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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연애보다 작품♥"…현빈의 이유있는 다작 꽃길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9-17 16:20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지금은 연애 보다 작품이 우선! 매번 새로운 장르, 새로운 캐릭터로 변신하고 싶은 욕심이 제일 커요."

배우 현빈(36)이 남다른 작품 열정을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범죄 액션 영화 '협상'(이종석 감독, JK필름 제작)에서 위기협상팀 소속 협상가 하채윤(손예진)을 압박하는 인질납치범 민태구를 연기한 현빈. 그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협상'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영화 '해운대'(09, 윤제균 감독) '국제시장'(14, 윤제균 감독) 두 편의 1000만 영화를 탄생 시켰고, 775만 관객을 모은 산악 영화 '히말리야'(15, 이석훈 감독), 지난 해 781만 관객을 동원한 '공조'(17, 김성훈 감독), 올해 초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그것만이 내 세상'(최성현 감독)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제작해 온 충무로 히트메이커 JK필름, 그리고 윤제균 감독이 제작한 '협상'.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협상이라는 소재를 다룬 영화는 '협상가와 인질범'의 실시간 대결을 그리며 제한된 공간과 시간 속에서 오직 모니터만 사이에 두고 팽팡하게 맞서는 두 사람의 대치 상황을 통해 일촉즉발의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특히 이런 서스펜스는 데뷔 이래 최초 악역에 도전한 현빈의 변신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협상'을 통해 첫 악역 캐릭터인 민태구에 도전한 현빈. 민태구는 용병 시절 이라크, 리비아, 필리핀 등지에서 전투를 휩쓸고 다닌 전설의 인물이지만 어느 순간 경찰청 블랙리스트에 오른 국제 범죄 조직의 무기 밀매업자로 변절해 태국에서 한국 국적의 경찰과 기자를 납치한 후 협상 대상자로 하채윤을 지목하며 극의 갈등을 유발한다. 이유도, 목적도, 조건도 없이 사상 최악의 인질극을 벌이는 그는 이전 작품에서는 절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색깔과 연기 호흡으로 역대급 변신을 시도했다.


가장 먼저 현빈은 데뷔 이래 처음으로 시도하는 악역에 대해 "민태구는 그야말로 악인이다. 악역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 않나? 민태구란 인물은 행동하는 것들, 생각을 봤을 때 악행을 저지르기 때문에 스스로 악역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사람 내면에도 무언가 이유가 있는데 그걸 배우가 어떻게 풀고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차이에 따라 악역에 대한 이미지가 생길 것 같다. 처음부터 이종석 감독과 이야기를 할 때 민태구에 연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센 부분만 표현하기 보다는 다른 이면적인 부분도 동시에 표현해 복합적인 감정을 전하려고 했다. 관객이 보기에 '저 캐릭터는 뭐지?'라는 혼란 아닌 혼란을 주고 싶었다. 또 나 역시 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는 감정을 통해 변화를 꿈꿨다"며 도전 계기를 밝혔다.

