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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이성민(50)이 "전 정권 당시 제작된 '공작'에 두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공작'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할 당시였던 1997년 12월,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북풍 공작 중 하나인 흑금성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관심을 모았다. 1993년부터 2005년까지 남북 관계가 북핵 이슈로 전쟁 직전의 긴장감으로 치달았을 때, 한반도가 '세계의 화약고'로 불렸던 때부터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시기까지. 시의적절한 메시지와 빈틈없는 호연으로 스토리를 아우른 '공작'.
특히 이성민은 '흑금성' 박석영(황정민)의 카운터파트인 북 최고위층 인사 리명운으로 변신해 시선을 끈다. 냉철한 판단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채 무엇이 조국을 위한 길인지 깊이 고민하는 인물 리명운을 완벽히 소화한 이성민. 강인한 신념과 인간적인 면모를 동시에 선보이며 '공작'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는 "외압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우리가 한 건 연기이고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관객은 없을 것이다. 논픽션으로 픽션을 연기하는 것이지 않나? 애초에 부담은 없었다. 오히려 시나리오 전달 받을 당시 '공작' 내용과 캐릭터에 대해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대외비로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상황 자체가 아이러니 했다. 시나리오를 전달 받을 때 묘하게 가지는 그러한 텐션이 오히려 이상했다"고 곱씹었다.
이어 "과거 내가 연극할 때였던 80년대, 90년대에는 실제로 외압이 있었다. 연극 내용을 동사무소에 가서 검열을 받고 그들의 허락을 도장으로 받아야만 연극할 수 있었다. 80년대에는 그랬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공작'을 만들 때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 블랙리스트에 대한 우려도 컸지만 정작 나는 두려움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5월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비경쟁)에 초청돼 전 세계 관객에게 선 공개된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등이 가세했고 '군도: 민란의 시대'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비스티 보이즈'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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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작' 제작보고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