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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나 혼자 산다' PD "박나래에 고마워..기안84는 '아픈 손가락'"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6-29 10:00


사진=MBC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나 혼자 산다'의 제작진의 '장녀'는 박나래지만, '아픈 손가락'은 기안84였다.

MBC 대표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햇수로만 7년, 그리고 뜻 깊은 300회를 맞이했다. 2013년 3월 22일 '독신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소개문구를 들고 등장했던 '나 혼자 산다'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TV프로그램(한국갤럽 조사)' 1위로 수차례 언급되며 굳건한 인기를 자랑했다. '나 혼자 산다'는 지난해 '무한도전'이 종영한 이후 14개월간 최강자의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프로그램의 인기에 맞춰 '나 혼자 산다'에 출연 중인 무지개 회원(출연자들을 지칭)들의 인기도 하늘을 찌르는 중이다. 출연자인 이시언은 앞서 진행됐던 인터뷰 등에서 "'나 혼자 산다' 덕을 많이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시언 뿐만 아니라 현재는 휴식기를 가지고 있는 전현무와 한혜진은 물론, 박나래, 기안84, 성훈, 화사, 헨리 등에 이르기까지 전 출연진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스포츠조선은 28일 방송을 통해 300회를 맞이한 '나 혼자 산다'의 황지영 PD와 이경하 작가를 만나 '나 혼자 산다'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의미를 들었다.

수많은 멤버들을 떠나갔고, 최근에는 '역대급'이라 이를 수 있는 멤버의 휴식기도 이어졌다. 무지개 회원들의 이탈이 이어질수록, 남아있는 이들의 부담감도 커졌다. 황 PD는 박나래가 진행을 맡아 이끌어나가기 시작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솔직하게 방송을 하는 것이 나을 거 같았고, 누가 봐도 '나 혼자 산다' 이제 끝났다고 하는 분들도 많았다. 저희 입장에서도 사실은 그날 스케줄이 박나래와 기안84만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시언도 당시 원래 나오기로 한 시기였지만, 마치 갑자기 불려온 느낌이었나 보다. 계속해서 '원래 나오기로 한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던 것도 저희의 솔직한 반응들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황 PD와 이 작가는 박나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많이 드러냈다. 황 PD는 "방송에서 방송인이 아닌 언니, 오빠들을 챙겨야 하는 박나래의 몫이 커졌다. 그래서 더 똘똘 뭉쳐서 위기라면 위기인 변화를 잘 헤쳐나가자고 한 것이 있다. 당연히 박나래에겐 늘 고맙다"고 말했다. 또 황 PD는 "박나래의 역할은 분명히 있다. 방송인으로서 비방송인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얘기를 정리할 수 있는 명백한 역할이 있고, 잘 해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난해 수상이 불발됐던 대상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지 않을까. 황 PD는 "아직 너무 많이 남아 있다. 이제 고작 6개월이 지났을 뿐이다. 하반기를 해봐야 알 수 있지 않겠나. 올해는 프로그램 자체의 변화도 많았기 때문에 박나래가 대상을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늘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MBC 제공
박나래가 제작진에게 가장 믿음직한 손가락이라면, '가장 아픈 손가락'은 기안84다. 프로그램 내의 유일한 비연예인 출연자이자 가장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 중 하나이기 때문. 황 PD는 "기안84는 '그냥 그런 사람'이라고 봐주신다면 다양성으로 이해하실 수 있는 인물이다. 삶에서 먹고 자는 것 외의 것들에 대해 욕심이 없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보시기에 이상해 보일 수 있지만, 다양성이라는 틀에서 봐주신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황 PD는 "멤버들이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들도 많이 보여주게 된다. 정작 내 일상을 나도 공개하기 싫을 때가 있는데 있는 그대로의 모습, 심지어는 배변과 관련된 문제들까지 카메라 앞에서 보여준다는 것에 대해서는 고마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황 PD는 또 "기안 84년 그냥 일반인이다. 인기 웹툰 작가이지만, 이 사람은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최소한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사람들은 다 다양하지 않나. 그냥 저희는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보여드리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지, 일부러 과장을 한다거나 하지는 ?榜쨈? 최근에 기안 84도 충재 씨(김충재)와 인테리어를 새로 한 뒤 마음이 달라진 모습들을 보여줬다. 그런 인식의 변화들도 '다양성'이라는 시각으로 지켜봐주신다면 좋을 것 같다. 기안84는 연예인이 아니고 일반인이다 보니 무차별적 관심과 댓글에 대해서는 상처를 받는다. 다른 멤버들도 상처를 받는데 일반인 입장에서는 더 힘들 것이다. 그래서 더 신경이 쓰이고 아픈 손가락이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다양성'에 초점을 두면 그동안 몰랐던 재미들도 찾을 수 있을 것. 황 PD는 "저희 프로그램은 다양한 시각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세상에는 더럽게 사는 사람도 있고 깔끔을 떠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다 다양하다. 그냥 '쟤는 참 더럽구나'하면서 봐주시면 재미있을 거다. 조병규가 사는 모습을 보면서 이시언도 공감을 하고 그러지 않나. 사람들이 사는 환경과 자라온 모습들이 다 다양하니, 그런 시각으로 보시고 웃어주시면 좋겠다. 너무 더러워 보인다면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면 된다"고 했다. 이 작가도 "어느 날 은행에 갔는데 은행원 아저씨가 기안84를 보면서 자신이 살던 모습과 똑같다고 하시더라. 그런 것들이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포인트다. 웃긴 곳에서는 웃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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