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초점]김기덕·조재현 경찰수사無? '2차 가해 방지 시스템'이 시급한 이유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4-06 13:4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미투 운동을 통해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 이들의 경찰 수사는 왜 이루어지지 않을까.

문화 예술계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었던 이윤택 연출가가 구속된 데 이어 최근 또 다른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가수 김흥국이 경찰 조사를 받은데, 충격적인 내용의 미투 폭로로 대중에게 충격을 안겼던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의 경찰 수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경찰 조사 지지부진 왜?…피해자의 구체적 진술 부족

강찰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의 성추행 및 성폭행에 대한 사실 관계 확인 등에 들어갔지만, 정식 수사로 전활할 수 있을 만한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하지 못해 정식 수사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김 감독의 경우처럼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수년전, 과거에 있었던 사건 일수록 '상습 성추행 및 성폭행 혐의'를 부각하기 위해서는 유의미한 숫자의 피해자들과 이들의 증언이 필요한데, SNS 및 온라인 게시글을 통해 이들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더던 피해자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영화 '뫼비우스' 촬영 당시 김 감독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여배우의 변호를 맡고 있는 서혜진 변호사는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의 경우 경찰에 진술을 하기 위해 나서는 구체적인 숫자의 피해자들이 있는 이윤택 사건과 청주대 학생들이라는 특정한 피해자 집단과 학교 측으로부터 징계를 당한 구체적 자료가 있는 故조민기의 사건과는 다른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결국 필요한 건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확실한 시스템

SNS와 인터뷰를 통해서 김 감독과 조재현의 성추행 및 성폭행을 폭로했던 다수의 피해자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경찰 조사를 위해 나서고 있지 않고 있을까. 서 변호사는 "피해자들을 향한 2차 가해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등장했던 모든 피해자들이 이미 폭로하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미투 폭로자로 낙인 찍히거나 신원이 특정되는 2차 가해를 받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경찰서에 가서 직접 나선다는 것 자체에 두려움을 느끼고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며 "이들을 2차 가해로부터 지켜줄 수 있는 방안 마련이 미투 가해자들의 경찰 수사의 첫걸음을 떼게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성범죄 피해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2차 가해다. 성범죄 피해자들이 확실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경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기위해서는 2차 가해를 막을 수 있게 하는 확실한 시스템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