했다.

영화 '분노의 윤리학'과 '롤러코스터'로 2013년 데뷔한 고성희는 드라마 '미스코리아'(2013), '야경꾼일지'(2014), '아름다운 나의신부'(2015), '질투의 화신'(2016), '당신이 잠든 사이에'(2017), '마더'(2018), '슈츠'(2018), 등을 통해 꾸준한 연기활동을 이어왔다. 올해는 넷플릭스 '나 홀로 그대'와 26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 '바람과 구름과 비'까지 선보이며 바쁜 한 해를 보냈다.

TV CHOSUN '바람과 구름과 비'(방지영 극본, 윤상호 연출)는 이병주 작가의 대하소설인 '바람과 구름과 비'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해당 소설은 1970년대 조선일보에 약 3년에 걸쳐 연재가 될 정도로 분량이 많은 장편소설이다. 드라마로 재탄생한 '바람과 구름과 비'는 조선 말기의 모습을 사주 명리학 도사 최천중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고, 최천중이 최종회로 향할수록 서민들의 영웅으로 거듭나며 박수를 받았다.

그 속에서 고성희는 역사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가상 인물인 이봉련 역을 맡아 열연했다. 조선 철종의 딸이자 신비로운 영능력을 지닌 옹주라는 설정으로 등장한 그는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최천중(박시후)과 사랑에 빠지며, 또 킹메이커로 활약하는 등의 활약을 보여줘 사랑을 받았다. 고성희의 활약에 힘입어 '바람과 구름과 비'는 최고 시청률 6.3%, 최종회 시청률 5.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고성희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성희는 드라마 내내 호흡을 맞췄던 최천중 역의 박시후와 흥선대원군 이하응 역의 전광렬에 대해 "박시후 선배는 정말 '유~'하시다. 감정 기복이 없이 힘든 상황에서도, 뭐랄까 사람이 좋으시다고 할까. 저는 감정 기복이 있는데 선배는 잘 어우러지게 만드는 분이다. 워낙 작품도 많이 하셨고 목소리, 연기 등 표현 방법에서 공부하고 싶은 것들이 있었다. 전광렬 선배는 존재만으로 이미 아무 말씀을 안 하셔도 에너지가 엄청나다. 대사를 하거나 작품 호흡을 하는 강약 조절이 되게 좋다. 하나 하나 배우면서 나중에는 이런 장면에서 이런 표현법을 해보고 싶다는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조금 어색하고 거리가 있긴 했다"고 말하며 웃은 뒤 "늘 내가 '선배님'이라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봉련 천중 역할 캐릭터로 보자면 거리감, 애틋함이 있는 게 더 도움이 된 것 같다. 자유롭게 조금 더 확신을 가지고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고 전광렬 선배는 만나는 신이 많지는 않은데 순간순간 조언해주는 것ㄷ들이 있었다. 사극의 움직임의 선이라던가 표현방식에 대해?찍고 나면 꼭 칭찬을 해주셨다. 많이 힘을 북돋아주셨다"고 밝혔다.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게다가 고성희는 김승수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고 했다. 극 초반 강하게 대립했던 김병운(김승수)의 존재가 그의 연기에 자양분이 되어준 것. 고성희는 "극 내내 정말 많이 울었는데, 시대적으로는 그게 맞기도 했고, 상황적으로는 봉련이가 또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는 제가 절벽 끝까지 밀어붙여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연기할 때가 힘들었다. 감정신이 많았고, 감정신이 많은 것은 괜찮은데 감정신이 연달아지다 보니까 똑같은 표현법으로 표현하면 루즈해지고 재미가 없을 수 있다. 그러니까 매회 한 회 내내 우는데, '어떻게 다르게 울지' 이런 고민도 많이 했고, 이 표현을 어떻게 강약을 조절해낼 수 있을지 고민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성희는 "초반에 봉련이가 붙잡혀 있을 때에도 김승수 선배님과 호흡할 때가 좋았다. 드라마에 들어가기 전 '정글의 법칙'에서 처음 뵀는데, 작품에서 서로 죽일 듯이 쳐다봐야 해서 쑥스러웠지만, 너무 좋았고, 선배님의 에너지가 제가 봉련이에게 이입을 할 수 있게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다.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 바로 김승수 선배였다. 초창기에 좀 긴장하고 아직은 현장이 어색하고 이럴 때 내면의 끝까지 밀어붙여주셨다. 그렇게 김병운과 봉련이가 맞닿았을 때의 장면들이 찍을 때 힘들었지만 되게 좋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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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내내 눈물을 흘렸기에 기억에 남는 눈물 연기도 수도 없을 것. 고성희는 "확실히 엄마(왕빛나)랑 붙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저의 성향인 거 같기도 하다. 남녀의 사랑 이런 신에서의 눈물보다는 늘 뭔가 가족에 대한 부모님에 대한 감정신이 저에게는 조금 감당하기 힘들 만큼 세게 오는 편이다. 왕빛나 선배님하고 처음 만났는데 거의 만나는 신마다 오열해야 했다. 만나자마자 오열하고 울고, 끌어안아야 하는 신이 많았는데 선배님이 연기적으로 많이 해주셨고, 그래서 여운이 남을 만큼 아팠다"고 말했다.

고성희는 이어 "장면적으로는 드디어 가문을 떠날 때 그 장면이 있는데 편집본에서는 울지 않았다. 제가 울지 않아야 맞다고 생각한 신이라서. 그런데 찍으면서 눈물이 너무 나서, 계속 재촬영을 해야 했던 신이다. 그 자유가 저도 봉련이를 찍으면서 답답했나 보다. '나는 그저 자유를 원하오'. 이러는데 정말 자유를 원했나 보다. 너무 울었던 기억이 있다. 작품 했던 것 중에 제일 많이 울었다. 했던 작품 중에 눈물이 꽤 많았는데 이번 작품은 그렇다. 한회 내내 운 건 처음이었다. 나중에는 눈이 너무 부어있어서 메이크업하는 친구가 힘들어했다. 쌍꺼풀이 너무 부어있으니까 라인을 그려도 안보이더라. 거의 그런 지점에서 힘든 지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내내 눈물연기를 해야 했던 고성희는 "원래는 촬영이 끝나면 훅 빠져나오는데 찍는 내내 굉장히 다크해져있기는 하다. 박시후 선배님에게도 본받고 싶다고 했던 게 선배님은 뭔가 되게 온오프가 잘 되는 거 같다고 해야 하나. 평정심을 잘 유지한다.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일단 대본이 나왔는데 내가 해내야 할 것들, 내가 두렵지만 겁이 나지만 해내야 하는 미션이 많은 회차에는 그 장면들이 다 찍을 때까지 되게 좀 혼자 많이 있는 편이다. 이미 그런 신들이 너무 많은 걸 아시니까. 그냥 안쓰러워하시고 그런다"고 말하며 촬영장에서 받은 배려들을 떠올렸다.

고성희는 '바람과 구름과 비'를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