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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시작은 미약하지만…' 보라X소진 등 걸그룹 출신들 배우行, 급행 No→천천히 간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0-02-0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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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예전 걸그룹 출신 배우들이 단숨에 드라마 주연급으로 투입되는 일은 많았다. 이는 걸그룹의 인기를 등에 업고 주연배우로 등극한 것이지만 자연스럽게 문제도 야기됐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연기력이었다. 준비없이 주연배우가 되다보니 한 작품을 이끌어갈만한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못한 상황에서 투입되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최근에는 천천히 바닥부터 연기력을 다지고 올라서겠다는 걸그룹 출신 배우들이 많다. 최근 전파를 타고 있는 작품들에 출연하는 2세대 걸그룹 출신 여배우들만봐도 그렇다.

윤보라는 '씨스타'시절 팀의 중심이자 가장 인기 많았던 멤버로 통했다. '명지대 여신'으로 유명세를 얻으며 씨스타에 합류한 윤보라는 시작부터 팀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았다.

하지만 연기를 시작한 그는 처음부터 큰 역할을 바라지 않았다. 첫 작품인 '닥터 이방인'에서 그는 조연인 탈북자 이창이 역을 맡았다. 이후 tvN '화유기', OCN '신의 퀴즈:리부트' 조연 등을 최근 시청률 20%를 돌파한 SBS 월화극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3년 차 중간급 간호사지만 돌담병원으로 들어오면서 막내가 된 간호사 주영미 역을 맡고 있다. 시즌2에서 처음 합류한 주영미 캐릭터는 비중이 그리 크진 않다. 하지만 윤보라는 똑부러지고 전심전력을 다하는 야무진 워커홀릭 캐릭터를 무리없이 소화하고 있다.

걸스데이 박소진도 SBS 금토극 '스토브리그'에 출연중이다. 박소진은 극중 소프트볼 선수 출신 스포츠아나운서 김영채 역을 맡고 있다. 5회부터 등장한 김영채는 욕심 많은 캐릭터로 드림즈의 민감한 문제에 뛰어들며 영향을 주는 인물이다.

걸스데이의 맏언니로 인기를 모았던 소진은 지난해 연기자 전문 매니지먼트사와 전속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물론 그 이전인 2014년에도 TV CHOSUN '최고의 결혼'에 강남부잣집의 놀기 좋아하는 외동딸 역으로 출연해 임팩트 있는 모습을 선보였지만 특별 출연 수준이었다.

이듬해 SBS 주말극 '떴다! 패밀리'에는 주인공 최동석(진이한)의 동생이자 한의사 최동주 역으로 분해 본격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웹드라마 '홍익슈퍼'의 주인공을 맡기도 했다. 또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 스핀오프 웹드라마 '부릉부릉 천리마마트'에서 자동차회사 보안실 직원 제니로 분해 코믹연기도 선보였다.

그리고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김영채 역을 연기하면서 비윤리적인 행위도 서슴지않는 스포츠아나운서 캐릭터를 깔끔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외모부터 발음까지 쉽지 않은 캐릭터이지만 무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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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비너스 출신 권나라처럼 주연과 조연을 오가며 열심히 뛰고 있는 걸그룹 출신 배우도 있다. '나의 아저씨' '친애하는 판사님께' '닥터프리즈너' 등에서 비중있는 캐릭터로 등장했던 권나라는 최근 JTBC 금토극 '이태원 클라쓰'에서도 장가그룹 전략기획팀장이자 주인공 박새로이(박서준)의 첫사랑 캐릭터를 소화하는 중이다.

이들 뿐 아니다. 레인보우 출신 오승아는 다른 스타들이 미니시리즈 분야에 집중하는 동안 일일극 분야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2017년 KBS TV소설 '그여자의 바다'에 주인공으로 발탁됐지만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오승아는 2018년 TV CHOSUN 사극 '대군-사랑을 그리다'에서 효빈 김씨 역할로 첫 사극에 도전했다. 이후 다시 일일극으로 돌아와 MBC 일일극 '비밀과 거짓말' 그리고 현재 방송중인 일일극 '나쁜사랑'에서 주연을 맡고 있다. 그는 극중 주인공 최소원(신고은)의 라이벌이자 악녀 황연수 역을 맡고 있다.

모모랜드에서 탈퇴한 후 연기자로 전향한 연우 역시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에 이어 현재 채널A '터치'에서 연습생 출신 먹방BJ 조연 캐릭터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모두 힘든 길을 택했다. 하지만 힘든 길인 만큼 미래가 더 기대되기도 한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예전에는 기획사들이 인기 높은 걸그룹 멤버를 내놓으며 '무조건 주연'이라고 외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제 제작자들도 그런 식의 캐스팅은 작품에 악영향만 끼친다는 것을 학습한 상황이다"라며 "때문에 대사많은 주연보다 임팩트 있는 조연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다. 이는 기획사나 제작사 모두에게 윈윈의 길이기도 하다"고 귀띔했다.

인기만 믿고 검증되지 않은 연기를 선보일바에는 차근차근 계단을 밟고 올라가겠다는 의미다. 팬들도 그런 그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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