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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진기주 "버리는 카드라던 '이리와'..인생캐 길낙원 남겼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07-27 06:20


MBC 수목드라마 '이라와 안아줘' 의 배우 진기주가 24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진기주는 극중에서 불행했던 과거를 극복하고 잇따른 시련에도 당당히 맞서는 멘탈갑 '러블리 톱스타' 한재이 역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삼청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7.24/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진기주를 만났다.

지난 2014년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입상하며 연예계 활동에 발을 들였다. 연기활동의 시작은 2015년 tvN '두 번째 스무살' 부터로 2016년에는 SBS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의 채령으로 출연하며 시선을 모았다. 급속도의 성장을 이루며 지난 3월 종영한 김남주의 복귀작 JTBC '미스티'에서 한지원 역을 맡아 엘리트 기자로 열연했고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각인되기도 했다. 영화에서의 활약도 보여줬다. 지난 2월 개봉했던 '리틀 포레스트'에서 김태리, 류준열과 함께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진기주가 미니시리즈 주인공을 맡는 데 걸린 시간은 3년여 정도. 진기주는 지난 19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이리와 안아줘'(이아람 극본, 최준배 연출)에서 주인공인 한재이(길낙원) 역을 맡아 살인 피해자의 딸이 톱배우로 커가고, 또 그 속에서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을 연기로 담아내 호평을 받았다. 이와 함께 상대역이던 채도진(윤나무) 역의 장기용과도 '남낙커플'이라는 애칭을 선사받으며 다수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기도 했다.

사실 '이리와 안아줘'는 기대작은 아니었다. 오히려 캐스팅 면에서 신인을 주인공으로 기용해 우려가 있었고 앞서 종영했던 작품인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의 성적이 2~3%대로 좋은 편이 아니었기에 '이리와 안아줘'를 향한 기대도 낮았다. 이에 대해 진기주도 인지하고 있었다고. 진기주는 "'버리는 카드'라는 얘기가 들린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작품에 처음 들어갈 때 친구들은 마냥 축하를 해주는데 저는 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고맙다고는 했지만,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던 거다. 너무 좋지만, '사람들이 이걸 봐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처음에 오디션을 볼 때에도 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걱정은 됐었다. '설마' 싶었다. 그런데 제가 하기로 결정이 나고 감독님을 만났을 때 감독님이 저한테 '나도 처음이고 작가님도 처음이고 너도 처음이니 같은 처지다. 같이 만들어가는 느낌으로 하자'고 해주셔서 좋았다. 자유롭게 얘기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어서 재밌었고 행복했다"고 밝혔다.

