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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SKY캐슬'에 출연한 배우 최원영을 만났다.
최원영은 지난 2002년 영화 '색즉시공'으로 데뷔해 주로 스크린 무대에서 활약하다 지난 2013년 MBC '백년의 유산'을 시작으로 브라운관에서도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또한 SBS '상속자들'(2013), '쓰리데이즈'(2014)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MBC '야경꾼일지'(2014)와 SBS '비밀의 문'(2014), MBC '킬미, 힐미'(2015), KBS2 '너를 기억해'(2015), tvN '두번째 스무살'(2015), SBS '돌아와요 아저씨'(2016),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2016), '화랑'(2016), KBS2 '매드독'(2017), SBS '의문의 일승'(2017) 등을 거치며 쉼 없는 '열일 배우'로 자리잡았다.
최근의 최원영은 기분이 좋다. 전 연령대, 각계 각층의 사랑을 받는 드라마를 만난다는 것이 자체가 행운이기 때문. 최원영은 "요즘엔 나쁘지 않다. 행복하다. 그렇지만, 크게 뭔가가 달라지거나 새롭게 변화한 것은 없다. 드라마가 사랑을 받는 시점이라 체감하는 부분도 있고 드라마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과분한 수혜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사랑을 받고 있지만, 일희일비 하지 않으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SKY캐슬'은 철저히 여성중심극이다. 아빠들의 이야기는 뒤로 빠져 있고, 아이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들의 이야기가 주로 담겼다. 이 때문에 출연을 주저하는 남성 배우들이 있었을 테지만 최원영은 '상관이 없었다'는 말로 출연 계기를 정리했다. 그는 "작품의 색에 따라서 내가 어떤 인물을 만나 참여하게 되는지가 달라진다"며 "때로는 전면적으로 나서서 플레이 할 때가 있는거고, 또 어떤 포지션에서만 역할을 하는 것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연기자가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본다. 때로는 기개를 펼치고 싶고 플레이를 하고 싶은 욕망이 충만할 때에는 그러기도 하지만, 공격수라고 해서 늘 공격만 하지는 않고, 수비수라고 해서 꼭 수비만 하지는 않고 골을 넣기도 하지 않나. 그런 것처럼 내 포지션이 여기고, 또 이 전술로 싸운다고 하면 거기서 내가 맡은 바 임무를 다하면 되는 거다. 이 이야기는 여자들이 전면으로 나서는 엄마들의 이야기였다. 가족 구성원 단위에서 아빠들이 존재하고, 스토리 전개와 플롯을 잘 만들어서 써주셨기 때문에 제가 나오는 부분이 적고 많고의 일차원적 문제보다는 '재밌는데? 하겠습니다'하고 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SKY캐슬'에서는 이상적인 사람들로 손꼽히는 이수임과 황치영보다도 객관적 악인에 해당하는 한서진 등이 더 큰 인기를 얻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상대적으로 캐릭터가 약하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최원영은 결과보단 과정이라는 지점에 더 집중했다. 최원영은 "보시는 분들이 느끼시는 것이 정확한 시점일 것이다. 그리고 저희처럼 대본을 여러번 본 것도 아니고 결과물로 접하는 부분이기에 감정선들에 대해 '왜 이렇게 생각할까', '이게 맞는 길인데'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문제 같다. 사회적 도덕적 윤리와 정서 등을 투영하고 던져줬던 거 같다. 한켠으론 그걸 표현하는 연기자들이 너무 잘해주고 열연하니 거기에 홀려들어가는 거다. 설득력도 생기고 이해가 된다. (염)정아 누나 연기를 보면 빨려들어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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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이유는 약자는 철저히 희생되는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는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상류층 사회에 들어와 아등바등 기를 쓰고 움직여도 결국엔 한 번의 손길로 죽음을 맞이하는 김혜나의 모습과, 황우주의 석방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이 한서진에게 무릎을 꿇는 것 밖에 없었던 이수임의 모습들이 시청자들에겐 무력감과 더불어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더하게 했다. 이에 대해 최원영도 동감하며 "어떻게 보면 혜나는 악인의 희생양이다. 김주영의 계획과 동기로 인해 살해가 된 거다. 억울하고 안타깝다. 너무 허무하지만, 약한자가 가질 수 밖에 없는 비참한 최후인 거다. 인생과 삶의 역사들은 그것의 연속이었고, 저항하고 개선하려다가 세상이 발전해나간다. 그렇게 더불어 사는 것도 만들어진 거다. 처음에 노승혜(윤세아)가 이수임이 책을 쓰겠다고 했을 때도 에밀졸라에 비유하지 않나. 결국은 그런 것들을 작가님이 대사 속에 속속들이 넣은 거다. 이 드라마는 지금은 충격적인 사건들로 인해 빨려 들어가듯 보고 있지만, 하나 하나 곱씹으면서 한 가족씩 시선을 두고 보면 더 많은 것이 이해되고 더 많은 끄덕임이 있는 드러마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SKY캐슬'의 시청률 추이는 그야말로 완벽한 드라마였다. 1.7%로 시작해 23.2%까지 찍은 이 드라마 같은 변화들에 배우들도 기분 좋은 촬영장을 만들 수 있었겠지만, 오히려 촬영장은 들뜨지 않은 조용한 분위기였다는 설명이다. 최원영은 "크게 동요하거나 업된 분위기는 아니었고 초지일관 정말 차분하게 촬영할 때는 촬영을 하고, 거기에 대해 생각하지 안았다. 들뜨지 않는 분위기를 충실하게 이어나가기 위해 애썼고, 그런 드라마를 촬영하는 사람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촬영했다. 가끔 체감하는 것들은 많은 분들이 즐겁게 봐주시고, 배우들이나 팬들이 커피차를 보내줄 때 감사함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촬영 중이던 최원영도 매회가 충격이었던 작품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엔딩으로는 박영재(송건희)의 태블릿PC 속 일기를 이수임, 강예빈(이지원)과 함께 읽던 것, 그리고 혜나의 추락을 꼽았다. 최원영은 "한서진이 태블릿이 예빈이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고 구두를 신고 달려가는데 어느 순간 카메라가 멈추고 한서진만 질주하는 엔딩이 가장 멋있었다. 정말 세련된 엔딩이라고 생각했다. 또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았던 혜나의 죽음은 방송에서 딱 세컷으로 담겼다. 정말 세련됐다고 생각했다. 정말 기가 막히더라. 대본엔 원래 '엎어진 소녀'라고 해서 떨어진 사람이 누군지를 모르게 만드는데 그걸 혜나를 바로 보여주더라. 어느 순간부터 편집점을 다음 회의 첫 장면을 당겨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질감이 없이 확 끌어당기고 몰입됐다"고 말했다.
최원영은 철저히 시청자의 입장으로 'SKY캐슬'의 팬이 됐다.
"완전 시청자의 마음이다. 제가 참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의 내가 다른 사람 같고 너무 재밌다. 19회까지 빼놓지 않고 다 봤다"며 "준호 형이 말했던 것처럼 우리 인생에서 살면서 이런 작품을 만나는 것이 참 쉽지가 않다. 그런 것에 있어서 충분히 감사했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싶다. 제가 기여도는 미비했지만, 성 안에 함께 입주했다는 것이 기억에 있기 때문에 뿌듯하고 감사한 부분도 많다. 앞으로도 이런 경험을 했으니, 다음번 작품을 할 때 자양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스스로 일희일비 하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다."
'SKY캐슬'은 종영까지 단 1회만을 남기고 있다. 배우들의 염원대로 30%대를 돌파하며 역대급 드라마로 남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최종회는 1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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