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멜로는 한물 갔다는 말이 방송가에서는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로맨스물, 멜로물은 끊임없이 제작돼 안방극장을 찾고 있기도 하다.
소재의 경중, 재미의 유무라는 차이는 있지만 멜로는 드라마에서 빼놓기 힘든 장르이긴 하다. 장르물에서도 보는 이들의 숨쉴 틈을 위해 러브라인을 살짝 곁들이는 것은 불문율처럼 돼 있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안방극장의 로맨스물의 성적은 처첨할 정도다.
21일 종영한 JTBC 월확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이하 날찾아)도 마찬가지였다. '날찾아'는 1.9%라는 다소 부족한 성적으로 시작해 16회에 2.7%로 마무리됐다. 16회 동안 0.8%포인트가 상승하긴 했지만 아쉬운 성적표라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한 '어서와'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니 '어서와'는 더 심각하다. 1회 기록한 3.6%가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고 지난 16일에는 0.9%라는 낯부끄러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민영방송이나 케이블 채널이었으면 이미 조기종영을 결정하고도 남을 수치다.
|
이같이 로맨스물이 연이어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제작은 되고 있다. SBS 주말극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이하 화양연화)는 지난 25일 처음 전파를 탔다. 첫 방송에서 5.4%를 기록한 '화양연화'는 드라마틱한 반전이 있지 않는 이상 10%벽까지 도달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23.8%로 마무리된 KBS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6.3%로 시작했지만 초반부터 무서운 상승세로 상황을 역전시킨 바 있다. 하지만 '화양연화는 2회에 4.4%로 1%포인트나 하락했다.
하반기에는 KBS2 수목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이하 도라솔)이 제작중이다. 고아라 이재욱 등 풋풋한 배우들을 포진시킨 '도라솔'은 에너제틱 피아니스트 구라라(고아라)와 알바력 만렙 선우준(이재욱)의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저마다의 상처와 비밀을 안고 작은 시골 마을 피아노학원 라라랜드에 모여든 이들의 이야기가 달콤한 설렘과 함께 유쾌한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
최근 멜로물 중 성공작이라고는 '사랑의 불시착' 뿐이다. '동백꽃 필무렵'은 멜로물로 보기에는 이질적인 면이 큰 작품이다. 또 '사랑의 불시착'이 대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장르적 성공이라기 보다는 박지은 작가라는 이름값에, 북한이라는 다소 생소한 소재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멜로물이 꾸준히 제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드라마 관계자는 '제작비'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로맨스물처럼 적은 제작비로 작품을 뽑아낼 수 있는 장르가 드물다. 장르물은 제작비 대비 가성비가 떨어진다. 로맨스물은 '사랑의 불시착'처럼 북한을 소재로하지 않는 이상 큰 제작비를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귀띔했다. 때문에 대작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에도 로맨스물만한 장르가 없다, 로맨스물에 대한 수요가 작기는 하지만 꾸준히 있으니 그 또한 메리트다. 저조한 시청률을 연이어 기록하면서도 계속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무료로 알아보는 나의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