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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정혜성 "멘탈 완전 튼튼, 쌍욕도 신경 안 써요"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02-02 16:38


사진=FNC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남에게 폐를 끼치는 걸 싫어해요. 오히려 제가 욕 먹는 게 낫죠. 저는 악플을 봐도 괜찮거든요. 멘탈이 튼튼한 편이죠."

데뷔 6년차, 그야말로 다작 스타다. 지금까지 출연했던 드라마만 12편이었고 지난 2017년에는 무려 세 작품을 연달아 하며 '대세 스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차근 차근 올라왔고 지난해에는 참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났다. KBS2 '김과장'으로 높은 시청률과 사랑을 맛봤고 '맨홀 : 이상한 나라의 필'을 통해서는 좋은 배우들과 친구들을 만났다. 그리고 오래 기다린 끝에 처음 만난 주연 작품. 운 좋게도 많은 선배들이 함께 출연한 SBS 월화드라마 '의문의 일승'(이현주 극본, 신경수 연출)이었다.

치열한 시청률 경쟁 속에서 아쉬움도 남았지만, 마지막회는 9%라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로 퇴장했다. '의문의 일승'은 정혜성에겐 시청률 그 이상의 의미를 남긴 작품. 좋은 선배들, 좋은 제작진과 함께할 수 있어 감사했단다. 특히 현장에서 배운 점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았다고. 함께 출연했던 김희원, 장현성, 최원영 등의 활약과 함께 그들에게 배운 점을 나열하는 그의 얼굴에서 생기가 보였다.

"정말 배운 게 많은 작품이에요. 연기적으로도 많이 배웠고요. 김희원 선배님, 최원영 선배님이 같이 연기를 하면서 기술적으로도 많이 알려주셨어요. 처음엔 조심스러워하셨지만, 제가 먼저 다가가서 여쭤보고 제가 하는 걸 보시면서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해주셨죠. 그러면서 함께 연기할 때 저를 많이 배려해주시고 제 캐릭터가 더 잘 살 수 있는 방향으로 연기를 맞춰주셨어요. 너무 고마운 일이죠. 제가 막내인데도 선배님들이 촬영장에 먼저 나와 계시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도 더 빨리 준비해서 선배님들보다 먼저 촬영장에 나가 있고요. 서로 배려한 진짜 좋은 촬영장이었어요."

'의문의 일승'은 일명 '신경수 사단'이라 불리는 촬영팀이 함께 한 작품이라 그 어느 때보다도 합이 잘 맞았다고. 보통 드라마 촬영의 경우 새벽까지 촬영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의문의 일승' 촬영장은 대부분의 촬영이 밤 12시 전에 마무리돼 체력적으로도 너무나 편했단다.

"솔직히 너무 반전이었어요. 저는 드라마 들어가니까 '이제 잠도 못 자겠다' 이 생각을 하고 촬영에 들어갔거든요. 근데 반전. 앵글이나 대본 보는 것도 명확하시고 촬영을 하실 때에도 마치 짜여져 나온 것처럼 쫙쫙쫙 찍으시고 됐다고 하시니까 너무 편했어요. 이렇게 빨리 찍는 드라마도 없을 거예요. 저는 체력적으로도 일찍 끝나니까 잠도 잘 자고 잘 먹고 잘 끝낼 수 있었어요."

최저 시청률은 6%대. 동시간대 경쟁작들 중 가장 먼저 웃었지만, 그만큼 가장 먼저 떨어지기도 했다. MBC '투깝스'와 KBS2 '저글러스 : 비서들'이 1위 경쟁을 벌이고 있을 때 멀리 떨어져 그들을 지켜봤던 것도 '의문의 일승'이었다. 그렇지만, 정혜성은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 자기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시청률보다 더 값진 것을 얻을 수 있었으니 기자가 봐도 다행이었다.

"제가 했던 작품 중에 이 드라마보다 훨씬 시청률이 안 나온 드라마도 많았어요. 당장 '맨홀'만 봐도 1%대였으니까요. 그거에 비하면 '의문의 일승'은 최저 시청률도 6%잖아요? 무려 6배나 높은 시청률을 받을 수 있었던 거죠. 그리고 저는 큰 역할을 맡은 게 이번이 처음이었고 그만큼 애착도 갔는데 정말 행복하게 촬영했고 배운 게 더 많으니까 좋아요. 모두가 다 이득을 보는 드라마였다고 생각해요."


사진=FNC

평소 긍정적인 성격이라는 정혜성은 자신에 대한 댓글을 전부 다 찾아보는 편이라고. 자신에 대한 안 좋은 얘기가 있더라도 수용하고 받아들이려고 하는 성격이라니, 오히려 댓글을 통해서도 연기를 배울 수 있다는 말을 남겼다. 게다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 보다는 악플까지 본인이 수용하는 성격. 남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빛났다.

"저는 드라마를 할 때 '드라마 톡'이 있잖아요.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의 의견을 다 봐요. 그리고 멘탈이 좀 센 편이라서 악플 이런 거 절대 신경 안 써요. 쌍욕도 신경 안 쓰이고요. 괜찮아요. 세상에 어떻게 다들 저를 좋아하겠어요. 욕하고 싫을 수도 있죠. 제 연기나 이런 거에 대한 지적들은 잘 찾아서 보는 편이에요. 그리고 참고하고요. 저한테 도움이 되는 얘기들을 잘 들어둬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지적해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부분은 참고해요. 제가 보는 시야가 다가 아니구나 생각하는 거죠. 오히려 감사해요."

댓글을 전부 본다는 정혜성이지만, 기억에 남은 댓글도 분명 있었을 것. '의문의 일승'을 할 때에는 자신에 대해 칭찬해준 한 댓글이 기억에 남아 행복했다는 그다.

"진영이에 맞춰서 외모적으로 '블링블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댓글이 좋았어요. 제가 옷도 잘 안 갈아입었고 머리도 늘 하나로 묶고 연기를 했거든요. 네일아트도 좋아하는데 이번엔 하나도 안 하고 촬영에 임했어요. 엉망진창으로 촬영에 임했었는데 그런 노력을 조금씩 알아봐 주시고 그런 게 너무 감사했죠. '사람들이랑 어울리려고 노력하는 게 보인다'고 해주셔서 감사했죠. 너무 다행이었어요. 저만 튀지 않아서. 잘 마쳤다는 생각이 너무 뿌듯해요."

'의문의 일승' 팀은 워낙 끈끈했던 팀. 그렇기에 종방연에서까지도 행복한 마무리가 가능했단다. 아직 끝나도 끝난 것 같지 않다는 이유는 이들의 끈끈함에 있을 것. 오는 2월 5일 '김과장' 팀의 단합대회를 앞두고 있다는 정혜성은 '의문의 일승' 팀의 단합 대회도 준비하고 싶다는 야무진 꿈을 드러냈다.

"선배님들 정말 너무 좋았거든요. 종방연 날에도 전국환 선생님도 새벽까지 남으셔서 저희랑 함께 노실 정도로 분위기가 진짜 좋았어요. 그래서 저희도 이번에 함께 놀러가려고 해요. 아무래도 곧 모일 거 같아요. 제가 한번 모으려고요! 펜션을 잡아서 다같이 놀러가고 싶어요. 가서 고기도 먹고 술도 마시면서 즐거웠던 기억 쌓는 거죠. 아무래도 행복할 거 같아요."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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