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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수정했지만 사과無"…넷플릭스, '킹덤2→택시운전사' 계속된 해석 논란(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7-21 16:1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넷플릭스가 또 넷플릭스 한 걸까.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거듭된 자막 및 해석 논란으로 대중의 공분을 샀다.

휴먼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더 램프 제작)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가 통금 전에 광주를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 기자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향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 등이 가세했고 '고지전' '의형제' '영화는 영화다'의 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5.18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영화화해 지난 2017년 8월 개봉, 국내에서 1218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사랑을 받은 '택시운전사'는 이듬해 '택시운전수 약속은 바다를 건너'라는 제목으로 일본에서 개봉했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 전역에 큰 울림을 안긴 '택시운전사'는 일본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많은 관객에게 진한 여운과 메시지를 전했는데, 최근 일본 넷플릭스가 '택시운전사'의 소개 글을 왜곡했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을 샀다.


일본 넷플릭스에서 '택시운전사'는 "'폭동'을 취재하려는 독일 기자를 태우고 광주로 향하는 택시 기사. 이 만남이 인생을 바꾸게 될지 두 사람은 아직 모른다. 실화를 바탕에 둔 감동의 이야기"라고 설명되어 있던 것.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왜곡해 해석한 일본 넷플릭스의 해석 오류에 지난 20일 국내 팬들의 비난이 빗발쳤고 뒤늦게 소식을 접한 국내 넷플릭스가 일본 넷플릭스에 이 사안을 논의, 하루 뒤인 21일 '택시운전사' 소개를 '폭동'에서 '민주화운동'으로 정정해 게재했다. 넷플릭스는 "일본 넷플릭스의 '택시운전사' 설명 문구를 검토했고 해당 문구를 민주화운동으로 수정했다"고 간략한 입장을 전했다. 그리고 국내 구독자를 향한 사과의 코멘트는 어디에도 없었다. 오직 대중의 반응을 반영한 '수정'에만 초점을 둔 입장이었다.


이러한 넷플릭스의 안하무인 대응은 비단 '택시운전사' 사례만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택시운전사'에 앞서 지난 3월 13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2'(이하 '킹덤2', 김은희 극본, 김성훈·박인제 연출)에서는 한국을 비하한 대만판 제목으로 잡음을 일으켰다. 전 세계 'K-좀비' 신드롬을 일으킨 '킹덤'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인 '킹덤2'의 대만 제목은 '이시조선(李屍朝鮮)'. '씨(氏)'를 시체 좀비를 표현하는 '시(屍)'로 바꾼, 언어유희를 이용한 제목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이후 이 제목은 일제강점기 잔재로 '이씨가 세운 조선'이라는 조선 비하가 담긴 제목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내 팬들의 반발을 샀다. 논란이 거세지자 넷플릭스는 대만 넷플릭스와 논의 끝에 이미 '이시조선'이라는 제목으로 '킹덤2'가 공개된 상태지만 다시 '시전조선(屍戰朝鮮)'이라는 제목으로 수정해 스트리밍을 이어갔다. 넷플릭스는 '킹덤2' 제목 논란 때도 이렇다 할 사과 없이 제목 변경만 고지했다.


4월 24일 공개된 추격 스릴러 영화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 싸이더스 제작) 자막 논란 때도 마찬가지였다. 넷플릭스는 '사냥의 시간' 공개 당시 독일어를 비롯해 브라질식 포르투칼어, 헝가리어, 폴란드어, 덴마크어, 스페인어 등 6개 언어 자막에서 'Ostmeer(동해)'를 'Japanischen Meer(일본해)'로 표기해 빈축을 샀다. 넷플릭스는 논란이 불거진 뒤 24시간 뒤 자막을 수정했고 "극 중 캐릭터가 언급한 '동해'가 독일어 자막에서 'Japanischen Meer(일본해)'로 표기된 것을 확인하고 'Ostmeer(동해)'로 수정하기로 결정했다. 서비스에는 최대한 빠르게 반영할 예정이다. 다양한 언어로 자막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넷플릭스는 충분히 내용을 검토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피드백 부탁드린다"고 입장을 전했다. 검토하지 못한 자사의 실수는 인정했지만 이 역시 사과는 없었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 논란을 일으킨 넷플릭스. 국내 역사와 정서를 반영하지 못한, 넷플릭스는 진심 어린 사과 대신 대중의 관심과 피드백만 여전히 운운하고 있다. '선 실수, 후 수정'만 반복하며 콘텐츠만 쏟아내는 넷플릭스의 안하무인 태도에 대중의 피로도는 점점 높아지고 실망감 역시 쌓이고 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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