'이리와 안아줘'는 사실 탄탄한 대본 덕을 봤다. 스릴러와 로맨스를 넘나드는 감성적인 글이 있었기에 '이리와 안아줘'의 성공도 있었다. 배우들의 호연도 더해졌고 감각적인 연출력 또한 '이리와 안아줘'를 더 쫄깃하게 만든느 힘이었다. 진기주는 "작가님의 글이 정말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대사들이 너무 좋았다. 종방연 때 작가님을 만나서 '작가님은 어떤 생각을 하시고 무엇을 드시길래 그렇게 에쁜 말만 쓰시냐'고 얘기했었다. 대사의 단어 하나 하나가 정말 예뻤고 대본을 읽으면서 여러 번 느낀 부분들이 많았다. 시적이었고 소설 같더라. 드라마 전반적으로 깔린 느낌이 정말 좋았다. 감독님의 연출이 그걸 뒷받침해주셨고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졌다. '이리와 안아줘'에서의 제 기여도는 3등 정도다. 작가님이 1등이시고, 2등이 감독님과 배우분들. 그리고 마지막이 나다"고 말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진기주는 희대의 살인마 윤희재 역의 허준호에게 압박을 당하는 길낙원 역을 맡아 열연했다. 윤희재의 하나의 목적은 길낙원이었지만, 정작 두 사람이 만나는 촬영은 마지막회가 다 된 15회쯤에서야 가능했다. 진기주는 "초반엔 만나지를 못하다가 15회 쯤에서야 만났는데 제가 대본을 외우려고 중얼중얼 대사를 읊으니 선배님(허준호)이 겉으로 뱉으면서 하라고 조언을 해주시더라. 그래서 큰 소리로 말을 뱉으면서 연습했고 슛에 들어가서도 연습한대로 연기를 하니 선배님이 '그렇게 하니까 편하지?'라고 해주셨다. 잘 받아주시고 칭찬도 해주시고 가르침도 많이 주셨다"며 "한 번은 납치당한 장면에서 저는 나름대로 거울도 안 보고 메이크업 수정도 안 했으니 이정도면 모습이 나왔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선배님이 '더 머리를 헝크러트리면 어떨까'라고 말씀을 하시더라. 충분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제 잘못이었다. 그래서 다음에는 더 열심히 머리를 헝크러트리고 준비를 했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MBC 수목드라마 '이라와 안아줘' 의 배우 진기주가 24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진기주는 극중에서 불행했던 과거를 극복하고 잇따른 시련에도 당당히 맞서는 멘탈갑 '러블리 톱스타' 한재이 역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삼청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7.24/
열심히 해왔기에 '이리와 안아줘'는 진기주가 연기 인생을 지속하며 평생 기억할 인생 작품이 됐다. 길낙원 역시 작품 시작 전부터 눈에 밝히던 배역이자, 작품이 끝난 뒤에도 계속 생각날 인생 캐릭터가 됐다고. 그는 "작품을 하기 전에 사실 고민도 걱정도 많았다. 이 작품의 오디션이 들어왔을 때 회사에서는 저한테 '부담스러우면 다음 기회를 기다리자'고 해주셨지만, 이상하게도 낙원이가 계속 기억에 남고 생각이 되더라. 낙원이를 절대 놓치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했다.대본을 4부까지 읽어봤는데 계속 생각이 났다. 이 때 내가 주인공이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낙원이가 하고 싶은 건지 헷갈리면 안되겠다고 했는데 사실은 낙원이의 욕심이 났던 거였다. 주인공이 아니라 낙원이가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진기주는 "'이리와 안아줘'는 저에게 정말 많은 감정의 기복을 가져다 준 작품이다. 한없이 낙원이의 감정을 그대로 느낄 때에는 가라앉고 우울했던 적도 있지만, 낙원이가 다른 캐릭터들에게 위로를 받고 괜찮아지면 같이 풀리더라. 그러면 저도 힐링을 했고 나무 앞에서 펑펑 울었을 때와 윤희재에게 사과하라고 했을 때, 그 순간을 거치면서 몇 회 동안 쌓였던 응어리가 풀렸고 홀가분했다. 그걸 느끼니 마지막에는 행복하게 끝낼 수가 있더라. 뭔가 많이 본받고 인간적으로 배웠던 거 같다. 낙원이는 정말 그릇이 크다"고 말했다.


사실 길낙원은 쉽지 않았을 캐릭터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살인자에게 잃었고 그 후 어디선가 보고 있을 윤나무를 위해 톱 배우로서의 삶을 선택했다. 진기주는 "낙원이 같은 멘탈을 갖고 싶다. 낙원이도 사실은 괜찮지 않았겠지만, 제가 너무 유리멘탈이라 그런지 낙원이와 저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나한테는 정말 인생 캐릭터다. 10년 뒤에도, 20년 뒤에도 계속해서 생각이 날 거 같다"고 낙원이에 대한 애정을 고백했다.

'이리와안아줘'는 초반 최약체라는 우려를 씻으며 최종회 각각 5.1%와 5.9%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희대의 사이코패스 윤희재(허준호)를 아버지로 둔 경찰 채도진과 톱스타가 된 피해자의 딸 한재이가 세상의 낙인을 피해 살아가던 중 재회하며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는 감성 로맨스 드라마. 감성적인 극본과 촘촘한 연출, 그리고 허준호와 장기용, 진기주 등의 열연으로 새로운 '로맨스릴러'의 역사를 썼다는 평을 받으며 마무리됐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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