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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도암 투병' 이왕표 별세…이동우에 '눈 기증' 유서 남겼다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18-09-04 14:39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한국 프로레슬링의 대부 이왕표가 담도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64세.

이왕표는 4일 오전 8시 48분 담도암으로 투병 중 별세했다. 그는 지난 2013년 담낭암 수술을 받고 병을 이겨냈지만, 최근 암이 재발해 치료를 받던 중 갑작스럽게 눈을 감았다.

지난 2013년 8월 담도암 판정을 받은 이왕표는 담도 종양 절제술과 췌장 절제술 등 두 차례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에도 상태가 좋지 않았던 그는 중환자실에서 생사의 사투를 벌였다.

이후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한 이왕표는 80일 만에 퇴원, 직접 KBS 2TV '여유만만'에 출연해 자신의 투병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수술을 앞두고 유서를 쓴 사실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이왕표는 "첫 번째 수술 전날 유서 아닌 유서를 썼다"며 "수술 자체가 위험하고 죽을 확률도 있다고 하니까 최후를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휴대전화에 메모해서 '만약에 내가 잘못된다면 내 장기를 기증한다'고 적었다. '눈은 이동우에게 줬으면 좋겠다'고 수술 들어가면서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왕표는 2003년 희귀병인 망막색소변성증 판정을 받고 시력을 잃은 이동우를 위해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유서를 작성한 것. 실제로 이왕표가 공개한 문자메시지에는 '나 이왕표는 수술 중 잘못되거나 차후 불의의 사고로 사망 시 모든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다. 나의 눈은 이동우에게 기증하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이동우는 당시 제작진을 통해 "이왕표 선생님 뜻은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저는 이왕표 선생님의 쾌유를 진심으로 바랄뿐이다"라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후 건강 회복에 집중한 이왕표는 2015년에는 링 위에서 은퇴식도 가졌다. 또 지난 5월에는 한층 더 건강해진 모습으로 방송에 출연, 삶에 강한 애착을 보였으나 끝내 눈을 감았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서울 현대 아산병원에서 마련됐으며, 발인은 8일이다. 장지는 일산 창하공원이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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