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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버닝썬·페미 이슈 내려놔"…이성경, '걸캅스'에 담은 진심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05-08 13:10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개봉 전 영화를 둘러싼 논란과 이슈를 내려놓으려고요."

코미디 액션 영화 '걸캅스'(정다원 감독, 필름모멘텀 제작)에서 민원실로 밀려난 현직 꼴통 형사이자 전설의 형사 미영(라미란)의 시누이 지혜를 연기한 배우 이성경(29). 그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걸캅스'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사회에 만연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소재로 시원한 액션, 짜릿한 쾌감이 더해진 현실감 넘치는 수사극을 통해 보기만 해도 속이 뻥 뚫리는 핵사이다 오락 영화로 5월 관객을 찾은 '걸캅스'. 최근 연예계 큰 충격과 공분을 일으킨 승리·정준영 등의 몰카 촬영 및 유포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여성 범죄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걸캅스'는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탄탄한 소재와 통쾌한 결말로 보는 관객의 카타르시스를 전한다.

특히 '걸캅스'는 모델 출신으로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로 연기 데뷔, 이후 tvN '치즈인더트랩', SBS '닥터스', MBC '역도요정 김복주', 영화 '레슬러'(18, 김대웅 감독) 등에서 미워할 수 없는 악역부터 상큼하고 사랑스러운 배역까지 다채로운 캐릭터를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온 이성경의 첫 상업영화 주연작으로 눈길을 끈다. 극 중 불의를 보면 주먹이 먼저 나가는 강력반 꼴통 형사 캐릭터를 소화한 그는 화끈하고 거친 입담과 액션으로 전작과 전혀 다른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첫 주연작 개봉을 앞둔 이성경은 "요즘 너무 잠이 안오더라. 이렇게 잠이 안 올 일인가 싶을 정도로 잠이 안 온다. 지금 당장 '걸캅스'의 속편을 계획하기 보다는 지금 앞둔 개봉에 너무 긴장되고 피가 마른다. 내가 무슨 고민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영화 생각밖에 안난다. '걸캅스'가 첫 영화고 연기 시험대인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 어떻게 일이 벌어질지 겪어보지 않아서 더 긴장되는 것도 있지 않나? 앞을 안보고 한 발씩 내딛는 기분이다. 마냥 즐기기엔 부담이 된다"고 털어놨다.

이성경은 '걸캅스'를 첫 주연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걸캅스'의 유쾌한 이야기가 좋았다. 웃음이 터지는 부분도 있고 우리가 사회에 인식하지 못한 문제들도 무겁지 않게 풀어서 좋았다. 라미란 선배가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미란 선배가 한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내용이 상상이 됐다. 나에겐 미란 선배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작품 선택을 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평소 라미란 선배의 팬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호감형 스타이지 않나? 라미란 선배의 에너지도 너무 좋고 미란 선배만의 끼, 밸런스가 너무 좋다. 실제로 뵙고 싶었는데 만나게 됐다"며 "물론 부담은 있었다. 미란 선배와 파트너가 되고 가까이서 호흡을 맞춰야 하는 후배가 돼야 했는데 그래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과 걱정도 많았다. 오히려 내가 미란 선배한테 '선을 넘지 않고 잘할 수 있을까?' 조심스러웠는데 미란 선배가 먼저 다가와줬다. 콤비물이라 서로의 호흡이 중요하지 않나? 부담도 됐지만 열심히 하려고 했다. 미란 선배덕분에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무엇보다 이성경은 라미란에 남다른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그동안 드라마를 하면서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다. 첫 연기에 도전했던 '괜찮아, 사랑이야' 할 때는 마냥 신기했는데 이후 지금 5년 정도 지났다. 생각할 게 많아지고 여러가지 부담도 많더라. 현장에서 즐길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마침 그걸 깨준 사람이 미란 선배다. 그 당시에 정말 많이 도움됐다"고 애정을 과시했다.


이성경은 최근 '걸캅스'를 둘러싼 이슈와 논란에 대해서도 자신만의 소신을 전했다. 먼저 승리·정준영 사건과 맞물린 개봉 시기에 대해 "영화를 찍으면서 배우, 스태프들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지난해 촬영할 당시 화제가 크게 되지 않았지만 영화 속 내용처럼 여성 성범죄 사건 기사가 많이 나왔다. 사건 기사를 보면서 모든 제작진이 같이 경각심을 갖고 진심을 담아서 임했던 것 같다. 나 또한 문제에 대한 인식이 이뤄진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분들께도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버닝썬 사건과 우리 영화의 개봉 시기가 우연히 맞물렸다. 이번에 화제가 됐을뿐이지 사실 예전부터 만연한 사건이었다.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고 또 영화를 통해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나 역시 과거엔 이런 문제들이 있구나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영화를 통해 더 깊게 경각심을 느끼게 됐다. 그리고 한 번더 들여다보게 됐다"고 조심스레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한 페미니스트 논란에 대해서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페미니스트 이슈가 있어서 그런지 영화 속의 모든 장면을 신경쓰는 것 같다. 뚜렷한 메시지를 담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편안하게 즐겼으면 좋겠다. 사회적 분위기상 피하거나 할 수 있는 문제(페미 이슈)는 아닌 것 같다. 물론 우리 영화가 이렇게까지 이슈가 될 거라곤 촬영때도 상상 못했다. 실제로 나는 이 시나리오를 즐기면서 재미있게 봤던 것 같다. 딱히 페미 이슈를 느끼면서 보지 못했다. 편안하게 촬영을 해서 더 논란을 예상하지 못했다. 생갭다 개봉을 앞두고 다른 부분에서 이슈가 돼 놀랐다. 지금은 그저 좋은 영향이 생기길 바랄뿐이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이성경은 "영화를 본 분들이 박수치고 응원해주시는게 내겐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사실 영화 개봉 전인데 여러 이슈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내려놓게 됐다. 예상한 부분이 아니지 않나? 그저 영화를 보신 분들이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걸캅스'는 48시간 후 업로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마저 포기한 사건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뭉친 걸크러시 콤비의 비공식 수사를 다룬 영화다. 라미란, 이성경, 윤상현, 최수영, 염혜란, 위하준 등이 가세했고 정다원 감독의 첫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9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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