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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비지가 밝힌 #'쇼미'#드렁큰타이거 은퇴#미래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9-08-21 09:14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비지(bizzy)는 우여곡절이 꽤 많은 래퍼다.

2002년 양동근 앨범에 피처링 참여하며 혜성처럼 힙합신에 등장했고, 타이거JK와 드렁큰타이거로 활동하며 출중한 실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완벽주의, 아티스트로서의 고민, 음악과의 밀당 속에 자신의 이름으로 된 솔로 앨범은 뜸했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3년 전인 2016년에는 기흉 수술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해외 스케줄로 출국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기흉진단을 받은 것. 그럼에도 비지는 11월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MFBTY 무대를 강행한 뒤 수술을 받았다.

수술로 스케줄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 비지는 자신이 팀 활동에 차질을 줬다는 생각, 자신의 공백에도 변함없는 일상 등을 느끼며 죄책감과 부담감으로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을 털어낸 뒤 그는 Mnet '쇼미더머니'로 복귀했다. 2017년 '쇼미더머니6' 당시 프로듀서로서 우원재 무대에 지원사격을 나섰지만 가사 실수를 저질렀다. 기흉 수술로 몸이 완쾌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원재의 결승 진출을 위해 무리하게 텐션을 올리다 보니 긴장한 나머지 실수가 발생한 것. 래퍼로서의 자존심이 다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미안함에 또 한번 힘든 시간을 겪었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내 가족. 그리고 필굿뮤직 식구들, MFBTY가 있었기 때문에 털고 일어날 수 있었다.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어줬기 때문에 버텨낼 수 있었다."


비지의 이야기를 하자면 빠질 수 없는 인물이 바로 타이거JK다. 비지는 DJ샤인의 탈퇴 이후 타이거JK와 함께 드렁큰타이거로 활동했으며, 2013년부터는 타이거JK, 윤미래와 함께 MFBTY로 활약 중이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동고동락한 만큼, 비지에게 있어 타이거JK는 같한 존재다. 그런 두 사람의 끈끈한 우정은 무대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굳이 합을 맞춰보지 않아도 텔레파시가 통한 것처럼 차진 리액션이 오가는 그들의 무대는 카리스마와 멋, 그리고 흥이 넘쳐난다.

"나는 성공한 덕후다. 사람은 자신이 가지지 않은 것에 대한 욕구가 있지 않나. 나는 부드러운 성격이라 형의 무대 위 카리스마와 아우라가 더 멋있었던 것 같다. 2004년 4집부터 형과 함께 활동을 해오다 보니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모든 게 이해될 정도로 편해졌다. 요즘 솔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MFBTY 곡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솔로곡을 작업하다 팀으로 하다 보니 음악이 또 다르다. 솔로 작업 때는 3000시간 넘게 작업한 곡도 있는데 팀으로는 30분을 투자했는데도 엄청난 곡이 나온다. 좋은 곡들이 나오니 어린 아이처럼 즐겁고 신난다. 기대가 많이 된다."


그런 타이거JK가 드렁큰타이거의 마지막을 선언했다. 타이거JK의 20주년과 드렁큰타이거의 마무리를 축하하며 선후배 가수들과 리스펙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비지에게 있어 드렁큰타이거의 마지막은 남다를 수밖에 없을 터다.

"두 달 정도 뜯어말렸다. 나는 형을 스토리텔러라고 한다. 형이 원래 설명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음악에 이야기를 풀어낸다. 얘기를 음악으로 돌려서 해주는 형의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형 마음대로 드렁큰타이거를 끝내면 안된다고 했다. 그런데 형이 '내가 많이 변했고 애를 보고 와이프를 보는데 드렁큰타이거의 마초적인 음악과 에너지로 드렁큰타이거 팬들에게 만족을 줄 수 없을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진정한 팬이라면 아티스트의 의견 또한 존중해줘야 하지 않나 싶었다. 형이 선택하신 길에 힘을 실어들이고 내 목소리를 빌려드리고 귀를 기울여드리는 게 동생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만약 형이 더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렇지 않다고 했다. 드렁큰타이거는 닫혀도 타이거JK의 이야기가 있으니 괜찮다."



비지는 일과 일상의 밸런스를 맞추며,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며 그렇게 인생과 음악을 즐기려 한다. JTBC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하며 어르신들이 '콩비지 아니냐'고 다가오는 것 또한 즐길 수 있게된 지금의 자신에게 만족한다고. 다만 아직도 음악과 무대에 대한 갈증은 깊기 때문에 솔로 프로젝트와 공연으로 더욱 음악에 대한 사랑을 불태울 예정이다.

우선 지난 12일 '타임머신(Time Machine)'을 발표했다. '타임머신'은 음악에 담긴 기억을 소환해 그리움에 대한 또 다른 감상을 들려주는 곡이다. 어린시절의 추억, 그리고 그 기억의 조각에 늘 함께 했던 음악. 기억과 음악의 하모니를 통해 탄생한 비지의 과거. 현재의 비지와 그의 가족과 동료들.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은 가사가 인상적이다. '타임머신' 이후로는 솔로 프로젝트를 병행하며 공연에 집중한다. 9월부터 한달여에 걸쳐 MFBTY미국과 남미투어가 예정되어 있고 연말에는 국내 공연으로 팬들과 만난다.

"우리 셋(비지 타이거JK 윤미래)은 무대에서 오늘 죽을 것처럼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한다. 그건 자신있다. '한국이든 해외든 공연을 보신 분들은 우리와 좀더 친해지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확신이 있다. 새로운 걸 해봐야 재미가 있다. 나에게 새로운 건 음악이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이 어디까지 나를 데려가줄까. 그런 걸 생각할 수 있다는 게 행복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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