이어 "'협상'을 선택한 이유는 악역도 악역이지만 소재가 마음에 들어서다. 캐릭터에 대한 도전 욕심도 있었고 이종석 감독과 처음부터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실제로 평소에 안하는 행동이나 말이 있는데 그걸 악역을 통해 벗어나는 지점이 있으니까 재미가 있더라. 사실 난 늘 다른 소재와 다른 캐릭터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 차이의 폭이 작을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다르게 보이려고 시도한다. '협상'도 그 맥락 안에서 도전한 작품이다. 경험이 쌓이면서 그 폭을 넓혀갈 수 있다면 거기에 대한 만족도 높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작 '공조'(김성훈 감독) 흥행 이후 '다작' 행보, '흥행'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현빈. 이와 관련해 현빈은 "흥행에 대한 기대를 당연히 하고 있다. 기대를 안 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특히 '협상'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같은 시기에 개봉하는 다른 작품과 많이 달라 거기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며 속내를 털어놨고 또 연이은 신작 개봉 부담에 있어서 "의도치 않게 신작인 '협상'과 '창궐'(김성훈 감독)이 연달아 관객을 찾게 됐다. '협상'은 9월, '창궐'은 10월 개봉이다"며 "사실 먼저 작품을 선택한 것은 '창궐'이다. '창궐' 선택 이후 '협상'을 결정했는데 캐스팅 과정과 달리 '협상'을 먼저 촬영하고 '창궐'을 촬영하면서 개봉 시기가 바뀌었다. '창궐'을 결정한 뒤 '협상'을 접하게 됐는데 호기심이 많이 생겼고 '창궐'이 '협상'을 선택하게 만들어 주는 동기가 된 것 같다. 서로 정 반대의 장르여서 그 지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 같은 경우는 평균 일년에 한 개, 혹은 두 작품씩 해왔다. 그래서 특별히 '다작 배우'라는 의식은 스스로 없다. 어느 시점에 개봉을 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겠지만 내 개인적인 패턴은 일 년에 많으면 두 작품 정도라 특별히 다작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며 "'협상'이 개봉을 하고 2주차 무대인사를 돌 때쯤 '창궐' 홍보를 시작하게 된다. '창궐' 홍보를 끝내면 tvN 새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방송되는데 정말 바쁜 하반기를 보내게 될 것 같다. 아직은 연애 보다 일이 먼저고 더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로 관객을 찾고 싶다는 욕심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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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은 한국영화 최초 '실시간 이원촬영' 방식을 도입한 '협상'에서 겪은 남모를 고충도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이원촬영에 대한 이질감이 있었다. 모니터가 커서 실사처럼 연기를 했다면 또 다른 느낌이겠지만 작은 화면으로 상대의 감정을 상상하며 연기를 해야하는 부분도 있었다. 처음에는 상대 캐릭터의 감정을 모니터를 통해 찾아 내야하는 힘든 부분도 컸고 미묘한 감정선을 찾기 어려웠는데 촬영하면서 점점 익숙해졌다. 나름대로 재미를 찾게 됐고 나중에는 손예진과 만나서 같이 호흡을 맞추고 싶다는 바람도 생겼다. 또 이원촬영 뿐만 아니라 창고 같은 공간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답답함이 있었다. 한 공간에서 모든 연기를 다 해야해서 어렵기도 했지만 더불어 작은 공간이지만 넓게 풀어서 쓰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 모니터 할 때 유일하게 넓은 공간으로 올라갔는데 그때 굉장히 상쾌하더라. 스태프도 내가 연기하는 밀실에는 잘 안내려오려고 하더라"고 머쓱하게 웃었다.

이어 "이번 '협상'은 내가 영화 촬영이 아닌 연극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는 내 공간 속에서 내가 표현해야 할 캐릭터의 감정을 펼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기도 하다. 마치 1인극을 이끈다는 책임감도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연기를 막 시작한 20대, '멜로킹'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린 현빈이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30대에 접어들면서 멜로 대신 액션, 범죄 등 장르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궁금증을 낳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현빈은 "멜로를 기피하거나 안 하는게 아니다. 20대에 많이 했지만 좀 더 하고 싶기도 하다. 다만 지금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멜로가 얼마나 있을까 싶다. 물론 현실적인 멜로가 잇을 수 있고 나 또한 내 나이에 맞는 멜로 연기를 하고 싶다. 다만 그럼에도 지금 멜로 영화를 도전하지 않는 것은 아직까지 내가 끌리는 멜로를 못 찾은 것 같다. 만약 끌리는 멜로가 있다면 언제든 도전하고 싶기도 하다"고 고백했다.

한편, '협상'은 태국에서 사상 최악의 인질극이 발생하고, 제한시간 내 인질범을 멈추기 위해 위기 협상가가 일생일대의 협상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손예진, 현빈, 김상호, 장영남, 장광 등이 가세했고 신예 이종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9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영화 '협상' 언론 배급 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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