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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진기주를 만났다.
사실 '이리와 안아줘'는 기대작은 아니었다. 오히려 캐스팅 면에서 신인을 주인공으로 기용해 우려가 있었고 앞서 종영했던 작품인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의 성적이 2~3%대로 좋은 편이 아니었기에 '이리와 안아줘'를 향한 기대도 낮았다. 이에 대해 진기주도 인지하고 있었다고. 진기주는 "'버리는 카드'라는 얘기가 들린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작품에 처음 들어갈 때 친구들은 마냥 축하를 해주는데 저는 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고맙다고는 했지만,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던 거다. 너무 좋지만, '사람들이 이걸 봐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처음에 오디션을 볼 때에도 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걱정은 됐었다. '설마' 싶었다. 그런데 제가 하기로 결정이 나고 감독님을 만났을 때 감독님이 저한테 '나도 처음이고 작가님도 처음이고 너도 처음이니 같은 처지다. 같이 만들어가는 느낌으로 하자'고 해주셔서 좋았다. 자유롭게 얘기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어서 재밌었고 행복했다"고 밝혔다.
'이리와 안아줘'는 사실 탄탄한 대본 덕을 봤다. 스릴러와 로맨스를 넘나드는 감성적인 글이 있었기에 '이리와 안아줘'의 성공도 있었다. 배우들의 호연도 더해졌고 감각적인 연출력 또한 '이리와 안아줘'를 더 쫄깃하게 만든느 힘이었다. 진기주는 "작가님의 글이 정말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대사들이 너무 좋았다. 종방연 때 작가님을 만나서 '작가님은 어떤 생각을 하시고 무엇을 드시길래 그렇게 에쁜 말만 쓰시냐'고 얘기했었다. 대사의 단어 하나 하나가 정말 예뻤고 대본을 읽으면서 여러 번 느낀 부분들이 많았다. 시적이었고 소설 같더라. 드라마 전반적으로 깔린 느낌이 정말 좋았다. 감독님의 연출이 그걸 뒷받침해주셨고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졌다. '이리와 안아줘'에서의 제 기여도는 3등 정도다. 작가님이 1등이시고, 2등이 감독님과 배우분들. 그리고 마지막이 나다"고 말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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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주는 "'이리와 안아줘'는 저에게 정말 많은 감정의 기복을 가져다 준 작품이다. 한없이 낙원이의 감정을 그대로 느낄 때에는 가라앉고 우울했던 적도 있지만, 낙원이가 다른 캐릭터들에게 위로를 받고 괜찮아지면 같이 풀리더라. 그러면 저도 힐링을 했고 나무 앞에서 펑펑 울었을 때와 윤희재에게 사과하라고 했을 때, 그 순간을 거치면서 몇 회 동안 쌓였던 응어리가 풀렸고 홀가분했다. 그걸 느끼니 마지막에는 행복하게 끝낼 수가 있더라. 뭔가 많이 본받고 인간적으로 배웠던 거 같다. 낙원이는 정말 그릇이 크다"고 말했다.
사실 길낙원은 쉽지 않았을 캐릭터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살인자에게 잃었고 그 후 어디선가 보고 있을 윤나무를 위해 톱 배우로서의 삶을 선택했다. 진기주는 "낙원이 같은 멘탈을 갖고 싶다. 낙원이도 사실은 괜찮지 않았겠지만, 제가 너무 유리멘탈이라 그런지 낙원이와 저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나한테는 정말 인생 캐릭터다. 10년 뒤에도, 20년 뒤에도 계속해서 생각이 날 거 같다"고 낙원이에 대한 애정을 고백했다.
'이리와안아줘'는 초반 최약체라는 우려를 씻으며 최종회 각각 5.1%와 5.9%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희대의 사이코패스 윤희재(허준호)를 아버지로 둔 경찰 채도진과 톱스타가 된 피해자의 딸 한재이가 세상의 낙인을 피해 살아가던 중 재회하며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는 감성 로맨스 드라마. 감성적인 극본과 촘촘한 연출, 그리고 허준호와 장기용, 진기주 등의 열연으로 새로운 '로맨스릴러'의 역사를 썼다는 평을 받으며 마무리됐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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