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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과거 아닌 현재 집중"…끝없이 새로운 김성균의 연기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9-14 15:08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눈빛만 봐도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 정도의 악랄한 악역의 얼굴과 한없이 따뜻하고 친근한 동네 이웃의 얼굴을 자유롭게 오가는 배우 김성균. 순박하고 유머러스한 인물을 연이어 선보여도 매번 결이 다른 웃음을 선사하고 여러번은 악역을 맡아 연기했음에도 또 다시 그가 연기하는 새로운 악역을 기대케 하는 그를 어찌 충무로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지관 박재상(조승우)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영화 '명당'(박희곤 감독, 주피터필름 제작). 극중 땅으로 부귀 영화를 누리려는 야망가 김병기 역을 맡은 김성균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에서 관객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후 '이웃사람'(2012),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2013), '군도: 민란의 시대'(2014) 등의 작품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준 김성균.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서울로 갓 상경한 순박한 대학생부터 '보안관'(2017) 철없는 처남으로 변신, 한계 없는 연기력을 보여준 그가 '명당'에서는 세도가의 2인자 이자 야망을 품은 김병기로 관객을 만난다.
극중 김병기는 왕권을 뒤흔드는 조선 최고의 세도가 김좌근(백윤식)의 아들. 세도가 실세인 아버지의 대를 잇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는 가문의 부귀영화를 이어갈 수 있는 터를 찾아 나서고 그러던 중 천하명당의 존재를 알게 되고 땅을 차지하려는 자신 앞에 나타난 박재상(조승우)와 흥선(지성)과 대립각을 세운다.

이날 김성균은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 "시나리오 느낌대로 나온 것 같다. 시나리오가 시원시원한 맛이 있고 군더더기가 없었었는데 편집 과정에서 생길까봐 걱정했는데 그런게 없어서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 영화이 소재인 풍수지리에 관심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누가 뭐가 좋다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한국 사람이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그래서 다들 성묘하거나 그럴 때 우리 어르신이 계신 곳이 편한 한가 이런걸 생각하지 않냐. 그게 우리나라 사람의 특성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전원 생활을 하고 있는 김성균은 "이사를 할 때도 그런 걸 좀 생각했다. 어떤 곳은 엄청좋았는데 기가 빠지는 느낌도 있고 그랬다. 낮에 가도 저녁에 싫을 때도 있더라"고 덧붙였다.

앞서 여러 작품에서도 인상적인 악역을 보여준 바 있는 김성균은 이전 작품에서 어떤 차이를 두려고 노력했냐는 질문에 "어느 순간 내가 뭔가 다른 악역을 보여줘야 겠다 이런 걸 생각하는 것 자체가 기존의 것들을 떠올리는 거라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어떤 연기를 할 때 '아 이 웃음이 내가 했던 거 아닌가'라고 걱정하고 했다. 그런데 그건 내가 생각을 해서 그런 것 같다. 어차피 같은 얼굴이니 기존 역할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날 백윤식과 부자 호흡을 맞춘 김성균의 백윤식에 대해 "분명히 깊이를 가지고 계신 무림 고수의 위엄이 있는 분이다. 산처럼 앉아 계신 느낌이다. 정말 포스가 있으시다. 굉장히 현실과 인생과 삶과 연기가 착 달라붙은 느낌이다. 묵직하니 뜨지 않고 땅과 닿아있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무서워 보이는 분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표정을 읽을 수가 없는 분이셔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굉장히 요동치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연기를 하시는 것 같다. 젊으셨을 때 드라마 하셨을 때도 캐릭터들이 깊이 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셨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되게 재미있었다. 어렵게 풀면 한도 끝도 없으니까 아버지한테 자꾸 혼난다고 감독님한테 투정도 부리고 그랬다. 그랬더니 감독님이 정말 아빠한테 혼나서 '아빠 미워!' 표졍이라더라. 아빠한테 사랑 받지 못한, 못미더운 아들의 전형이다. 현재도 진짜 그렇다"며 웃었다.


극중에서 말을 타는 장면이 많았던 김성균은 말 타기에 자신감을 가졌다가 큰 코 다쳤던 경험을 전했다. 이어 그는 "'군도' 때 말 타는 연습을 세 네 번 하고 바로 전력질주를 했다. 그걸 보면 제가 막 죽을 것 같은 표정으로 말을 붙잡고 있다"고 웃었다.
이어 "그래도 그걸 해서 자신감이 붙어서 드라마 하면서도 좀 타고 이번에 하면서도 승마장에서 타고 연습했다. 연습할 때는 좀 큰코 다쳤다. 말을 타고 가다가 말이 멈추지 않아서 대들보에 이마를 확 박았다. 이 말이 브레이크가 안 먹는 녀석이었다. 박고 갓이 막 다 찌그러져서 너덜너덜해 졌다"고 말했다.

이어 액션 연기에 대해 "저는 몸이 뻣뻣하다. 운동하는 것도 싫어하다. 그런데 지성이 형은 좋아하는 것 같더라. 형은 칼도 잘쓰고 말도 잘타더라. 그런데 상대역 아닌가. 합을 주고 받아야 하는데, 체육관에서 연습을 하다보니까 수준 차이가 너무 나서 못따라가겠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지성에 대해 "정말 성실하다. 같이 액션 신을 들어가기 전에 저는 쉬고 있으면 지성이 형은 항상 연습한다. 그래서 저도 눈치보면서 같이 연습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조승우에 대해서는 그의 연기력을 극찬하며 "유며 감각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다. 저 정도 놀라운 연기를 하면 굉장히 분석적이고 까칠할 줄 알았다. 그런데 굉장히 장난기도 많고 유머감각도 넘쳤다"고 말했다.

이날 김성균은 사극 영화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극은 수염 붙이고, 한복 입고 그런 게 참 힘들다. 한복이 물론 아름다운 옷이지만 요새우리가 한복을 안 입는 이유가 있다. 정말 정말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름에 찍으면 식사로 오이냉국 같은 게 나오는데, 국물을 후루룩 마시는데 마시다보면 오이냉국 매생이 국이 돼 있다. 수염이 들어가서"고 덧붙여서 설명했다.
'범죄와의 전쟁'의 강렬한 연기로 얼굴을 알린 후 여러 악역 연기로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준 김성균. 하지만 드라마 속 친근한 모습으로 확 바뀐 이미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미지가 달라진 후 사람들이 편하게 다가오고 악수 청해주시고 그러면 내 이미지가 많이 편안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응답하라 1994')의 친근한 이미지가 큰 것 같다. 예전에는 인지도도 없었고 악여도 많이 해서 선입견이 있었는데 확실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물괴'(허종호 감독), '협상'(이종석 감독), '안시성'(김광식 감독)과 함께 올 추석 극장가 빅4로 꼽히는 '명당' 김성균의 '명당'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에 대해 "추석과 정말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족 친척들과 함께 보기 참 좋은 작품인 것 같다. 그리고 조선시대가 배경이긴 하지만 지금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아서 생각할 부분도 많은 영화 인 것 같다"며 "또한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도 잘 보여주고 또 이 인물들을 멋지게 표현해주신 배우분들의 열연도 영화를 더욱 재미있고 풍성한 작품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명당'에는 조승우, 지성, 김성균, 문채원, 유재명 그리고 백윤식이 가세했고 '퍼펙트 게임' '인사동 스캔들'을 연출한 박희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추석 주간인 오는 9월 19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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